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소노, 티웨이항공 인수 '부채 날개' 달까

티웨이항공 경영권 인수 시너지 보다 '승자의 저주' 지적

임이랑 기자

2025-02-19 17:48:18

대명소노그룹 본사 전경. ⓒ대명소노그룹 제공
대명소노그룹 본사 전경. ⓒ대명소노그룹 제공
[빅데이터뉴스 임이랑 기자]

대명소노그룹(이하 대명소노)이 티웨이항공에 대한 가처분 소송을 모두 취하하면서, 인수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호텔&리조트 사업이 주력인 대명소노와 티웨이항공 사업 구조가 레버지리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시너지보다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17일 티웨이항공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명부 열람·등사, 정기주주총회 의안상정 가처분 신청을 모두 취하했다. 앞서 관련업계에서는 대명소노가 다음 달 진행되는 티웨이항공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확보를 위한 이사회 구성 등으로 치열한 표 대결을 치를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대명소노는 △경영진 전면 고체 △티웨이항공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유상증자 등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대명소노가 가처분 심리를 하루 앞둔 지난 17일 모든 소를 취하하면서 상황은 급반전했다. 업계에서는 예림당이 티웨이항공 매각 의사를 분명히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놨다. 또한 인수자금의 경우 우리투자증권 교환사채(EB) 3000억원, DB금융투자로부터 전자단기사채 2000억원을 투자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동일한 '레버리지' 사업 구조에 '우려+우려'

대명소노가 티웨이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국내 항공업계 재편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두 회사 모두 레버리지를 활용한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어 향후 '경기 변동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먼저 대명소노의 핵심 계열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2023년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585.4%에 달한다. 이는 호텔&리조트 분양 사업 특성상 분양 선수금이 부채로 계상되기 때문이다.

티웨이항공도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부채비율 738.95%로 LCC업계 높은 축에 속한다. 동종 업계 1위 제주항공의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391%, 진에어의 경우 343%에 해당된다.

항공업계 특성상 티웨이항공도 항공기 전량을 운용리스 방식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에 매월 약 15억원의 항공 리스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티웨이항공은 오는 2027년까지 '50대 규모의 기단 확보'를 통해 향후 대형기 20대, 중소형기 30대를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이는 향후 대명소노의 고정비 부담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호텔&리조트업과 항공업은 특성상 경기 변동에 매우 민감하다. 코로나19 시기 동안 대명소노 주요 계열사는 지속적인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0년 89억원 △2021년 51억원 △2022년 2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티웨이항공도 마찬가지다. 같은 시기 티웨이항공의 영업이익은 △2020년 1743억원 △2021년 1483억원 △2022년 1039억원 마이너스였다. 최근 LCC 업계는 지난해 일제히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고환율에 비용이 증가하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대명소노와 티웨이항공 모두 사업 구조가 큰 틀에서는 관광산업에 묶인다는 점에서 정치적인 요인도 변수다. 반일감정이 극에 달했던 2019년 당시 아시아나항공의 일본 노선 매출이 감소했고, 한한령에 의해 항공업과 호텔업이 직격탄을 맞았던 사례도 존재한다.

대명스테이션, 공정한 '부금예수금' 활용할까?

대명소노가 티웨이항공 잔여 지분 인수를 위해 필요한 자금은 2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에서는 "대명소노 자금 동원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티웨이항공을 인수하는데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며 "대명소노가 잔여 지분 인수를 위해 '선수금'을 활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소노인터내셔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832억원이다. 인수에 부족한 부분은 상장사인 대명소노시즌, 상조 계열사인 대명스테이션 등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명스테이션의 경우 대명소노에서 가장 큰 자금줄 역할을 하는 곳이다. 대명스테이션은 상조회사로 고객들이 매월 납입하는 부금예수금 중 50%를 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대명스테이션 2023년 회계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부금예수금은 1조2125억원으로 전년대비(1조618억원) 14.2% 증가한 상황이다. 이에 반해 대명스테이션의 지급여력비율은 지난 2019년 3월 74%, 2023년 6월 87%, 올해 1분기 기준 86%로 상조업계 평균 98%보다 12%p 낮은 수준이다.

대명스테이션의 부금예수금이 대명소노 내 계열사 자금조달에 사용된 사례는 많다. 지난 2019년에도 대명스테이션은 종합휴양지컨설팅업체 서앤파트너스에 138억원을 장기대여했으며, 같은해 제주동물테마크에도 46억원을 장기대여했다. 지난해 7월에는 소노인터내셔널에 500억원을 단기차입형태로 제공하기도 했다.

공정거래법에는 특수관계인이나 계열사에 대한 부당한 자금 지원을 금지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부금예수금 활용과 관련해 "거래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계열사 간 자금조달 부분에 있어 상대적으로 낮은 조건이라면 문제 소지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고객 돈으로 자산운용을 한다는 점에서 상조회사는 금융회사와 다름없는 상황이지만, 상조회사가 부금예수금을 마구잡이로 사용했다가 폐업해버린 사례는 부지기수다.

업계 관계자는 "상조회사와 보험사는 비슷하면서도 회계지표가 다르다"며 "상조회사의 부금예수금은 곧 선수금이다. 따라서 보험사와 다르게 고객이 낸 돈을 부채로 인식했다가 장례를 치르고 상품 이용이 종료됐을 때 매출로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객 돈을 통해 자산운용을 하는 것은 맞지만, 계열사 자금조달 등에 대해서는 다른 해석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명소노 관계자는 "현재는 분양으로 자금을 끌어들인 다음 리조트를 짓지 않는다"며 "부금예수금을 티웨이항공 경영권 확보에 추가적으로 활용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임이랑 빅데이터뉴스 기자 lim625@thebigdata.co.kr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