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홈플러스 사태' 신뢰도↓, 고려아연까지 도미노될까?

홈플러스 사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서 변수될까
'기간산업 운영, 사모펀드에 맡기는 게 맞나' 지적

임이랑 기자

2025-03-12 18:58:4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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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뉴스 임이랑 기자]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 개시가 장기화에 빠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홈플러스 사태와 MBK파트너스(MBK) 과거 행보가 맞물리며, 고려아연이 영풍·MBK 연합에 넘어갈 경우 국가 경제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증폭된 모양새다. 특히 희소금속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이를 유일하게 생산하는 고려아연 경영권이 사모펀드 MBK에 넘어가면, 국가 안보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4일 홈플러스는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기업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다. 이는 MBK가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지 약 10년 만이다. 문제는 MBK의 단기적 수익 추구 전략이 홈플러스의 장기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훼손했다는 것에 있다.

MBK는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 자금을 투입해 인수했다. 사모펀드나 부동산 투자 펀드에서 많이 활용되는 블라인드펀드 방식으로 2조2000억원을, 나머지 5조원은 홈플러스 명의로 대출을 받았다. 이러한 방식은 피인수 기업에 상환 부담을 떠넘기는 방식이다.

마찬가지로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를 인수하던 지난 2013년에도 1조원에 육박하는 인수대금 절반에 달하는 48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나머지는 네파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티비홀딩스를 네파와 합병시켜 2~300억원대 이자 부담을 안게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MBK는 지난 2009년 국내 강구조물 시공능력 평가 6년 연속 1위를 기록한 영화엔지니어링을 1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그러나 2015년부터 매출이 838억원으로 급감했으며, 348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그 후 1년이 지난 2016년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MBK는 2017년 영화엔지니어링을 496억원에 매각했다.

영화엔지니어링의 경우 MBK가 기술기업에 대한 투자와 경영의 한계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홈플러스 사태, MBK에 등 돌리는 여론

홈플러스, 네파의 경우 MBK는 핵심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단기적 수익을 추구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동시에 영화엔지니어링은 MBK의 기술기업에 대한 투자 한계를 명확히 보여줬다고 평가된다.

MBK는 다시 국가 기간산업이자 핵심 전략 광물을 생산하는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는 것에 주주와 여론이 등을 돌리는 이유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 합의부는 MBK·영풍 측이 제기한 고려아연 임시주총 효력정지 가처분에 대해 일부를 인용했다. 이에 집중투표제를 제외한 다른 안건들에 대해서는 효력이 정지됐다.

따라서 MBK·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의 25.4% 의결권이 부활했으며, 이달 말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다시 한번 표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MBK·영풍 측이 고려아연 경영권을 장악하는데 한 발 더 앞섰다는 해석을 내놨다.

반면 이번 홈플러스 사태는 MBK에 대한 의구심을 더욱 증폭시켜 경종을 울리고 있다는 의견도 분분하다. MBK는 한국 경제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기여하겠다고 언급해왔지만, 홈플러스 사태 또한 이를 뒷받침하는 못한 상황이다.

또한 고려아연의 기존 경영진 무능을 비판하며 경영권 분쟁을 시도한 MBK 과거 사례들을 따져봤을 때, 국민연금 등 기타 주주들에게 호응을 얻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에도 무게가 실린다.

여기에 미국 연방하원 미·중 전략경쟁특별위원회 소속 잭 넌 의원은 지난달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서한을 상무부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 있어 고려아연의 위상과 위치를 보여주는 일례가 된다.

고려아연은 중국이 미국 수출을 통제한 △텔루륨 △비스무트 △안티모니와 같은 희귀광물을 모두 생산하는 유일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한편,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전날 MBK에 직원을 파견해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세무조사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진행한다는 점에서 비정기 세무조사일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조사4국은 비정기 세무조사 및 특별세무조사를 전담하고 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전반적인 여론과 환경이 MBK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50년간 쌓아온 노하우, 업계 생태계를 이해하는 부분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사모펀드인 MBK 입장에서 이러한 부분은 고려 대상은 아닐 것이다. 돈이 될만한 신사업 부분은 부분·분할 매각하는 것이 사모펀드"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공급망 자체가 불안한 상황에서 고려아연은 사실상 국가 기간 산업"이라며 "네파나 홈플러스 사례를 보면 고려아연에도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임이랑 빅데이터뉴스 기자 lim625@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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