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3000억원 회사채' 조달…신용등급·사업환경에 투자자 '머뭇'

G마켓, 신세계건설까지 부담…신용등급 '부정적' 유지
오는 18일 수요예측 따라, 최대 5000억원 증액 발행
지난해 악재 불구, 1년만에 '적자 탈출' 성공

임이랑 기자

2025-02-17 18:18:55

이마트 본사 전경. ⓒ이마트
이마트 본사 전경. ⓒ이마트
[빅데이터뉴스 임이랑 기자] 지난해 적자탈출에 성공한 이마트가 3000억원 공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오는 18일 수요예측에 들어간다. 하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부채비율, 이베이코리아(이하 G마켓) 인수 후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시너지효과, 국내 경기 침체 전망에 따른 소비 위축 등 악재들이 변수로 지적되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에 따르면 오는 18일 이마트가 총 3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고 전했다. 만기는 △2년물(1000억) △3년물(500억) △5년물(1000억) △7년물(500억원)이다. 아울러 희망금리밴드는 만기별 개평민평금리 평균에 -30~+30bp(1bp=0.01%p)를 가산해 제시했으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5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할 계획이다.

주관업무는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담당하며 인수단으로는 △하나증권 △신영증권 △미래에셋증권 △IBK투자증권 등이 참여한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9조209억원, 영업이익 471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1.5% 감소했지만, 영업손익은 940억원 개선해 지난 2023년 사상 첫 영업 적자를 기록한 지 1년 만에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특히 본업인 대형마트 총매출(별도 기준)은 16조9637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일회성 비용(1398억원)을 제외할 경우 실질 영업이익도 2616억원으로 같은 기간 39% 늘었다.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도 지난해 고객 수가 같은 기간 4.8% 증가, 영업이익 924억원의 긍정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신용등급 하락 여파와 증가한 부채비율

지난해 초 국내 3대 신평사(한신평·나신평·한기평)는 이마트 신용등급을 기존 'AA0, 부정적'에서 'AA-, 안정적'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당시 이마트의 이익창출력, 현금흐름개선에 어려움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우량등급의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는 AA-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신용등급이 한 번 더 강등될 경우 비우량등급으로 내려앉게 된다. 신용등급 하향은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 위축과 동시에 회사채 발행 금리를 높이기 때문에 기업의 자금조달에 부담을 준다.

문제는 당시 상황과 현재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2020년 이마트의 부채비율은 112.8%로 △2021년 151.9% △2022년 146.2% △2023년 141.7% △지난해 3분기에는 156.2%를 기록했다.

총차입금 규모도 덩달아 증가했다. 2020년 6조1799억원이었던 이마트 총차입금은 2021년 10조1479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3분기 12조1185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인수합병(M&A) 전략에 따른 것으로 당시 이마트는 △G마켓 △W컨셉코리아 △SKC컴퍼니(스타벅스코리아) △SK야구단 등을 인수한 바 있다.

이 중 G마켓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야심차게 추진했지만 실질적인 시너지 효과는 미미했다. 오히려 높은 비용 부담으로 인한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W컨셉도 마찬가지다. 인수 첫 해인 20221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1.5%, 454.4% 증가했지만, 엔데믹 이후 수익성이 후퇴하며, SSG닷컴의 연결수익에 부담을 주고 있다.

지난 2월 이마트 자회사가 된 신세계건설도 이마트에 재무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 예컨대 지난 2023년 신세계건설 적자로 인해 이마트는 창립 이후 첫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밖에 한국개발연구원(KDI)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6%로 하향 조정한 부분도 변수다. KDI는 민간소비, 설비투자, 경상수지 등 주요 경제 지표들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는 점에서 소비재를 주로 취급하는 이마트 전망도 밝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건설은 상장폐지를 통해 이마트의 재무적 건전성을 높일 것으로 보이지만, G마켓과 알리바바의 합작법인은 당장 시너지 효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채 시장 수급 상황을 봤을 때에는 3000억원 정도의 물량은 소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보수적인 관점에서 볼 필요는 있다"고 평가했다.

임이랑 빅데이터뉴스 기자 lim625@thebigdata.co.kr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