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B국민은행의 모바일뱅킹 앱 'KB스타뱅킹'이 시장 내 영향력을 크게 확대하며 입지를 다졌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약 1300만 명을 육박하며 은행권 최대 규모의 '슈퍼앱'으로써 자리매김한 모양새다. 코로나19 이후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 속에서 자산관리와 생활 금융 서비스를 대폭 강화한 결과다.
MZ세대 디지털 금융 수요 변화, 핀테크 기업들의 공격적인 시장 확대 등 급속히 변화하는 금융 환경 속에서 맞서 나아갈 원동력이 더욱 중요시 되고 있다. 이에 KB국민은행은 다가오는 2025년 맞춤형 서비스 강화, 초개인화, 비금융 서비스 확장 등 다양한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MAU 1262만...14년간의 진화, 은행 최대 슈퍼앱으로 성장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스타뱅킹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올해 9월 기준 1262만 명을 돌파했다. 2022년 9월(1019만명) 대비 240만명 이상 증가한 수치다. 1년 사이에도 100만명에 가까운 신규 고객을 확보하며 8.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MAU는 디지털 금융 시대의 핵심 성과지표다. 단순 가입자가 아닌 한 달 동안 실제 앱을 이용한 고객 수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MAU가 높다는 것은 일상적으로 앱을 찾는 충성 고객이 많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광고 수익과 다양한 금융·비금융 서비스의 잠재 수요로 이어져 플랫폼의 수익 창출 기반이 된다.
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은 2010년 4월 처음 출시된 이후 14년간 진화를 거듭했다. 초기 기본적인 은행 업무 위주에서 점차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통합하며 영역을 넓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서비스가 급부상하면서 KB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의 혁신을 가속화했다. 2021년 자동 로그인, 개인 맞춤형 홈 화면, 맞춤형 자산 관리 등 고객 편의성을 대폭 강화하는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하며 사용자 경험을 한층 끌어올렸다.
2022년에는 디지털 금융 시장이 카카오뱅크, 토스 등 빅테크와 인터넷전문은행의 가세로 경쟁이 치열해지자, '슈퍼앱'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KB스타뱅킹을 중심으로 그룹의 모든 금융 서비스를 통합해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KB금융의 이런 과감한 선택은 KB국민은행의 3300만 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고객 기반에서 나온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KB스타뱅킹은 240여 개의 금융·생활 알림 서비스를 비롯해 맞춤형 자산관리, KB증권의 'KB 마블', KB손해보험의 통합 앱, KB국민카드의 'KB Pay' 등 그룹의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해 제공하고 있다. 은행, 증권, 카드, 보험 등 각 계열사가 보유한 고객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모을 경우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넘버원 금융플랫폼' 전략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양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모든 순간 고객과 연결돼 최고의 가치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며 "모든 금융상품과 서비스 기능을 고객 접점 어디든 맞춤형으로 플랫폼에 탑재 가능한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비대면 중심으로 근본적이고 과감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슈퍼앱 전략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고객 편의성·생활 밀착형 서비스 강화
KB국민은행의 전략은 크게 네 가지로 읽힌다. 고객 편의성과 혜택을 강화하고,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비대면 서비스를 혁신하고 생활 밀착형 플랫폼 구축이다.
KB국민은행은 고객 편의성 강화를 위해 7000건의 고객 리뷰를 분석, 사용자인터페이스(UX·UI)를 전면 개편했다. 주요 메뉴 위치와 디자인을 직관적으로 재구성했으며, 카드 발급 프로세스 간소화와 주민등록증 확인서비스의 홈화면 배치 등 고객 서비스를 확대했다.
최근 자산관리 서비스도 새롭게 도입했다. KB스타뱅킹의 자산관리 메뉴를 전면 개편해 고객 자산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했으며, 디지털PB를 통해 자산 분석부터 진단, 맞춤형 상품 추천, 사후관리까지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 금융을 넘어 생활 플랫폼으로도 진화하고 있다. 모임통장 관리, 알뜰폰 요금제 가입 등 다양한 생활 편의 서비스를 선보이며 사용자 저변을 확대했다. KB스타뱅킹의 모임통장은 실시간 잔액 확인과 출금 알림은 물론, '회비 정기알림'과 '콕콕찌르기' 등 편의 기능을 탑재했다. 모임캘린더를 통한 일정관리와 월별 리포트 제공으로 모임 금융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알뜰폰 브랜드 KB Liiv M과 연계해 KB스타뱅킹 전용 요금제를 선보였다. 앱 내 '통신' 메뉴에서 원스톱으로 가입이 가능하며, 최대 24개월간 월 2만200원대의 저렴한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현재 구글스토어 평점 4.6, 애플스토어 평점 4.4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서비스 만족도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MZ세대의 평가가 주목된다. 본지가 KB스타뱅킹의 앱스토어 리뷰를 분석했다. 18~29세의 아이폰 사용률이 64%에 달한다는 점에서 앱스토어 리뷰가 MZ세대의 평가를 대변한다고 보고, 11월 한 달간의 반응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이달 1일부터 26일까지 약 145개의 KB스타뱅킹 앱의 평가리뷰를 분석한 결과, 평균 평점은 4.7점으로 비교적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특히 5점 만점을 준 사용자가 82.1%에 달해 10명 중 8명 이상이 KB스타뱅킹 앱에 높은 만족감을 표시했다.
긍정적인 평가는 주로 앱의 편의성과 서비스 품질에 집중됐다. UI/UX 만족도, 간편한 금융거래, 직관적인 메뉴 구성 등이 호평받았다. 아울러 신속한 처리, 안정적인 시스템, 정확한 거래 등 서비스 품질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친절한 상담, 신속한 응대, 문제 해결 능력 등 고객 서비스에 대한 긍정적인 리뷰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장기 사용자(6개월 이상)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물론 일부 부정적인 피드백도 존재했다. 로그인 오류, 시스템 장애, 앱 실행 속도 등 기술적인 문제와 공동인증서 불편, 신분증 인증 문제, 보안매체 발급 어려움 등 인증 관련 문제가 지적됐다. 하지만 이러한 부정적 리뷰는 전체의 10% 정도에 불과했으며, 대부분 기술적인 문제에 집중됐다.
◆연내 MAU 1500만 목표...디지털 포용성 강화하며 '혁신' 가속
KB국민은행이 올해 목표로 한 MAU 1500만 명을 달성하면, 현재 금융 플랫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토스(1826만 명), 카카오뱅크(1593만 명)와 대등한 위치에 서게 된다.
이를 위해 KB국민은행은 서비스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개별적으로 운영하던 지주 앱들을 정리하고, 지난 7월에는 'KB스타뱅킹미니' 앱 서비스를 9년 만에 종료했다. 또한 기존 '리브 넥스트' 앱에서 제공하던 청소년 전용 금융 서비스를 'KB스타틴즈'라는 이름으로 KB스타뱅킹에 통합했다.
디지털 포용성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첨단 보안 시스템으로 고객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은 물론, 디지털 취약 계층도 소외되지 않도록 다양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예컨데 고령층 고객들을 위해 디지털 금융 교육을 제공하고, 바이오 인증 서비스를 도입해 편리하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식이다. 또한, 통신비 부담을 덜어드리는 등 디지털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KB스타뱅킹의 성장은 전통 은행이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며 "다만 향후 성장을 위해서는 단순 서비스 통합을 넘어 고객 경험을 혁신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MZ세대의 금융 니즈를 충족시키면서도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민호 빅데이터뉴스 기자 ym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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