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파마, 주가 급등…'위고비' 신드롬에 페노피브레이트 약품 부각

김준형 기자

2024-10-18 02:57:54

한국파마, 주가 급등…'위고비' 신드롬에 페노피브레이트 약품 부각
[빅데이터뉴스 김준형 기자]
한국파마 주가가 시간외 매매에서 급등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시간외 매매에서 한국파마 주가는 종가보다 6.33% 오른 2만1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파마의 시간외 거래량은 19만6685주이다.

'꿈의 비만약'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국내에 상륙하자마자 품귀 현상을 빚는 등 흥행 조짐을 보이면서 주식시장에선 비만 테마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국내 다수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비만 치료제 개발 및 기술 이전을 활발히 진행하는 가운데 위고비 흥행 돌풍과 서로 맞물리면서 비만 치료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고비 출시 다음날인 지난 16일 비만치료제를 개발하는 펩트론은 전 거래일 대비 24.68%(1만9300원) 급등한 9만7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펩트론은 지속형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미국 일라이 릴리와 14개월 동안 장기지속형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를 시작했다는 소식에 6거래일 만에 주가가 60% 넘게 급등했다.

이외에도 이날 나이벡(7.68%), 대원제약(6.43%), 한독(3.67%), 인벤티지랩(3.67%) 등 다른 비만 치료제 관련주도 강세를 나타냈다. 나이벡은 최근 핵심 파이프라인 'NP-201'의 비만치료제 적응증 확대에 대한 연구 성과를 발표했고, 대원제약은 지난 3월 마이크로니들 패치 비만치료제의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획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위고비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는 쥴릭파마코리아는 일부 병·의원 등에 위고비 공급을 개시했다. 쥴릭파마의 위고비 출하가격은 1펜(4주분) 당 37만2025원에 책정됐다.
다만 위고비는 세계적으로 품귀현상을 겪은 약물인 만큼 공급 물량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쥴릭파마코리아의 주문 사이트 서버는 쏟아지는 위고비 주문에 한 차례 마비된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위고비는 지난해 4월 식약처에서 품목 허가를 획득했으나 물량 확보 등의 문제로 출시가 1년 넘게 미뤄진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요 대비 물량이 많지 않아, 2~3차 유통업체에서 원하는 만큼의 물량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위고비는 글로벌 제약사인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약물의 비만체료제다. 국내에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모델 킴 카다시안 등이 이 비만치료제를 통해 체중 감량에 성공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포도당 의존적인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글루카곤 분비를 저해함으로써 허기를 지연시켜 체중 증가를 막는다. 임상 시험에서 위고비는 68주 투여 후 14.9% 감량 효과를 입증했다.
전문가들은 위고비의 국내 상륙으로 비만 치료제에 대한 열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에 비만 치료제 개발 기업들에 대한 임상 진행 등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야 한다는 조언이다.

전일 시간외 매매에서도 한국파마와 올릭스, 대화제약, 제넥신, 종근당바이오, 씨엔알리서치, 제테마, 동국제약 등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한국파마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페노피브레이트의 활성형인 페노피브릭산에 콜린염을 추가한 '페노코린'을 보유하고 있다. ‘페노코린’은 국내 최초 오리지널과 동일한 제형인 미니 정제를 함유한 캡슐 제형으로 한국파마에서 자체 생산 중이다.

페노피브레이트는 고지혈증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어 왔으나, 이번 연구 결과에 의해 심장 내 염증과 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새로운 기능이 확인됐다. 비만과 당뇨 관련 심부전 예방에 있어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릭스는 자체 발굴한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및 비만치료제 'OLX702A'의 호주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OLX702A는 인간 유전체 연구를 통해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설치류와 영장류 등 다양한 동물모델에서 지방간과 간섬유화 등에 대한 효력을 확인했고 인체에도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릭스는 특히 OLX702A가 GLP-1 계열 약물과 달리 식이 섭취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에너지 대사를 증진해 체중을 감량하는 기전이라 경쟁력이 높다 강조했다. 특히 위고비와 마운자로 같은 GLP-1 관련 약물과 병용으로 사용할 경우 시너지를 낼 수 있어 활용성이 뛰어나단 설명이다.

대화제약은 경구용 GLP-1 유사체 펩타이드 제제를 통한 당뇨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대화제약은 설치류 및 비설치류 반복독성시험 완료했으며 항비만 효력시험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넥신은 최근 반기보고서에서 GX-G6의 개발 상황을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제넥신이 개발하고 있는 GX-G6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와 비만 치료제로써 GLP-1(Glucagon-like peptide-1)에 hyFc 기술을 융합시켜 GLP-1 리셉터에 대한 작용제(agonist)로 역할하는 지속형GLP-1이다.

제넥신의 비만약은 지속형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그동안 비만치료제 개발 시장에서는 체중을 얼마나 많이 감소시키는가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1번 투약으로 약물 효능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제넥신은 "GX-G6는 GLP-1 수용체의 활성화를 통해 식사 후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췌장 외 작용으로 포만감을 촉진하고 위 배출을 지연시켜 체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종근당바이오의 마이크로바이옴 CDMO 사업은 신약 개발 기업들과 협력하며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종근당바이오는 비피도와 지놈앤컴퍼니와의 계약을 통해 암과 비만 치료제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씨엔알리서치는 혁신신약 전문개발 기업 뉴로바이오젠의 티솔라질린(Tisolagiline, 물질명 KDS2010)의 알츠하이머 치매 및 비만 적응증 치료제 임상2a상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다고 앞서 밝혔다. 씨엔알리서치는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알츠하이머 치매 및 비만적응증 임상2a상 IND 승인을 위한 Pre-IND 작업·심사도 진행 중에 있으며 한국에 이어 미국에서 순차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제테마는 비만치료제 신드롬의 수혜주로 꼽힌다. 비만 치료제를 통한 체중 감량 이후, 주름이 늘고 피부가 처지는 증상을 개선하는 메디컬 에스테틱 분야가 덩달아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제테마는 보툴리눔톡신 제제 개발기업이다.

동국제약은 1회 투여로 2~3개월간 약효가 유지되는 비만 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 마찬가지로 세마글루타이드를 주성분으로 한 장기지속성 주사제다. 동국제약은 현재 시험관 내 실험(In-vitro)에서 2~3개월간 지속가능한 개념 검증(Proof of Concept)을 확보하는 단계에 있다. 올해 전임상 진입을 목표로 한다.

김준형 빅데이터뉴스 기자 k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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