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노코리아가 지난해 9월 출시한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는 기다린 시간만큼 다방면으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된다. 성능·편안함·편의성을 각각 떼어놓고 보면 무난하게 좋다는 느낌이지만, 이들이 모이면서 완성도 높은 패밀리 SUV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지난 7일부터 사흘 간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 E-테크 하이브리드(그랑 콜레오스 HEV)를 타고 약 580㎞ 타봤다. 시승 차량은 그랑 콜레오스 HEV 최상위 트림(세부 모델) 바로 아래 등급인 '아이코닉' 트림에 모든 선택사양을 적용한 풀옵션 차량이다.
◆'호불호' 없는 첫 인상, 내장·공간 '합격점'
그랑 콜레오스 HEV의 첫인상은 잘 정돈되면서도 균형 잡힌, 묵직하면서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외관을 갖췄다. 전면부는 외장 색상을 그대로 사용한 비늘 형태 라디에이터 그릴과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가 일체감을 이뤘다. 신차답게 세련되면서도 안정감을 준다.
측면부는 중형 SUV의 가장 보편적인 공식을 충실하게 따랐다. 곡면을 사용해 볼륨감을 주면서 앞뒤 바퀴를 감싸는 휠하우스를 강조해 제법 웅장한 면모를 갖췄다. 아울러 도어에 삼각형 굴곡을 넣어 단조로움을 피했다.

후면부는 좌우로 길게 뻗은 일(一)자 모양 리어램프와 넓게 펴진 하단 장식으로 수평적 느낌이 강조됐다. 이는 실제 크기보다 차가 더 커보이는 동시에 무게중심도 낮아 보이는 효과를 주고 있다.
수평적 디자인은 실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낮게 깔린 대시보드 덕분에 탁 트인 시야를 느낄 수 있었다. 실내 역시 단정함이 특징인데 도어 손잡이 쪽에 빗살무늬 모양 앰비언트 라이트(분위기 조명)로 세련미를 가미했다. 국산차 가운데 처음 선보인 동승석 인포테인먼트 화면도 눈길을 끌었다.
시트 착석감은 제법 단단했다. 이 때문에 장거리 운전 때에도 몸을 탄탄히 받쳐줬다. 시트를 감싼 인조 나파가죽은 천연가죽 대비 손색이 없다. 신체가 닿는 곳은 대부분 가죽으로 마감해 고급스러움을 더했으며, 천장과 대시보드 상단 소재도 소비자를 배려한 세심함이 엿보인다.
그랑 콜레오스HEV의 또 한 가지 강점은 공간이다. 3~4인 가족이 주로 타는 만큼 2열이 매우 여유롭다. 키 180㎝ 남성 기준으로 운전석을 맞췄을 때, 2열에서 엉덩이를 앞으로 빼고 앉더라도 무릎과 앞좌석 사이에 주먹 하나가 들어가고 남는다.
적재 공간도 넓은 편이다. 대형 여행용 캐리어와 유모차를 함께 싣기에 부족하지 않을 정도다. 다만 투어 골프백의 경우 2열 좌석을 접어 세로로 수납해야 했다.

◆시원한 가속 성능…정숙성·승차감 돋보여
시동을 걸자 기분 좋은 엔진음이 운전자를 설레게 만든다. 가속 페달에 발을 얹자 초반 스타트도 부담이 없다. 같은 르노 집안에서 체급이 겹치는 QM6 대비 확실히 초반 가속이 시원했다. 2.0L 가솔린 또는 액화석유가스(LPG) 엔진을 탑재한 QM6는 가속력이 다소 아쉬웠다. 이와 달리 그랑 콜레오스 HEV는 100킬로와트(㎾·약 134마력) 출력의 전기 모터가 차체를 힘 있게 밀고 나갔다.
서울 시내 일반 도로와 올림픽대로, 고속도로 등 다양한 구간을 달리는 동안 치고 나가는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dl 전혀 없다. 시승 당시 한파로 결빙 구간이 많아 속력을 많이 내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도 주행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그랑 콜레오스 HEV는 1.5L 가솔린 터보 엔진과 모터를 합쳐 최고출력 245마력을 발휘한다.
그랑 콜레오스 HEV의 한 가지 특징이 있다면 전기 모터가 구동하는 비중이 엔진으로 달릴 때보다 높다는 점이다. 계기반에 표시된 에너지 흐름을 보니 대부분 상황에서 엔진은 바퀴를 직접 굴리기보단 배터리를 충전했다. 오르막을 달리거나 추월할 경우 엔진과 모터가 모두 동력을 만들어 내고 평소엔 주로 모터가 쓰였다.
이는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이를 통해 그랑 콜레오스 HEV의 공인 복합 연비는 19인치 휠 기준 15.7㎞/L다. 경쟁 차종(15.3~15.5㎞/ℓ)대비해도 우수한 수준이며, 동급 가솔린 차종(10~11㎞/L)보다 매우 높다.

