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금호타이어가 회사채 시장을 두드렸다. 기존 유상증자, 은행 차입 등 자금조달을 시도했던 금호타이어가 회사채 시장을 찾았다는 점에서 이번 수요 예측이 더욱 기대를 모은다. 또한 트럼프 발 관세정책 등 글로벌 정세 변화에 따른 추가 자금조달까지 관심이 뜨겁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가 회사채 발행을 통해 기존 고금리 차입금 상환과 재무건전성 개선 등 자금조달 방식에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며, 타이어 업황 호조에 수요예측 흥행 가능성 또한 높게 전망했다. 반면 수요예측 변수로 트럼프 행정부 관세 부과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꼽기도 했다. 글로벌 환경이 향후 금호타이어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대주주 더블스타의 지원을 변수로 지적하기도 했다.
14일 IB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의 경우 오는 15일 10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구성은 만기 2년물 300억원, 3년물 700억원이다. 수요예측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 한도 내에서 발행금액을 늘릴 계획이다.
희망금리밴드는 만기별 개별민평금리 –30~+30bp(1bp=0.01%p)를 가산해 제시했다. 조달된 금액은 전액 채무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며, 주관업무로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이 참여했다.
◆ '눈부신' 유럽지역 매출…수익성도 UP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4조5381억원, 영업이익 590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2.3%, 43.7%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와 완성차 시장 수요 둔화 속에서 금호타이어는 미국과 유럽지역 등 주요 시장에서 글로벌 신차용(OE) 및 교체용(RE) 타이어 시장 모두 판매 확대를 기록했다.
이러한 중심에는 고수익 제품 중심 밸류 개선, 판매 가격 관리를 통한 안정적 수익 구조 창출, 유통채널 다변화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유럽지역 판매 비중 증가는 중요한 대목이라 평가된다. 지난 2022년까지 유럽 시장은 국내 시장대비 매출 비중이 작았다.
이후 지난 2023년부터 유럽지역 판매 비중이 24%를 넘어서며 지난해 말 26.6%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금호타이어 유럽 매출액은 1조2039억원으로 같은 기간 북미지역 매출액 1조3881억원에 육박한다.
매출액 증가 배경에는 유럽 프리미엄 완성차에 신차용 타이어(OE) 공급을 통한 안정적인 수요 확보가 크다. 여기에 폭스바겐 전기 SUV ID.4, 타오스 등 주요 전기차 차종에 타이어를 공급하며 전기차 시장 성장과 함께 매출 증가를 이뤘다는 해석이다.
이외에도 유통채널 다변화와 베트남 공장 증설 등 원가 경쟁력을 강화해 매출액 상승을 견인했다.
금호타이어는 여세를 몰아 오는 2027년 유럽 현지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하며,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준비중이다.
하지만 수요예측에서 마냥 긍정적인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발(發) 관세 폭탄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은 불확실성이 큰 문제다. 미국은 완성차와 엔진, 변속기, 타이어 등 주요 자동차 부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했다. 금호타이어는 미국 내 조지아 공장이 있지만, 현지 생산량만으로 수요 충족이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 발 관세 폭탄, 공장 건설은 '숙제'
유럽지역에 공장을 건설한다면 이에 따른 대규모 자금조달도 필요하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최대주주인 '싱웨이코리아'의 지원을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싱웨이코리아는 지난 2017년 중국 더블스타그룹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설립한 SPC(특수목적회사)다. 더블스타는 2018년 금호타이어 인수 당시 약 6463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투입했으며, 2021년 9월 베트남 법인의 생산 능력 확장을 위해 1067억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후 추가적인 지원 사례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과거 사례를 토대로 금호타이어에 대한 더블스타 지원은 사실상 기대치가 매우 낮다. 따라서 금호타이어가 이번 회사채 시장을 통해 향후 추가적인 회사채 발행을 나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유럽지역에서 브랜드 인지도와 제품 경쟁력 증가가 주효했다"며 "유럽 공장 건설은 포르투갈, 세르비아, 폴란드 세 개 지역을 검토하고 있으며, 보조금도 다르다 보니 전반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업이익이 나고 있고 유럽 공장 착공을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기에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할 것이다. 이 또한 검토 중"이라며 "모기업 지원도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동차와 주요 부품에 대한 관세는 미국 내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량을 늘림과 동시에 베트남과 국내 공장 생산 이원화도 검토 중"이라 강조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실적 개선,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를 통해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신평사들로부터 A(안정적) 신용등급을 부여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임이랑 빅데이터뉴스 기자 lim625@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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