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아이에스, 주가 급등…韓연구진 "전고체 배터리 음극재 혁신" 상용화 기대

김준형 기자

2024-10-22 02:33:07

씨아이에스, 주가 급등…韓연구진 "전고체 배터리 음극재 혁신" 상용화 기대
[빅데이터뉴스 김준형 기자]
씨아이에스 주가가 시간외 매매에서 급등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시간외 매매에서 씨아이에스 주가는 종가보다 2.08% 오른 83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씨아이에스의 시간외 거래량은 3만4118주이다.

이는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배터리(전지) 기술로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의 안정성을 높일 음극재를 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음극재는 전지의 성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화재 위험이 없는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윤철 한국전기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이 이끄는 연구진은 주석 합금을 이용해 안정성을 높인 전고체 배터리용 음극재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박철민 국립금오공대 교수, 전기준 인하대 교수가 함께 참여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액체 대신 고체로 대체한 것이다.

액체 전해질은 최근 반복되는 전기차 화재의 사고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유기물을 포함하고 있어 화재나 폭발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 고체 전해질은 전해질로 인한 화재 위험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려면 이온 전달 효율을 높인 고체 전해질과 함께 안정성이 높은 양극, 음극도 개발해야 한다.

특히 음극은 전지의 충전 속도와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전고체 배터리용 음극의 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현재 주목 받는 음극재는 리튬 금속이지만, 충·방전을 반복하면 표면에 리튬이 자라나는 현상이 일어난다. 울퉁불퉁한 모양으로 자란 리튬은 전지 내부에서 쇼트(단락)를 일으킨다.
전기연 연구진은 주석과 철을 결합한 합금인 ‘주석-철 화합물(FeSn₂)’을 이용한 전고체 배터리용 음극을 개발했다.

이 합금은 충·방전을 반복하면 입자가 작아지는 ‘재결합’ 반응이 일어나는 특징이 있다. 이 같은 특성은 전고체 배터리 내부에서 입자들 사이의 접촉을 유지하면서 균열이나 결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연구진은 기존에 연구 중인 여러 종류의 음극재와 주석-철 화합물을 이용해 전고체 배터리를 만들고, 성능을 비교했다.

그 결과, 새롭게 개발한 음극재를 사용하면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면적당 용량이 5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속 충·방전을 짧은 시간 동안 1000번 이상 반복하더라도 에너지 용량이 최대 80% 수준을 유지했다.

시제품 수준의 ‘파우치(pouch) 셀’ 형태의 제품도 만들었다. 에너지 밀도는 ㎏당 255Wh(와트시)로 상용화된 리튬이온전지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하 센터장은 “리튬금속과 실리콘에 치우쳤던 전고체 배터리 음극재에서 벗어나, 주석 기반 합금계 음극재의 큰 잠재력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쥴’ 10월호에 표지논문으로 소개됐다.

이 소식에 한농화성과 이수스페셜티케미컬, 레몬, 레이크머티리얼즈, 원준, 씨아이에스, 이수화학 등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농화성은 국책과제인 ‘리튬금속고분자전지용 전고상 고분자 전해질 소재 합성 기술 및 상용화 기술 개발’의 주관기업으로 전고체 배터리 전해질을 개발하고 있다.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은 이수화학에서 인적분할된 회사이다. 이수화학은 지난해 5월 석유화학사업부문(‘이수화학’)과 정밀화학사업부문(‘이수스페셜티케미컬’)으로의 인적분할을 진행한 바 있다. 이수화학은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을 통해 최근 진행중인 전고체배터리 전해질 원료(황화리튬, Li2S) 생산 신사업을 핵심 전략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레이크머티리얼즈는 역시 자회사 레이크테크놀로지를 통해 황화리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황화리튬은 전고체 배터리(황화물계) 핵심소재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이 진전될수록 황화리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레이크머티리얼즈의 황화리튬 캐파(CAPA·생산능력)는 업계에서 가장 큰 연간 120톤이다.

레몬은 지난해 8월 기존 전고체 전지 대비 용량과 수명이 각각 1.5배, 5.5배 향상된 전고체 전지 개발에 성공해 관련 제반 기술을 특허 출원했다고 밝혔다. 한국화학연구원 에너지융합소재연구센터 김동욱 박사팀과 다공성 나노파이버 지지체를 이용한 리튬 고분자 전지 개발을 진행한 결과다.

레몬이 대량 양산하고 있는 폴리비닐리덴 플로라이드(PVDF)와 폴리프로필렌(PP)이 결합된 지지체에 한국화학연구원이 개발한 고체 고분자 전해질을 함침한 결과, 전고체 전지에 적합하도록 기공 크기와 통기도가 제어돼 기존 지지체 대비 리튬 이온 전달 속도가 2배 이상 향상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원준은 지난 2020년 독일 음극재 열처리 장비사 '아이젠만(eisenmann thermal solutions)' 인수 후 본격적으로 해당 영역에 뛰어들었다. 아이젠만이 확보한 초고온 열처리 기술이 바탕이 됐다. 이듬해 퀀텀스케이프를 대상으로 파일럿 열처리 장비를 납품하며 레퍼런스를 만들었다.

향후 실제 전고체 배터리 양산시 원준 장비 납품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2차전지 열처리 장비의 경우 한번 납품되면 타 제품으로 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원준은 양극재와 음극재 등 배터리 핵심 소재의 열처리 장비를 제조하고 공급한다. 열처리 공정은 투입된 원재료를 열과 가스로 화학 반응시켜 원하는 특성을 가진 소재로 생산할 수 있게 해주는 과정이다.

씨아이에스는 전고체 배터리 소재와 장비,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용 건식 코터 개발 국책과제 총괄기관으로 선정돼 관련 소재 및 장비의 사업화를 위한 개발을 진행 중이다.

김준형 빅데이터뉴스 기자 k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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