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가 너무 아파 걷는 것도, 앉아 있는 것도 힘들어요. 대체 왜 이렇게 아픈 걸까요?"
허리 통증으로 내원한 60대 환자는 왜 아픈지 원인이라도 알면 좋겠다며 하소연한다. 그는 허리가 아파 그동안 여러 병원을 다녔다. 어떤 병원에서는 심하지 않지만 디스크 소견이 있다고 해서 디스크 치료를 받았고, 다른 병원에서는 협착증이 의심된다며 협착증 치료를 했다. 하지만 통증은 줄어들지 않았다.
60대라면 약간의 디스크나 협착증 소견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디스크나 협착증 치료를 했는데도 좋아지지 않는다면 '척추압박골절'을 의심해봐야 한다. 척추압박골절은 디스크나 협착증에 비해 통증이 무척 심하다. 또한 누워서 자세를 약간만 바꾸려고 해도 아프고, 누웠다 일어날 때 특히 아파한다. 앉아있거나 걷는 것도 무척 힘들다.
척추압박골절이 의심되는 환자가 오면 아픈 부위를 살짝 건드려 본다. 많이 아파하면 엑스레이를 찍어서 뼈 모양을 보고 진단한다.
보통 골절이라고 하면 뼈가 부러지거나 어긋나는 형태를 연상하기 쉬운데, 척추압박골절은 다르다. 부러지거나 어긋나지는 않고 뼈 모양이 납작하게 변한다. 골고루 납작해지기보다 척추 앞쪽이 더 납작해져 쐐기 모양처럼 한쪽으로 기울어져 납작하게 보인다.
심하게 압박골절이 되면 엑스레이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살짝 압박골절이 되었을 때는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압박골절이 생기는 양상도 다 달라 정확한 진단을 하기가 어렵다.
엑스레이로 진단이 어려울 경우 추가로 MRI 검사를 해볼 수 있다. 압박골절일 경우 MRI 상 골절된 부분이 하얗게 나온다. 뼈가 부러지면 피가 나오는데, 그 피가 MRI에서는 하얗게 나오는 것이다.
엑스레이 및 MRI 검사 등으로 척추압박골절 진단을 내리면 대부분 "아무것도 안 하고, 다친 적도, 넘어진 적도 없는데 왜 뼈가 부러졌느냐"며 의아해하는 분들이 많다.
척추압박골절의 주원인은 '골다공증'이다. 뼈 밀도와 강도가 낮으면 가벼운 무게에도 척추가 눌려 압박골절이 생길 수 있다.
보통 뼈가 부러지면 나사로 뼈를 고정하는 수술을 한다. 하지만 골다공증이 심해 척추압박골절이 된 환자는 나사를 박기도 어렵고, 애써 박아도 금방 헐거워져 빠지기 쉽다. 보편적인 시술법은 '척추체 성형술'이다.
척추체 성형술은 인공뼈를 만드는 재료인 골 시멘트를 뼈 빈 곳에 채워 뼈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시술이다. 긴 바늘을 척추체 안에 위치시키고, 치약처럼 반고체 상태의 물질을 뼈의 안쪽 빈 공간에 채운다. 바늘이 들어갈 수 있는 정도의 2~3mm만 절개하며, 시술시간은 약 5~10분 정도다.
시술 후에는 바로 보행이 가능하지만, 약 4주 정도 보조기를 차고 생활하고, 무리한 활동이나 무거운 것을 드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다.
척추압박골절은 최초 진단이 중요하다. 압박골절은 한번 찌부러지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방치하면 계속 압력을 받으면서 뼈 모양이 바뀌고 척추 변형이 발생할 수 있다. 척추가 변형되면 디스크가 받는 하중이 달라지기 때문에 원래 디스크나 협착증이 있는 분들은 더 악화되기 쉽다. 또한 여러 척추 마디가 쐐기 모양으로 납작해지면 허리가 완전히 꼬부라지기도 한다.
이처럼 척추가 변형되기 전, 초기에 제대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압박골절 초반에 운동이나 걷기를 제한해 척추에 가해지는 압박을 줄여주면 척추가 변형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효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ch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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