
사람들이 건강을 지키기 위해 등산을 하지만 복병은 바로 산을 내려올 때 있다. 우선 척추 측면에서 보면 산에 올라가는 것은 큰 지장이 없어 보인다. 실제로 허리가 아픈 분들이 산을 오르면 덜 아프다. 그래서 허리가 아픈 분들에게 계단 오르기를 추천한다.
등산은 오르기 보다 내려올 때가 문제다. 비탈진 경사를 내려오다 미끄러질 수도 있고, 아래를 보면서 주의를 기울이면 척추 근육이 지나치게 긴장돼 좋지 않다.
발목 건강에도 치명적이다. 산 내려올 때 발목이 밑으로 처지는데, 이는 염좌를 비롯한 발목 부상이 잘 생길 수 있는 자세다. 꼭 내려올 때가 아니라도 딱딱한 등산화를 신고 울퉁불퉁한 바닥을 많이 걸으면 족저근막염이 생기기 쉽다.
무릎 건강에도 좋지 않다. 무릎 관절은 정해진 범위 내에서만 움직이면 좋다. 하지만 등산을 하다 보면 무릎이 과도하게 움직이거나 꺾일 수 있어 부상 위험이 커진다. 특히 하산길은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이 4배 이상 증가해 무릎 관절에 많은 부담을 준다.
등산은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운동이자 취미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다른 운동과는 달리 포기가 어려운 분들이 많다. 등산을 포기할 수 없다는 분들에게 무조건 등산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만큼 가혹한 것은 없다. 이때는 안전하게 관절을 보호하면서 등산하는 방법을 권한다.
무릎이 아픈 분들은 등산 시에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거나 테이핑을 해주면 무릎에 압력이 덜 가해지고, 무릎이 비틀리는 것을 막아준다. 하산 시 지팡이를 이용하면 무릎과 허리로 가는 체중을 분산하고 균형 잡는 데 도움이 된다.
등산 가방은 물이나 수건 등 꼭 필요한 것만 넣어 무겁지 않게 조절해야 한다. 가방이 무거우면 체중에 등산 가방의 무게까지 더해져 척추와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진다. 특히 가방이 무거우면 허리를 앞으로 숙이게 되는데, 이로 인해 척추 배열이 흐트러지고, 쉽게 다칠 수 있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맞는 산을 골라 등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혹 등산을 좋아하는 분 중 완만한 산은 재미없다며, 좀 더 높고 험한 산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좋지 않은 관절에 험한 산을 고집하면 관절은 점점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등산은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정상에 올라가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다시 내려와야 한다. 다른 스포츠는 힘들면 멈추고 쉴 수 있지만, 등산은 아무리 힘들어도 내려와야 끝이 난다.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훨씬 큰 만큼, 내려오는 것까지 고려해 본인에게 맞는 산을 고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관절이 아프다면 완만한 산이나 둘레길을 추천한다. 과욕은 절대 금물이다. 그래야 좋아하는 등산을 좀 더 오래도록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최효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ch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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