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추 4번과 5번을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져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파 힘들어하는 환자의 질문 내용이다.
척추관 협착증은 신경다발이 지나는 척추관이 좁아지며 신경을 눌러, 통증과 보행장애를 일으키는 질병이다. 엑스레이로는 신경이 좁아졌는지 확인하기 어려워, MRI 검사를 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내원한 환자는 척추관이 좁아져 다리가 아프다며, 척추관을 넓히는 치료를 해야 완치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약물치료는 당장 고통을 줄여주는 임시방편 치료가 아니다.
척추관 협착증은 퇴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사실상 '완치'가 어렵다. 완치보다 통증이나 보행장애가 없는 상태를 유지 목표로 해야 한다. 따라서 약물치료는 임시방편이 아닌 가장 중요한 치료다.
약물치료만으로 척추관을 넓힐 수는 없지만 미세혈류개선제, 소염진통제, 신경병성통증개선제 등의 약을 먹는 것만으로도 대부분 증상이 개선된다. 다만 척추관 협착증이 퇴행성 변화로 인한 만성질환이다 보니 약물을 지속해서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약제에 대한 내성이나 독성으로 간이나 신장이 망가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들이 많지만, 요즘 약물은 이런 부작용을 많이 개선했기 때문에 특별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약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 주사 치료를 고려할 수도 있다. 이는 눌려 좁아진 척추관 주변에 바늘을 꽂고 스테로이드제를 투여하는 치료이며, 효과도 좋다. 스테로이드제는 다량을 자주 투여하면 위험하지만 6개월간 3차례 소량으로 맞는 것은 괜찮다.
약물치료나 주사치료가 효과가 없을 때는 신경성형술이나 풍선확장술을 할 수 있다. 꼬리뼈를 통해 조작이 가능한 긴 카테터를 좁아진 척추관 부위에 넣어 약물을 주입하고, 염증으로 눌어붙어 있는 신경과 주변 조직 유착을 풀어주는 시술이다. 꼬리뼈에 부분마취로 부담이 적고, 여러 마디 병변 부위를 치료할 수 있으며, 회복도 빨라 치료 후 바로 일상이 가능하다.
시술 후에도 지속적인 통증이나 저린감, 보행장애와 같은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최후의 보루로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방법이 다양하고 환자마다 상태가 다르기에 획일적으로 어떤 수술법이 좋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대표적으로 척추관 뒤쪽에서 자란 황색 인대를 제거해 척추관을 넓혀주는 '후방감압술'이 있다. 척추 불안정성이 있으면 척추유합술을 병행하기도 한다.
척추관 협착증은 만성질환이어서 꾸준한 관리는 필수다. 통증이나 보행장애가 생겼을 때 참지 말고 조기에 적절한 약물치료, 주사 치료를 하면 더 악화하는 것을 막고. 무리 없는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최효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ch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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