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편의점 업계 빅3 중 CU, GS25는 일명 '흑백요리사 열풍'으로 호황을 누리며, 매출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희망퇴직 등으로 어수선한 세븐일레븐 상황과 극명한 온도 차이를 보이는 상황. 세븐일레븐의 과감한 체질 개선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 더욱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15일 세븐일레븐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희망퇴직 시행 안내를 공지했다. 이는 1988년 법인 설립 후 처음이다. 대상은 만 45세 이상 사원 또는 현 직급 10년 이상 재직 사원이며, 퇴직자에게는 18개월 치 급여와 취업 지원금, 자녀 학자금 등을 지급한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 일환으로, 인적 구조를 효율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이 비용 절감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된 배경에는 지난 2022년 시작한 미니스톱 인수가 자리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022년 업계 1, 2위를 다투고 있는 CU, GS25와 격차를 줄이고, 편의점 업계 빅3 체제를 구현하기 위해 미니스톱 인수 작업에 돌입했다.
이전 편의점업계는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를 중심으로 빅4 체제였지만,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 인수를 통해 외형 확장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합병 이후 세븐일레븐은 적자에 시달려왔다. 지난 2022년 영업손실 48억원에서 2023년 551억원, 올해 상반기 약 441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미니스톱 인수 이후 지속된 실적 악화에 대해 "지난 2022년 미니스톱 합병 시작 이후 지난 3월까지 그 과정이 이어졌으며, 합병 과정에서 필요한 점포 인테리어 등에 관한 비용을 전부 본사에서 부담하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진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이 비용 절감을 위해 결정한 것은 희망퇴직만이 아니다. 세븐일레븐은 희망퇴직 시행 안내와 더불어 전 직원 임금 1년 동결을 공지했다. 임금 동결은 지난 2017년 이후 7년 만이며, 김홍철 대표부터 사원급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또한 지난 2022년 기준 1만4265개 점포를 지난해 말 기준 1만3130개로 줄이고 현금인출기(ATM) 사업부(옛 롯데피에스넷) 매각을 추진하는 등 다방면으로 비용 감축 작업에 힘쓰고 있다.
◆ '흑백요리사' 특수, CU‧GS25 빅2 체제 굳히나
세븐일레븐이 수익성 개선을 위한 고군분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경쟁 업체인 CU와 GS25는 되려 '호황기'를 맞은 모습이다.
CU와 GS25는 올해 상반기 나란히 실적 상승세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007070) 편의점 매출은 2조18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5% 증가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282330)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늘어난 4조 1567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와중 CU와 GS25는 최근 넷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셰프들과 협업한 신제품을 연달아 선보이며 '흑백요리사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CU는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흑백요리사 협업 상품을 선보였다. 흑백요리사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나폴리 맛피아(권성준 셰프)의 '밤 티라미수'를 출시하며 완판을 기록했다.
이어 GS25는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만찢남(조광호 셰프)와 협업해 '중식 시리즈 2종'을 선보이며 완판을 기록했다. CU와 GS25는 '흑백요리사 특수'를 업고 4분기 매출 1위를 향해 치열한 경쟁을 지속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몸집 키우기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세븐일레븐을 제치고, CU와 GS25가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빅2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유통 업계 경쟁이 치열한 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포착하고 새로운 상품을 선보이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 필수적인 상황"이라며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더 많은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효경 빅데이터뉴스 기자 chk@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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