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인도서 '제 2의 성장 스토리' 쓴다

해외법인 3분기 세전이익 508억원…누적 1108억원 달성
인도 현지화 전략 성공...MZ세대 공략 가속화
미래에셋증권, 인도 '쉐어칸' 인수…현지 대형 증권사 도약

양민호 기자

2024-11-18 15:26:02

ⓒ 미래에셋증권
ⓒ 미래에셋증권
[빅데이터뉴스 양민호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해외 지역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을 토대로 해외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국내 증권사들이 아직 진출하지 않은 인도 시장을 선점해,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하고 있어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러한 미래에셋증권의 인도 시장 공략은 향후 글로벌 금융사로 거듭나기에 밑바탕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증권의 인도 진출은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래에셋은 자산운용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인도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박현주 회장 겸 글로벌전략가(GSO)는 중국을 이어 아시아 핵심 투자처로 인도에 주목했다. 이러한 선제적 진출은 2018년 미래에셋증권의 증권업 진출로 현재에 이르렀다.

◆'현지 전문가 + MZ 플랫폼' 미래에셋증권, 인도 시장서 '두각'

인도 진출에 있어서 지난 2022년 4월은 온라인 트레이딩 플랫폼 '엠스톡(M-STOCK)'을 출시하면서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한다. '엠스톡'은 출시 22개월 만인 2024년 2월 100만 계좌를 돌파했으며, 이후 불과 8개월 만인 10월에 200만 계좌를 넘어서 현지 증권업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현지 '엠스톡'은 일평균 214만 건의 주식 거래를 처리하며 약 1조2150억원의 고객자산과 3000억원 규모 신용잔고(MTF)를 기록하는 등 양적·질적 성장을 동시에 달성했다.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미래에셋증권 인도법인은 현재 온라인 증권사 9위, 전체 증권사 15위에 올라섰다.

미래에셋증권의 성공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법인장을 포함한 주요 임원진을 현지 전문가로 구성하고, MZ세대를 겨냥한 디지털 플랫폼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 인도 시장 상황과 맞물리며 그 효과가 배가 됐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인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현지 문화와 시장 상황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수적"이라며 "미래에셋증권은 이러한 점을 파악해 현지 전문가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고객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주요 성공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이 같은 전략은 괄목할 만한 실적 향상으로 이어졌다. 올해 3분기 8개의 해외법인에서만 508억원의 세전이익을 달성했으며, 누적 세전이익은 1108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인도와 베트남 등 이머징 마켓에서는 현지화 전략과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안정적인 성과를 거뒀다"며 "홍콩과 뉴욕, 런던에서는 세일즈 앤드 트레이드(S&T) 부문의 성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비즈니스의 안정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도법인의 경우, 2023년 전체 순이익이 62억원이었지만, 2024년 1분기에는 8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이미 전년도 실적을 넘었다.

◆인도 증시 급등, 미래에셋증권 '기회의 땅'으로 부상

인도는 미래에셋의 글로벌 전략에서 핵심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14억 인구와 높은 MZ세대 비중(2030년까지 인구의 70% 예상), 8년 연속 상승세를 보이는 증시와 올해 7.6%의 경제성장률 전망 등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설명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오는 2027년까지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인도 증시 양대 지수인 니프티50과 센섹스가 지난 14일 기준으로 최근 5년간 각각 약 98.22%, 92.57%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1년 기준 니프티50은 19.87%, 센섹스는 18.38% 상승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국내 코스피 지수가 5년간 약 28.42%, 1년간 2.08% 상승에 그친데 비교하면 압도적인 차이를 보인다.

개인 투자자의 연령 분포와 평균 연령 변화. ⓒ 인도 증권 거래소(NSE)
개인 투자자의 연령 분포와 평균 연령 변화. ⓒ 인도 증권 거래소(NSE)

이처럼 인도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젊은 투자자들의 시장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인도 증권 거래소(NSE)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30세 미만 투자자 비율이 39.4%에 달했다. 이는 2018년 3월 24.8%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30세미만 투자자 비율은 2022년 37.5%까지 치솟은 이후 현재까지도 4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인도 증시는 2030세대의 투자 열풍이 거세지면서 전체 투자자 평균 연령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최대 온라인 증권사 제로다(Zerodha)의 공동 창립자인 니틴 카마스는 이에 대해 "아드하르(인도 전자신분증), 디지로커(전자문서 플랫폼), 통합결제시스템(UPI) 등 기술 발전과 스마트폰 보급 확대, 저렴한 모바일 데이터 이용으로 온라인 투자 플랫폼 접근성이 크게 향상됐다"며 "젊은층이 쉽고 편리하게 투자를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도 증시가 뜨겁게 달아오르는 가운데, 미래에셋증권 인도법인은 올해 '엠스톡2,0'을 선보일 예정이다. 업그레이드된 고객 서비스를 기반으로 고객 기반 확대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말 인도 현지 9위권 증권사인 쉐어칸(Sharekhan Limited)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새로운 도약도 준비 중이다. 이번 인수는 인도 감독 당국의 승인을 거쳐 올해 11월 또는 12월 중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쉐어칸 인수가 마무리되면 미래에셋증권은 약 500만개 리테일 계좌를 보유한 대형 증권사로 거듭날 수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그룹이 보유한 인도 현지 자산운용 노하우와 디지털 증권 서비스 역량이 쉐어칸 인수 후 유의미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쉐어칸의 탄탄한 오프라인 영업망과 미래에셋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결합되면 인도 증권업계 상위권 진입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민호 빅데이터뉴스 기자 ym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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