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폴 탐험은 넓은 주차장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입구까지 이어지는 짧지만, 설레는 산책로는 마치 다른 세계로 향하는 문이라는 착각마저 든다. 약 5분 정도 숲길을 따라 걸으면 은은하게 퍼지는 풀 내음과 상쾌한 밤공기가 앞으로 펼쳐질 모습에 기대감을 더했다.
매표소 옆 상품점에서는 달 테마 향수와 일러스트 제품, 그리고 체험에 필요한 '위싱볼' 등을 만날 수 있다. 다채로운 상품들을 구경하는 재미와 더불어 짐을 보관할 수 있는 물품 보관함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의무실, 수유실까지 마련돼 있다. 본격적인 입장 전에 루나폴에 얽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듣거나, 입구에 비치된 루나맵(LUNA MAP)을 통해 마련된 코너를 미리 살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마주한 '거대한 달(루나폴)' 본격적인 여정의 시작
입구에 들어서면 '루나리안'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루나리안은 달에 사는 종족이라는 흥미로운 설정의 캐릭터다. 루나리안을 따라간 첫 번째 프리쇼 공간에는 작은 달 조형물 중심의 환상적인 미디어 쇼를 볼 수 있다. 공간을 가득 채우는 웅장한 음악과 함께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7분 동안 펼쳐지는 웅장하고 화려한 미디어 파사드(건물 외벽 미디어아트) 쇼는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다음 공간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울퉁불퉁한 동굴 벽면에 투사된 루나폴의 수호신 '룬'이 오랜 세월 동안 바위에 새겨진 고대 문자같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어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쏟아지던 폭포수가 멎고 그 뒤로 비밀스러운 동굴 입구가 나타난다.
폭포 사이의 좁은 통로를 지나면 또 다른 세계다. 작은 디테일 하나까지 정성 들여 만든 루나폴은 단순한 야경 명소가 아닌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를 경험하는 특별한 공간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작은 연못을 지나 안개 자욱한 구불구불한 통로를 걸으면 루나폴의 하이라이트가 펼쳐진다. 압도적인 크기의 달이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와, 진짜 달나라다!" 등의 환호성이 나온다.
실제 마주하는 달의 크기는 사진이나 영상으로 전해지는 것보다 훨씬 웅장하다. 바로 이곳부터 본격적인 루나폴의 여정이 시작된다. 루나폴은 △부자가 되고 싶은 소원들이 모인 '루나 샤인(Luna Shine)' △사랑을 염원하는 '루나 하트(Luna Heart)' △건강을 기원하는 '루나 피스(Luna Peace)' △별처럼 쏟아지는 소원들의 공간 '루나 레인(Luna Rain)' 등으로 구성됐다.
아울러 각 공간에는 관람객과 상호작용하는 특별한 장치들이 숨어있다. 입구에서 구매할 수 있는 '위싱볼'을 이용하면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미디어 아트가 나타나 마치 달나라 주민이 된 듯한 체험도 가능하다. 위싱볼은 필수 아이템이다.
숲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면 작고 귀여운 돌멩이 모형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이는 바로 달의 표면에서 떨어져 나온 살아있는 돌, '루나락'이다. 동그랗게 눈을 뜨고 있는 작은 돌멩이 형태이지만, 바위에 정교하게 구현된 미디어 아트를 통해 마치 살아있는 듯 생동감 넘치는 표정을 짓는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귀여운 산타 모자를 쓴 루나락을 만날 수 있는가 하면, 반짝이는 별빛 장식으로 화려하게 꾸며지기도 한다. 이처럼 계절과 다양한 테마에 따라 다채롭게 변화하는 루나락의 모습은 방문객들에게 매번 새로운 즐거움과 재미를 선사한다.
숲길을 걷다 보니 예상치 못한 곳에서 따뜻한 음성들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아들, 요즘 밥은 잘 챙겨 먹어? 엄마가 밥을 챙겨주면 좋을 텐데 형편도 안 돼서 미안하네", "사랑하는 우리 딸아, 늘 행복하렴", "아들아, 네 꿈을 항상 응원할게"와 같은 진심 어린 메시지들은 건강을 기원하는 소원들이 모여 있는 '루나 피스'다.
이 애틋한 목소리들은 자녀를 향한 부모님의 깊은 사랑과 걱정을 고스란히 전하며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화려한 미디어 아트 속에 숨겨진 이러한 따뜻한 순간들은 루나폴을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일상의 진심이 만들어내는 특별한 경험으로 기억되게 한다.
여정의 마지막을 알리는 거대한 달이 다시 한번 모습을 드러낸다. '다시 한번 간절히 비는 소원'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곳은 루나폴에서 가장 사랑받는 시그니처 포토 스팟이다. 정면에서 비추는 조명이 달 표면에 방문객들의 실루엣을 그려내는데, 마치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사랑하는 연인들의 다정한 포즈부터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점프샷, 가족들의 행복한 모습까지 방문객들은 저마다의 소중한 추억을 이 특별한 달빛 아래 영원히 간직할 사진 속에 담아간다.
이제 루나폴의 모든 여정을 마치고, 출구 쪽에 마련된 카페 테라스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른다. 루나폴에서 보낸 밤의 추억이 차분히 정리되는 시간이다.
루나폴은 단순한 야간 관광지를 넘어 제주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스토리텔링과 첨단 기술의 결합이 만들어낸 이 신비로운 공간은 실감미디어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동시에 미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창이 되고 있다.
양민호 빅데이터뉴스 기자 ym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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