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거물' 엔비디아 주가가 '조정 국면'에 진입한 이후 계속 뒷걸음치고 있고, '우량주 그룹' 다우지수는 1970년대 이후 처음 9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후 12시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57.68포인트(0.59%) 내린 43459.80을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8.19포인트(0.30%) 낮은 6,055.8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33.14포인트(0.16%) 밀린 20,140.75를 각각 나타냈다.
다우지수가 8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은 2018년 6월 이후 처음이었다.
9거래일 연속 하락세가 마감 때까지 이어지면 1970년대 이후 최장기간 하락 기록이 된다고 경제매체 CNBC는 전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 1.68% 하락한 13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7일 기록한 역대 최고 마감가(148.88달러) 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2% 이상 더 하락한 128달러선에 거래를 시작했다. 4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전날 시장을 주도했던 브로드컴 주가도 5%대 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설계기업 브로드컴은 지난 13일 상장 이래 처음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한 후 주가가 24.43% 급등한 데 이어 전날에도 11.21% 뛰었었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 7'(M7)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구글 모기업)·테슬라는 상승세, 엔비디아·아마존·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하락세로 장을 열었다.
애플·알파벳·테슬라는 개장 초반, 전날에 이어 또다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다만 테슬라 주가는 장중 하락세로 전환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엔비디아 주가는 하락세다. 미국 애플 등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는 소식이 엔비디아 주가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이 아이폰, 맥(Mac) 등에 생성형 AI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도입 중인 가운데, 빠른 데이터 처리를 위해 네트워크·통신 반도체 팹리스(설계 기업)인 브로드컴과 손잡고 AI 칩 개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이 제조를 대만 TSMC에 맡겨 2026년 3나노(N3P) 공정으로 양산하는 것이 목표다.
애플의 이 같은 시도는 업계 전반에서 추진 중인 탈(脫) 엔비디아 노력과 무관하지 않다.
엔비디아의 GPU는 현재 AI 반도체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지만, 빅테크(기술 대기업)들은 공급 부족과 비싼 가격, 에너지 효율 문제 때문에 대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대형 제약사 화이자는 월가 예상에 부합하는 2025년 가이던스를 내놓아 주가가 4% 이상 올랐다. LSEG의 데이터에 따르면, 화이자는 조정된 주당 순이익을 2.80달러~3달러로 예상했으며,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인 2.88달러와 일치하는 수준이다.
올해 들어 화이자의 주가는 약 12% 하락했으며, COVID-19 팬데믹 정점 시기의 가치 절반 이하로 거래되고 있다.
JP모간 애널리스트 크리스 쇼트는 "화이자의 파이프라인에서 몇 가지 자산(특히 종양학 부문)이 이야기를 더 흥미롭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2026년 이후에 주식에 대한 현재의 평가를 바꾸기 위해서는 추가 진전이 필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화이자는 2025년 매출을 610억 달러에서 640억 달러로 전망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인 632.6억 달러와 부합하는 수준이다.
지난 2거래일간 주가가 14.46%, 26.97% 급등했던 드론 제작업체 레드캣은 주당 18센트 손실을 기록한 실적 보고서 발표 후 주가가 10% 이상 뒷걸음쳤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기업 EV고는 최대 2천300만 주의 보통주 2차 공모 계획을 밝힌 후 주가가 28% 이상 급락했다.
태양광 장비업체 솔라엣지 테크놀로지스는 골드만삭스가 투자의견을 '매도'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10달러에서 19달러로 높여 책정한 데 힘입어 주가가 15% 이상 뛰었다.
이날 시장의 관심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2월 회의에 쏠려있다.
연준은 이날부터 이틀간 올해 마지막 FOMC를 열고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금리를 25bp(1bp=0.01%) 추가 인하할 확률은 98.8%, 현 수준(4.50~4.75%)에서 동결할 확률은 1.2%로 반영됐다.
그러나 경제매체 CNBC는 자체 설문조사 결과, 이번 달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옳다고 믿는 응답자는 63%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은 지난번 조사 때 '25bp씩 3차례'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25bp씩 2차례'로 줄었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재가열 양상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은 내년 통화정책 향방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FOMC 폐회 이후 나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과 2025년 점도표에 대한 관심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이날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11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7% 증가한 7억246억 달러로 집계됐다. 연합인포맥스의 시장예상치(0.5%↑)를 웃돌며 미국인들의 소비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CNBC는 "연준이 불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평했다.
모건스탠리 E트레이드 거래·투자 총괄 크리스 라킨은 "미국 경제는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강력한 경제 데이터가 더 나온다면 연준이 내년 1월 금리 인하를 중단할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SWBC 최고투자책임자(CIO) 크리스 브리가티는 "최근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12월 금리 향방을 바꿀 만큼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연준은 이번 FOMC에서 예상대로 금리를 25bp 내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2025년 점도표와 가이던스는 훨씬 더 매파적이 될 것이다. 2025년 금리 인하 속도는 느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유럽증시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 DAX지수는 0.23%, 영국 FTSE지수는 0.47%, 범유럽지수 STOXX600은 0.27% 각각 밀렸다.
국제 유가도 내림세를 나타냈다.
근월물인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1.97% 내린 배럴당 69.32달러,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내년 2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83% 낮은 배럴당 72.56달러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김준형 빅데이터뉴스 기자 kjh@thebigdata.co.kr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제공된 정보에 의한 투자결과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