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사업자였던 신한은행은 지난달 군인공제회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된 여세를 몰아, 나라사랑카드 사업 탈환에 나선 상황이다. 아울러 격오지 등에서 군 장병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우체국도 참전해, 경쟁 열기가 한층 뜨거워졌다.
업계에서는 신한은행이 군인공제회 주거래은행 선정 분위기를 몰아 기업은행을 제치고 다시 탈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방부는 오는 3월 3기 나라사랑카드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해당 사업에 선정된 은행은 내년 1월부터 최장 8년간 사업권을 갖게 된다. 아울러 지난 10월 입찰을 개시한 나라사랑카드 3기 입찰에 참여한 은행은 9개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iM·카카오·케이뱅크)과 우체국 등 총 10개 기관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은행들이 나라사랑카드 유치에 나선 배경에는 △대규모 신규 고객 유치 △청년 고객층 확보 △운용 자금 확보 △장기적 사업 기회 등을 꼽는다.
특히 은행들에 대규모 신규 고객 유치와 함께 운영 자금 확보는 매우 매력적일 수 있다. 입대하는 장병의 숫자는 해마다 줄고 있지만 여전히 약 22만~24만의 입대자가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군 급여액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상황. 오는 2025년까지 현역 병장 월급이 150만원까지 인상될 예정이기에 은행들은 그만큼 운용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 나라사랑카드 사업 수성 나선 국민·기업은행
기존 나라사랑카드 사업자인 국민·기업은행은 사업권을 수성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앞서 두 은행은 2016년부터 2기 사업자로 선정되며 나라사랑카드를 약 10년간 운영해왔다.
국민은행은 'KB장병내일준비적금'의 최고금리를 5.5%에서 6.2% 인상하며 군 장병들에게 더 높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중 장병내일적금은 병역이행자의 자산형성을 돕기 위해 대규모 정부 지원금이 지급되는 정책금융 상품으로써 나라사랑카드와 연계 가입을 통한 신규 고객 유치에서 큰 효과를 보고 보고 있다.
또한 국민은행은 국방부와 '장병소원성취 프로젝트'를 통해 15년째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대한민국 장병이 이루고 싶은 소원을 사연과 함께 응모하면 그 소원을 이뤄주고, 응원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이외에도 군 관사 내 작은도서관 설치, 전역 예정 장병을 위한 취업박람회, 나라사랑보금자리 사업 후원 등 군 관련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기업은행도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 선정을 위해 외주 컨설팅 용역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을 고도화하면서 나라사랑카드 3기 입찰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해당 사업 내용에는 △IBK 연계 서비스 발굴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 제안 △국방·병무행정 디지털 전환 현황 분석 등의 전략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군 장병들을 위한 혜택도 강화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7월부터 나라사랑카드에 군마트(PX), 편의점, 대중교통 할인을 기존 10%에서 최대 20%까지 상향했다. 월 최대 할인 한도도 기존 2000원에서 5만원으로 높이며 나라사랑카드 사업 유지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신한은행, 나라사랑카드 1기 사업 경험 앞세워
업계에서는 이번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에 있어 가장 강력한 후보 은행으로 신한은행이 꼽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05년 나라사랑카드 1기 사업권을 따내며 10년간 운영한 경험이 있다. 더욱이 지난달 17조원 규모의 자금을 굴릴 수 있는 군인공제회 자금관리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된 점도 나라사랑카드 사업권 탈환에 있어 고무적이다.
신한은행이 군인공제회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된 배경에는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 노하우와 함께 군 특화 금융 상품이 다양하다는 점을 꼽힌다.
신한은행은 '군 상생금융 패키지'를 통해 군 관련 금융서비스를 크게 확대했다. 예컨대 군 전용 대출 상품인 △군인행복대출 △쏠편한 군인대출 금리 인하 및 한도 상향 △군인생활안정자금대출 금리 인하 △신한 플랫폼 적금(병역명문가) 등이 있다.
또한 병무청과 협약을 통해 디지털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이(e)-병무지갑과 신한은행 ‘헤이영 캠퍼스’를 연계했으며, 사회복무요원의 장병내일준비적금 비대면 가입을 지원하고 있다.
병역명문가에 대한 우대 정책도 강화하고 있다. 병역명문가에 대해 신용대출 시 0.5%포인트(p)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처럼 신한은행은 종합적인 접근 방식으로 군 장병과 그 가족까지 금융 혜택을 제공하고 있고, 나라사랑카드 1기 사업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을 위협할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다.
◆NH농협·우체국, 광범위한 네트워크 앞세운 '다크호스'
NH농협은행과 우체국도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에 있어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특히 이들 기관은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격오지에서 근무하는 군 장병의 특성상 충분한 금융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이 중 농협은행은 경쟁 은행과 마찬가지로 군인 전용 금융상품 출시, 내부 업무 프로세스의 디지털화가 잘 구축돼 나라사랑카드 운영에 있어 효율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우체국도 농협은행 못지 않은 광범위한 네트워크, 군 사단에 존재하는 군사우체국 등을 앞세워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에서 다크호스로 꼽힐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다.
여기에 우체국은 정부 기관으로서 높은 신뢰도를 가질 수 있고 군 관련 금융 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어서도 적합하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군 장병들도 스마트폰을 이용한 금융거래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터넷전문은행들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사업권 유지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는 국민은행과 1기 사업자로 경험이 있고 군인공제회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된 신한은행이 경쟁 은행보다 한 발 더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임이랑 빅데이터뉴스 기자 lim625@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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