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3 치킨업계, 조리봇 도입 확대 '푸드테크' 경쟁…선점 기대치↑

bhc·교촌 조리봇 도입 각각 24개, 19개 매장 운영중 '각축'
BBQ, 초기비용·품질 등 오랜 검토 과정에 '신중'
'조리봇' 인건비 상승·3D 업종 부담, 대안될까

최효경 기자

2025-04-15 17:08:35

이미지.=최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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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뉴스 최효경 기자] 국내 치킨 업계가 '푸드테크'를 앞세워, 주방 자동화 경쟁에 서막이 올랐다. 특히 외식사업 대표적인 '3D 업종'으로 꼽히는 치킨 프랜차이즈 경우, 치솟는 인건비 등이 가맹점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조리 로봇(조리봇)'이 대안으로 떠오른 모양새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빅3'으로 불리는 교촌치킨과 bhc는 로봇 도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반면 BBQ는 조리 로봇 분야에서 경쟁사보다 다소 느린 행보를 보이는 상황이다.

◆ bhc, 현재 전국 24개 매장 '튀봇 운영중'

15일 업계에 따르면 bhc는 국내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 3사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조리 로봇 확대를 실현하고 있다.

bhc는 지난해 3월, LG전자(066570)와 '튀봇' 유통을 위한 공동사업 추진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튀봇은 LG전자 사내벤처가 개발한 튀김 요리용 제조 로봇이다. bhc치킨은 자사만의 고유한 레시피 구현을 위해 튀봇 초기 연구개발에 직접 참여하는 등 튀김 조리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했다.

bhc는 지난해 하반기 'bhc치킨 증미역점'에 첫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 24개 매장에서 튀봇을 운영중에 있다.

튀봇의 최대 장점은 일정한 맛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전에 입력된 레시피를 기반으로 기름의 온도, 튀김 시간을 정확히 맞추고 튀김 과정에서 3회 이상의 흔들기, 잔여 기름 제거 등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화시킬 수 있다. 또한 일체형 후드와 안전펜스를 갖춰, 직접 조리 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위험도 낮췄다.

이에 더해 도입 가맹점을 대상으로 튀봇 만족도 조사를 통해 가맹점주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있다. 최근 만족도 조사에서는 "단순 반복 작업 감소로 작업 속도가 빨라지고 피크타임 주문 대응이 수월해졌다"라는 응답이 많이 나타났다.

bhc는 앞으로도 더 많은 매장에 튀봇 도입을 확대하기 위해 상반기 내로 경기도 하남에 위치한 'bhc 아카데미'에 튀봇을 설치하고 관련 조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bhc 관계자는 "튀봇은 단순한 조리 자동화를 넘어 매장 운영의 효율을 높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이를 통해 bhc는 가맹점주들의 업무 부담을 완화하고 안정적인 조리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며 "bhc는 앞으로도 튀봇 도입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운영 효율과 맛의 일관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 말했다.

◆ 교촌 지난 2022년 시범운영 시작, 현재 전국 19개 매장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339770)는 지난 2021년 로봇 제조 업체 뉴로메카(348340)와 협동 로봇 기술 개발을 위한 기본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교촌에프엔비는 뉴로메카와 함께 치킨 튀김 자동화 시스템 개발에 나섰고 2022년 11월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 19개 매장에 조리 로봇을 도입했다.

이 로봇은 튀김기에 반죽한 닭을 투입하면 1차 튀김부터 튀김 부스러기를 제거하는 조각 성형 작업, 2차 튀김 등의 작업을 수행한다. 설치 시 내부 동선 등을 고려해 매장별 맞춤형 제작이 가능한 데다 원격 접속 기능도 갖추고 있다.

한편, 교촌에프엔비는 로봇사업팀과 푸드테크팀을 신설하고 점주들을 대상으로 한 '조리 로봇 도입'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조리 로봇 도입 확대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교촌에프엔비 관계자는 "조리 로봇 도입의 궁극적인 목표는 가맹점주들의 노동 부담을 줄여주면서도 동시에 균일한 맛과 품질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교촌치킨은 조리 로봇 사용 점주들의 피드백을 반영하고 지속적인 만족도를 위해 A/S 및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BBQ '보글봇' 도입 언제? "프로토타입 개발 중"

BBQ 역시 최근 조리 로봇 개발을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도입 시점이 비교적 늦은 만큼, 아직 실질적인 운영 사례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BBQ는 지난 2024년 11월 자동화 장비 개발 전문 업체 네온테크(306620)와 스마트 주방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네온테크는 자동화 튀김 설비 '보글봇'을 개발하며 푸드테크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기업으로, 기존에 롯데GRS와 협약을 맺고 롯데리아 매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보글봇은 간단한 터치 작업으로 튀김 조리가 가능한 올인원 자동화 솔루션으로 자동으로 오래된 기름을 배출하고 새 기름을 공급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BBQ는 네온테크와 협약 이후 실제 도입 소식은 아직인 상황. 현재 BBQ는 네온테크와 함께 가맹점 주방에서 튀김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는 '보글봇 프로토타입' 모델을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BQ 관계자는 "조리 로봇 도입에 있어 핵심 관건은 '기존의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는지'라고 생각한다"며 "로봇 도입에 있어 오랜 시간 검토 과정에 있었던 것은 BBQ만의 후라이드를 기계로 구현해낼 수 있을지, 그리고 가맹점주들한테 어떻게 하면 초기 투자 비용 부담을 전가하지 않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순히 인력을 대체하는 로봇을 도입한다는 접근이 아닌 BBQ만의 치킨을 구현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조리 로봇 도입을 통한 주방 자동화는 인건비 절감, 품질 일관성, 업무 효율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미래 외식 업계를 대비할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최효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ch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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