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종투사 하면, 땡일까?"…자본확충 '난제', 해결책은 '미제'

종투사 자기자본 3조원 요건 충족했다지만, 이후는?
대신증권 지배구조 최상단 위치, '자본확충' 난항
연이은 사옥 매각 실패…리츠 운용, 가치 희석까지?

임이랑 기자

2024-11-05 12:59:19

대신증권 "종투사 하면, 땡일까?"…자본확충 '난제', 해결책은 '미제'
[빅데이터뉴스 임이랑 기자]
대신증권(003540)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하 종투사) 진출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본확충 전략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커지고 있다. 자본성 증권이 아닌 부채로 자본 확충을 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대신증권 자금조달 방식에 대해 '눈 가리고 아웅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종투사 제도 손질에 나서 외부 상황도 대신증권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지 않다. 지난 2017년 종합투자계좌(IMA) 제도 도입 당시와 현재 자본시장 환경이 달라졌다는 점에서 자기자본 기준이 더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종투사 진출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전했다. 대신증권이 종투사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단순하다. 우선 종투사로 지정되면 기업에 대한 직접 대출과 헤지펀드 업무를 포함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를 제공할 수 있다. 기업금융(IB) 업무에 관련한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 100%에서 200%까지 증가하게 된다.

자본을 활용한 신규 비즈니스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 예컨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 차익결제거래(CFD), 토큰증권 발행(STO)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즉 사업 다각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종투사 취득신청 요건 맞췄지만, 자본확충 '걸림돌'

대신증권은 올해 초 종투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신청요건인 자기자본 3조원을 충족했다.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부담 축소로 이자이익이 회복되고 양호한 상품관련 손익을 낼 것"이라며 "자회사 손실 부담도 축소되면서 올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대신증권은 연내 개별기준 자기자본 3조원을 달성해 종투사 획득에 따른 이익창출도 가능하다"며 "향후 이익이 늘어난다면 추가 배당 및 자사주 매입도 가능하다"고 평했다.

따라서 김 연구원은 대신증권의 3분기 연결기준 370억원의 순이익(지배주주) 낼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80.4% 증가한 것이다. 이를 토대로 올해 전체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지난 21일 대신증권은 1800억원 규모 후순위채(6년물) 발행을 완료했다. 일각에선 대신증권이 자본 규모 증액을 통해 내실을 다지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렇다고 보기 힘들다.

대신증권이 발행한 1800억원 상당 후순위채는 신종자본증권(영구채)처럼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된다. 문제는 후순위채 잔존기간이 5년 미만일 경우 매년 20%씩 자본 인정 규모가 축소된다. 이번 후순위채 역시 2년 후(잔존만기 4년)부터 매년 360억원씩 자본이 감소한다.

대신파이낸셜그룹 지배구조를 살펴봐도 대신증권의 자본확충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신증권은 사실상 대신파이낸셜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해 있다. 이미 종투사에 진출해 있는 9곳이 그룹 및 모회사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것과 상황이 다르다. 대신증권만 단독증권사다. 대신증권은 연결 기준 순자본비율이 345.2%, 별도 기준 순자본비율은 220.2%다.

반면 10호 종투사를 두고 대신증권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교보증권은 교보생명이 주요 자회사를 통해 그룹을 통제하고 있다. 교보그룹은 교보생명 외에도 △교보문고 △교보정보통신 △교보데이터센터 △교보리얼코 △KCA손해사정 등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어 수직적인 지분구조를 보여준다. 교보증권의 별도 및 연결 기준 순자본비율은 각각 319.8%, 325.4%로 대신증권과 큰 차이 난다.

결국 자본확충이 쉽지 않은 대신증권이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한 주주환원책 시행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어렵다. 주주환원을 위해 자사주를 소각한다면 자본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스스로 '자책골'을 넣는 상황을 만들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시간도 상황도, 대신증권 편이 아니다

대신증권은 본사 사옥인 '대신343(구 대신파이낸스센터)' 매각을 통해 자본확충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이지스자산운용과 매각 협상을 진행했지만, 가격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어 지난 9월에도 NH아문디자산운용과 매각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렬됐다.

결국 무리하게 매각하기보다 대신343을 기초로 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로 편입해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343이 상장 될 경우 대신증권 부동산 자회사인 대신자산신탁이 운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대기업 스폰서 리츠가 계열사의 가치 없는 부동산을 '비싼 값'에 매입해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어 주주들의 피해가 막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리츠 운용 수수료 산정 체계를 주가와 연동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매각에 실패한 이력이 있는 대신증권 리츠가 투자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외부 상황도 만만치 않다. 지난 8월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증권업계 간담회 이후부터 종투사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금융당국 입장에서 종투사들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혁신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해주길 바라지만, 대다수 종투사들은 부동산 금융에 편중돼 있다.

특히 대신증권의 경우 지난 2013년 양홍석 사장 취임 이후 부동산 금융을 강화하며 '부동산에 특화된 전문금융그룹'으로 명성을 떨쳤다는 점에서 이마저도 비수로 꽂힐 수 있다.

이에 더해 종투사 지정 및 사업 인가를 받기 위해 금융당국에 신청해 자기자본, 내부통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심사 절차도 미뤄지며 조건도 어떻게 변경될지 알 수 없다.

IB업계 관계자는 "대신파이낸셜 지배구조상 대신증권은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이 있다"며 "그러나 다시 자회사에 증자 형태로 들어갔기 때문에 자본확충에 큰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본성증권 발행으로 자본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다. 실질적으론 부채고 만기도 짧다"며 "점포 통폐합과 구조조정도 자본확충 측면에서는 고정비 비중을 낮추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리츠도 현재 상장돼 운영되고 있는 스폰서 리츠들이 계열사에 좋지 않은 부동산만 편입하고 있어 향후 금융당국의 모니터링이 강화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이미 9곳의 종투사가 존재하는데 이들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한다"며 "사업 다각화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수익성 개선 측면에서 긍정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임이랑 빅데이터뉴스 기자 lim625@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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