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금리 인하 결정은 국내 경기 둔화 우려가 심화된 데 따른 것이다. 한은은 이날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2.2%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1%에서 1.9%로 낮춰 잡았다. 이는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2.0%)을 밑도는 수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수출 경쟁 심화 등 구조적 요인으로 성장의 하방 압력이 커졌다"며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 총재는 "환율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물가상승률이 안정세를 보이고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성장의 하방압력이 증대됐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대선 결과 불확실성이 커졌고, 3분기 수출 물량이 예상보다 크게 줄었다"며 "이는 일시적인 요인보다는 수출 경쟁 심화 등 구조적 요인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리 인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금리를 내리면 미국과의 금리 차가 벌어져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또한, 이미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이번 금통위에서도 금리 인하에 대한 의견이 갈렸다.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인하에 찬성했지만, 장용성, 유상대 금통위원은 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이들은 환율 불안정과 가계부채 증가 가능성 등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인하와 동결 모두 장단점이 있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결정이었다"면서도 "경기 하방 압력에 대응하여 금리를 추가 인하하면서 환율 변동성 확대 시에는 정부와 함께 다양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통해 관리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은은 이날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인하했다. 이는 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한 조치다.
양민호 빅데이터뉴스 기자 ym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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