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소노, 티웨이항공 품에 안고 '첩첩산중' 미궁 속으로

티웨이항공 재무구조 개선 위한 '유상증자' 강조
금융당국, 주주 권익 훼손 유증에 집중심사
유상증자 놓고 대명소노, 금융당국 기준 충돌하나

임이랑 기자

2025-03-06 17:00:37

소노타워 전경. ⓒ대명소노그룹
소노타워 전경. ⓒ대명소노그룹
[빅데이터뉴스 임이랑 기자]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091810)의 경영권을 사실상 확보했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대명소노는 티웨이항공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이를 실행하기 위한 금융 환경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최근 금융당국은 주주 권익을 훼손하는 유상증자(유증)에 대해 집중심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티웨이항공 소액주주(이하 소액주주)들은 5% 지분을 확보해 임시주총 소집 등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관련업계에서는 항공사를 품에 안은 대명소노가 유증을 놓고 소액주주 및 금융당국과 갈등을 빚는다면, 국토교통부 대주주 적격성 심사 또한 쉽게 넘을 수 없으리라 전망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명소노의 계열사 소노인터내셔널은 티웨이항공 대주주였던 ㈜예림당(예림당) 등에 잔금을 지급하고 티웨이홀딩스 지분율 46.26%를 인수한다. 이를 통해 대명소노는 티웨이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티웨이항공 지분 28.2%와 기존 보유분 26.77%를 더해 54.79% 지분을 가지게 됐다.

소액주주, 방식보다 유상증자만으로 '부정적'

대명소노는 티웨이항공 인수를 위해 지난 1월 경영권 분쟁을 시작하며, 당시 최대주주 예림당에 '주주배정 유증'을 요구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티웨이항공이 항공사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음에도 불구 △항공기 노후 △경영진 무능 △재무건전성 등을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대명소노가 주주배정 유증을 요구한 배경에 대해 예림당이 제3자 배정 유증을 통해 우호적인 투자자 유입을 막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예림당이 지분을 팔고 나가면서 경영권 분쟁은 종료됐다. 그럼에도 불구, 대명소노는 유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현재 구체적인 유증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일반공모 유증 방안도 검토 중이라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주주배정과 일반공모 중 어떤 방식이 됐던 유증이 진행된다면, 기존 티웨이항공 소액주주들의 지분 희석은 피하기 어렵다.

주주배정 유증의 경우 기존 주식 수가 증가해 '희석 효과'가 발생하고 이로 인한 주당 가치가 낮아질 수 있다. 일반공모 유증은 기존 주주 외 투자자들도 참여할 수 있어 자금 조달 기능에 있어서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일반공모는 최근 '생계형 유증'으로 인식돼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결론적으로 두 유증 모두 소액주주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클 수 있다.

ⓒ 티웨이항공
ⓒ 티웨이항공


대명소노 유상증자 강조, 금융당국 기준 충돌할까

지난 2023년 12월말 기준 티웨이항공의 소액주주 비율은 46.50%다. 문제는 티웨이항공 소액주주들이 대명소노의 티웨이항공 경영권 확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티웨이항공 소액주주들은 주주행동 플랫폼 '엑트(ACT)'를 통해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하기 위한 행동에 나섰다. 5% 지분을 확보하면 임시 주총 소집이 가능하다. 현재 티웨이항공 소액주주들의 결집률은 3.94%다.

소액주주 대표는 "지금의 주주패싱, 대명의 주주배정 유증 언플 등 각종 어려움도 함께한 티웨이 무대응에 화가 난다"며 "주주패싱 해소와 함께 주주배정 유증 반대를 관철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7일 기업공개(IPO)·유증 주관업무와 관련해 심사 절차와 기준을 강화했다. 이 중 7가지 사유에 따라 '중점심사 유증'을 선정했다. 7가지 사유에는 △주식가치 희석화 우려 △일반주주 권익훼손 우려 △재무위험 과다 △주관사의 주의의무 소홀 △증자 규모와 비율의 적정성 △자금 사용 목적의 타법인 출자 여부 △경영권 분쟁 소송 여부 등이다.

대명소노가 계획하는 유증 규모가 클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주가치 희석화 우려와 일반주주 권익훼손 우려 부분은 충분히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대명소노가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합병을 검토하고 있어 유증 자금의 일부가 타법인 출자에 사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명소노는 에어프레미아 인수를 통해 새로운 항공사 출범을 계획하고 있다. 티웨이항공 인수에 소노인터내셔널이 나섰지만, 에어프레미아 인수에는 티웨이항공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같은 항공사인 티웨이항공이 에어프레미아를 인수하고 대주주가 된다면 합병 작업이 훨씬 수월하다는 이유에서다.

대명소노가 에어프레미아의 추가 지분 확보, 합병 과정에서 비용 등을 고려할 때 티웨이항공에 대한 유증을 강행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결국 유증을 통한 자금 사용 목적에 타법인 출자 여부 부분도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에 대한 유증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금융당국이 유증에 대한 심사 절차를 강화하면서 주주 권익 보호와 자금 조달 필요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유증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설 경우 국토교통부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첨언했다.

대명소노 관계자는 "유증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던 부분은 경영개선요구서를 발송할 때였다"며 "아직 지분 양수 절차가 남았지만 1대 주주로 올라선 상황에서 유증에 대한 건 다시 고려해야 할 문제다. 현재 유증 진행여부에 대해서는 논의된 게 없다"고 답했다.

임이랑 빅데이터뉴스 기자 lim625@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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