실제 급가속 및 제동, 풀 악셀 등 테스트 시승을 마친 뒤에도 15.3㎞/L의 연비를 기록했다. 주행 모드를 컴포트로 놓고 고속도로 50%, 도심·일반국도 50% 비율로 달린 결과다. 제원보다 떨어지는 수치가 나왔지만, 추운 날씨 탓에 엔진이 계속 작동한 데다 공회전이 많았던 점을 생각하면 매우 만족스러운 수치다.
두 번째 인상적인 건 정숙성이었다. 엔진 소리는 물론 노면 소음까지 실내 소통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터널 속에서도 조용함이 유지돼, 대화나 음악을 듣기에 어려움이 없다. 이는 르노자동차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제 역할을 한 덕분으로 보인다.
승차감도 준수한 편이었다. 제설제 때문에 노면이 고르지 못한 구간이나 움푹 패인 곳, 급하게 땜질을 한 곳도 무리 없이 지날 수 있다. 과속방지턱을 뒤늦게 발견해 60㎞/h로 넘었지만, 걱정한 만큼 충격이 크지 않아 놀라기도 했다. 그랑 콜레오스 HEV는 유럽 브랜드 차량답게 단단한 면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부드러운 쪽에 좀 더 가깝다고 느껴진다.
◆동승자에 확실한 임무를 준 '제 3의 화면'
편의 장비는 중형 SUV에 걸맞은 수준이다. 차량 전후좌우 모든 방향을 보여주는 카메라와 자동 주차, 2열 열선 시트, 실내 공기청정 장치 등 경쟁 차종에서 볼 수 있는 기능은 거의 빠짐없이 들어가 있다. 내비게이션은 T맵이 탑재됐으며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반응은 요즘 나오는 차답게 빠릿빠릿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깔끔하면서 직관적으로 디자인됐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T맵 오토 기반 음성인식과 웨일 브라우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을 탑재해 사용성도 좋았다.
그랑 콜레오스에서 단연 돋보이는 부분은 12.3인치 동승석 인포테인먼트 화면이다. 디지털 계기반과 중앙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더해 '제3의 화면'을 갖춘 것이다.
동승석 화면을 통해 음악 선곡, 맛집 검색 같은 동승자의 임무를 확실하게 정해주는 모습이다. 한국에서 매너 있는 행위로 받아들여지진 않지만, 동승석에서 블루투스 헤드폰을 연결하면 차량 스피커와 별도로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사고가 났을 때를 대비한 소소한 아이디어도 눈에 띈다. 전면 유리에 부착된 '큐레스큐 코드'가 그것이다. 이 QR코드는 차량 정보를 담고 있어 사고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가 신속하게 탑승자를 구할 수 있다.
장점속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차로 유지 기능'이 다소 부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원의 바깥에서 안으로 들어와 바깥으로 나가는 '아웃 인 아웃'으로 곡선을 주행하면 차로 중앙을 벗어난 것으로 인식했다. 그 자체로 문제는 아니지만 차량이 너무 적극적으로 개입해 오히려 불편했다. 운전대 조작이 미숙한 초보 운전자가 과하게 차선을 의식한 나머지 버벅거리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전반적으로 그랑 콜레오스 HEV는 패밀리카로서 다방면 만족감을 주기에 충분한 상품성을 갖췄다고 평가된다. 차량 가격은 친환경차 세제혜택 적용, 개별소비세 인하 후 3760만9000~4351만9000원이다. 2.0ℓ 가솔린 터보 모델은 3442만~3404만원이다.
성상영 빅데이터뉴스 기자 ssy@thebigdata.co.kr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