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제빵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가 선보인 파란라벨 제품은 개당 4900원에서 5900원으로 기존 자사 빵 대비 1000원가량 가격이 비싸다. 또한 SPC는 파리바게뜨 파란라벨 출시에 앞서 지난달 던킨, 삼립, 배스킨라빈스 등 계열 브랜드 제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파리바게뜨는 약 120종 제품 가격을 평균 6% 올린 상황이다.
◆ 프리미엄 건강 빵, 가격·영양성분 비교해 보니 '이름값?'

파리바게뜨가 기존에 판매하던 곡물빵 제품 3종과 파란라벨 브랜드 유사 제품 3종을 비교 분석한 결과 두 제품군 간 실질적인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 대상 제품은 △꼬소한 시골곡물빵 △멀티그레인 호밀브레드 △쫄깃담백 토종효모빵(이상 기존 곡물빵) △멀티그레인 호밀빵 △통곡물 깜빠뉴 △쫄깃담백 루스틱(파란라벨)이다.
기존 제품 3종 가격은 최소 4000원에서 최고 4100원이다. 이들 모두 지난해까지 3000원대 판매했지만, 지난달 가격 인상으로 4000원대 진입했다.
파란라벨 제품 3종은 최소 4900원에서 최고 5900원으로 나타났다. 100g당 가격을 따져보면 기존 제품은 평균 2100원, 파란라벨 라인은 2500원으로 약 16% 높다. 빵 가격을 여러 차례 가격 올렸음에도 파란라벨을 붙이며, 다시 이름값을 하는 모양새다.
파란라벨이 프리미엄 건강 빵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영양성분이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분석 결과 기존 제품 대비 별반 차이 없는 당 함유량과 단백질량을 포함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파란라벨 론칭 당시 단백질 함유량에 대해 강조했다. 최근 건강과 미식을 함께 추구하는 '헬시 플레저(즐겁게 건강을 추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단백질 섭취에 관심이 높아지자 이를 공략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관련해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고대 밀 품종 '스펠트밀'을 사용했다"며 "나트륨 함량은 빵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아 별도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설명과 달리 기존 제품 3종의 100g당 단백질 함유량을 살펴보면 각각 △10g △8g △9g으로 평균 9g을 포함하고 있다. 파란라벨 신제품 3종은 각각 △11g △10g △8g으로 단백질 함유량 평균치는 9.6g으로, 불과 0.6g 차이다.
당 함량 역시 차별점이 없다. 기존 판매 제품 3종은 100g당 각각 △6g △2g △3g으로 평균 3.6g을 기록했다. 파란라벨 3종은 △3g △7g △1g으로 평균치는 동일하다.
◆ '곡물빵' 소비자 접근성 강화 위해…프리미엄 가격까지?
SPC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식품영양학적인 관점에서 보았을때 단백질·당·나트륨 등 주요 영양성분을 기준으로 '건강하다' 혹은 '건강하지 않다'라고 평가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라며 "파란라벨은 기존 제품에 사용하지 않던 원료를 사용해 식감을 개선하고 '곡물빵'이라는 카테고리를 더 많은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에 집중한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날로 높아지는 물가에 소비자들의 볼멘 목소리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파리바게뜨가 고급 제품군이라는 파란라벨을 앞세워, 나날이 높아지는 가격에 명분만 챙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SPC그룹은 파란라벨이 북유럽풍 건강 빵이라는 점을 고려해 절대 비싼 가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소비자들이 건강 빵의 기준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개별 제품이 아닌 차별화된 브랜드로 선보였으며, 이를 합리적인 가격에 내놨다는 것이다.
실제 파리바게뜨는 '건강 빵의 새로운 기준'을 구호로 지난 4년간 핀란드 헬싱키대학교와 차세대 발효 기술을 연구해 파란라벨 제품에 반영했다. 파란라벨 신제품은 헬싱키대와 개발한 사워도우(천연발효종 빵)와 멀티그레인(통곡물) 사워도우로 만든다.
하지만 일각에선 실질적인 변화가 미미한 상황에서 파리바게뜨의 이러한 '건강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과도한 '고급화 전략'으로 치부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한 업계 전문가는 "파란라벨을 프리미엄 건강빵 컨셉으로 시장에 내놓은 만큼, 기존과 달리 차별화되는 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높아지는 물가 속에서 이러한 고급화 전략이 소비자들에게 때깔 좋은 허울로 비춰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건강 빵이라는 단어는 단백질, 당, 나트륨 등 다양한 영양성분 중 어떤 기준에 초점을 맞추냐에 따라 다르게 정의될 수 있다"며 "대기업이 소비자를 상대로 '건강 마케팅'을 전개하는 것은 다양한 검토를 거쳐 신중한 결정이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최효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ch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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