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며 보호무역주의와 관세 인상 정책 강화 등 부정적 전망이 쏟아지고 있지만, 역으로 국내 유통·식품업계 CEO와 트럼프 1기 정부의 인연을 통해 협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2기는 무역수지 적자 해소를 위해 모든 수입품에 10~20% 수준의 보편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한미 자유무역헙정(FTA)를 통해 무관세로 그동안 미국에 소비재를 수출해 왔다.
트럼프 2기 핵심 정책인 관세 인상 등이 예견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국내 유통·식품 업체들은 관세 인상 가능성을 대비해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먼저 CJ제일제당과 롯데, 농심 등은 미국 내에서 생산 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과거 트럼프 1기 정부와 인연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는 평가다.
우선 구본걸 LF(093050) 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미국 명문인 펜실베니아대 MBA 과정인 와튼 스쿨(Wharton School of Finance) 동문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와튼스쿨 출신임을 공개적으로 자랑할 만큼 학교에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구 회장의 인연은 남다를 수 있다.
같은 와튼스쿨 출신으로는 김상현(샘 킴) 롯데그룹 유통군 HQ 총괄대표겸 롯데쇼핑 대표이자 부회장이 있다. 그는 미국 펜실베이나대학교에서 정치학과 경제학(와튼스쿨) 학사 출신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과 두 차례 만난 인연을 토대로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역량을 확대해 왔다. 예컨대 지난 2019년에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31억 달러를 투자해 석유화학 공장을 설립했다.
최근에는 롯데웰푸드가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빼빼로데이 마케팅을 진행했다. 시카고와 인디애나에는 각각 'L7 시카고 바이 롯데', 'L7 인디애나' 등 호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신 회장은 국내 대기업 총수 중 처음으로 백악관 집무실에서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면담을 가졌다.
정용진 신세계그룹(004170) 회장도 트럼프 주니어와 호형호제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정 회장은 보수 기독교 기반의 트럼프 가문과 종교적인 부분을 공유하며 깊은 우정을 쌓아왔다.
지난 1월 정 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왔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번 미 대선에서 직접 선거구를 돌며지지 연설을 펼치는 등 아버지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여기에 정치 신인 J.D 밴스를 러닝메이트로 추천하는 등 트럼프 2기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정 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맏사위이자 이방카의 남편 재러드 큐슈너와 만난 사진을 게재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유통·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통·식품업계는 글로벌 공급망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며 "그만큼 대외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경우 미국 내 공장이 없는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에서 뒤쳐질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첨언했다.
임이랑 빅데이터뉴스 기자 lim625@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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