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금융그룹이 지난해 말 기업금융 부문에서 두드러진 성장을 거뒀다. 우리금융이 외쳤던 '기업금융 명가' 재건이 허언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한 모양새다. 금융권에서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리더십과 이에 따른 정진완 우리은행장 역할이 시너지를 냈다며,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위한 혁신적 금융 서비스가 원동력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3.1% 늘어난 3조86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3조1471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우리금융의 이러한 실적 성장 배경에는 기업대출 증가가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앞서 임 회장은 신년사에서 "차별화된 선택과 집중의 성장전략을 추진하겠다"며 "우량자산을 중심으로 기업금융 시장 지배력을 확대, (기업금융) 명가의 위상을 되찾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우리금융의 대출 현황은 총 333조원으로 이 중 기업대출이 186조원, 가계대출이 144조원을 기록했다. 기업대출은 전년동기대비 9% 증가한 수치다. 특히 우량 기업대출 중심의 자산 리밸런싱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기업대출을 좀 더 세분화했을 때 대기업 비중이 97%, 중소기업은 83%라는 점에서 우량대출 비중을 크게 늘렸다.
은행 입장에서 기업대출 증가는 △대출 포트폴리오 다각화 △수익성 유지 △정부 정책 연계 등 다양한 장점이 존재한다. 우선 가계대출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기업대출 증가는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안정적인 성장 유지에 효과적이다.
또한 원화 대출규모 확대를 이끌어 은행 수익성을 증대시키고, 정부가 육성하려는 산업군에 대한 대출 전략을 수립해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대출 증가는 산업 성장을 촉진하기에 '은행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평가도 따라온다.
◆ 임 회장 '리더십'에 정 행장 '역할'까지 배가
임 회장은 우리금융 핵심사업으로 기업금융을 꾸준히 강조했다. 우량자산을 중심으로 한 대출 확대와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통해 기업금융 부문에서 우리금융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앞장섰다.
예컨대 우리은행의 지난해 상반기 말 기업대출 잔액은 183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8% 증가했다. 이를 토대로 당시 우리은행 이자수익도 같은 기간 9.1% 늘어난 10조8880억원을 기록했다.
임 회장은 기업금융의 성장을 위해 '선택과 집중'에 초점을 맞췄고 불확실한 경제 환경 속에서도 뚝심을 앞세워 우리금융 핵심사업 경쟁력을 강화한 부분이 기업금융의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임 회장 리더십에 보조를 맞춘 정진완 은행장은 기업금융 부문에 강점을 가진 '영업통'이다. 정 은행장은 △종로3가 지점장 △기관영업전략부장 △중소기업전략부장 △삼성동금융센터장 △테헤란로금융센터본부장 △본점영업본부 본부장을 지냈으며, 지난해 1월 중소기업 부행장을 역임했다.
이러한 경험을 앞세워 정 은행장은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에 대한 금융 지원을 강화했다. 또한 신성장·우량기업에 대한 대출을 확대해, 출혈경쟁을 방지하기 위한 핵심성과지표(KPI)를 개편했다. 이외에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전략기술 산업 분야와 1·2차 협력사까지 포함한 안정적인 금융 지원을 추진하며 임 회장 리더십에 보조를 맞춘 것은 물론 시너지를 배가 시켰다는 분석이다.
◆ 기업금융 증대 '핵심 키(Key)'…혁신 금융 서비스
우리금융은 기업대출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혁신 금융 서비스를 선보였다. 해당 프로그램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BIZ(비즈)프라임센터 △원비즈플라자 △원비즈데이터론 등이다.
우선 비즈프라임센터는 주요 산업단지 내 중견·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원스톱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소기업 특화채널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서울디지털국가산업단지와 판교 등 주요 지역에 비즈프라임센터를 추가 개설하며, 해당 지역 기업들에게 자금조달, 경영컨설팅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했다. 올해에는 화성과 평택, 도곡 비즈프라임센터를 개설해 중소기업 고객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원비즈플라자는 지난 2022년 9월 출시된 디지털 공급망 금융 플랫폼이다. 원비즈플라자에서 기업고객은 △예산관리 △공급사 탐색 △역경매 △세금계산서 역발행 등의 서비스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원비즈플라자 멤버십 적금을 출시해 회원사에게는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금융서비스를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원비즈데이터론은 우리은행이 기업대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게 한 상품이다. 납품 전 생산 단계에서 자금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만들어진 대출 상품이다. 중소기업 대다수가 신용평가가 어렵기에 대출를 받기 어렵다는 점을 착안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원비즈데이터론을 통해 중소기업에 대출 기회를 제공하며 금융사각 지대를 해소했고 새로운 고객 확보와 동시에 기업대출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금리 인하 등 외부 경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불확실성이 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 회장과 정 은행장의 리더십 아래 기업금융 부문에서 괄목한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금융에 관한 다양한 혁신 전략을 토대로 우리금융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으로 기업금융 부문에 있어 더욱 강력한 입지를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이랑 빅데이터뉴스 기자 lim625@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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