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도전하는 강신숙 Sh수협은행장…금융권 반응은 ‘글쎄’

최초 여성 행장 이어 최초 연임 타이틀 차지할까
연임 유력하다고 보기에는 아쉬운 '실적 및 성과'
남아 있는 하반기 통해 실적·성과서 반등 필요
외부 출신 행장 보다 내부 출신에 무게 실려

임이랑 기자

2024-09-10 16:23:17

강신숙 Sh수협은행장 [사진=Sh수협은행 제공]
강신숙 Sh수협은행장 [사진=Sh수협은행 제공]
[빅데이터뉴스 임이랑 기자]
강신숙 Sh수협은행장 임기가 오는 11월 만료된다. 강 행장이 Sh수협은행에서 '최초' 여성 은행장 이어 여성은행장 최초 '연임'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강신숙 행장의 연임에 대해 긍정적이기보다 부정적 시선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실적 부분에 있어서 그나마 성과를 거뒀지만, 지주사 전환이라는 목표와 조달구조 다각화 등에서 특별한 결과물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수협은행 차기 행장 공모에 강신숙 현 행장을 비롯한 6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행장 외 후보는 △신학기 수협은행 부행장 △박양수 수협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김철환 전 수협은행 부행장 △양제신 전 하나은행 부행장 △강철승 전 중앙대 교수 등이다.

실적·성과서 뚜렷한 결과물 없어 “하반기 반전 필요”

강 행장은 지난 2022년 11월 수협은행장으로 취임했다. 수협은행장 중 최초로 ‘여성’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하는데도 성공했다.

연임에 있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것은 그나마 실적이다. 강 행장이 본격적인 행보를 보였던 지난해 말 수협은행 영업이익은 약 344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375억원으로 같은 기간 15% 늘었다. 이는 수협은행 역대 최대 실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여세를 이어가지 못한 게 약점으로 작용한다.

올해 상반기 수협은행 당기순이익은 1857억원으로 전년동기(1876억원) 대비 1.0% 줄었다. 아직 하반기 실적이 남아 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고금리와 고물가 상황에서 가계, 기업 대출 수요가 줄어들어 이자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연체율과 부실자산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지주 회사로 전환의 실패와 M&A 부분에서 성과가 없다는 점도 연임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강 행장은 취임 당시 자산운용사 인수를 통해 지주사 체제를 출범 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성과가 없다. 마찬가지로 지주사 전환을 위해 M&A 추진실을 설치하며 사업을 확장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시장 상황, 부동산 PF 사업장 구조조정에 발목이 잡혔다.
조달구조 개선 결과도 아쉽다. 앞서 강 행장은 저원가성예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비중을 늘려 조달구조를 개선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강 행장은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예·적금 중 저원가성예금 비중은 26.8%로 전년대비 0.3%p(포인트) 감소했다.

수협은행의 올해 상반기 예금 규모는 지난해 말 대비 5000억원이 줄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가상자산 거래소와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맺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은 없지만 이 방안은 특정금융정보법 시행에 맞물려 금융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내부통제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수협은행 김포한강지점에서 근무하던 50대 직원 A씨가 지난 2021년부터 최근까지 대출 서류를 조작해 고객 돈을 횡령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A씨는 전 근무지인 마포지점에서도 2017년부터 3년 동안 비슷한 수법으로 횡령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져 수협은행의 내부통제에도 균열이 존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월에 있었던 자체점검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을 적발해 현재 A씨를 직위해제하고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상태다. 자체점검 당시 횡령 금액은 3000만원이었지만 조사 과정에서 금액은 억대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역대 수협은행장 중 연임을 한 행장이 없다는 것도 변수다. 수협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행추위)가 독특한 방식으로 구성된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행추위는 △금융위원회 △해양수산부 △기획재정부로 구성된 정부 측 위원 3명, 수협중앙회 측 위원 2명으로 구성됐다.

특히 과거부터 정부 측 위원들과 수협중앙회 측 위원들의 입장 차가 커 파행을 거듭해 왔다. 지난 2017년 수협은행 행장 선임 당시 정부와 수협중앙회 간 의견 차이로 행장 자리가 무려 6개월 동안 공석이었다.

이같은 사례를 놓고 봤을 때 강 행장의 연임은 어려울 것이라는 데 목소리가 집중된다. 금융권에서는 행추위 위원장 4명 이상 찬성을 받아야 하는 데다 올해 하반기가 남아 있지만 현재까지 눈에 띄는 성과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강 행장은 수협중앙회에서 다양한 직책을 거치며 경험을 쌓았다”며 “수협중앙회와 협의를 통해 주요 이슈를 논의했고, 수협중앙회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수협중앙회와의 소통도 중요하지만 수협은행장은 정부 측 위원의 입김도 무시할 수 없다”며 “금융지주 회사 전환과 같은 주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점은 연임에 있어 불확실성을 증대시켰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신학기 수석부행장, 박양수 리스크관그룹 부행장, 김철환 전 부행장).내부출신으로 분류되는 Sh수협은행장 후보군 [사진=Sh수협은행 제공]
(왼쪽부터 신학기 수석부행장, 박양수 리스크관그룹 부행장, 김철환 전 부행장).내부출신으로 분류되는 Sh수협은행장 후보군 [사진=Sh수협은행 제공]
6명 후보자 중 ‘내부 출신’ 행장에 무게추 기울어

강 행장을 제외한 후보군을 놓고 일각에서는 ‘내부 출신’이 차기 대권을 잡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내부 출신 후보자로는 △신석기 수석부행장 △박양수 부행장 △김철환 전 부행장 등이 있다.

이 중 신 수석부행장은 강 행장 연임에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손꼽힌다. 앞서 신 수석부행장은 첫 수협 내부 출신 행장이었던 김진균 전 행장 재임 시절인 2020년 12월 수석부행장에 임명됐다. 강 행장이 취임하면서도 수석부행장 자리를 유지하며 그 능력을 인정 받았다.

따라서 신 수석부행장은 내부 출신 은행장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수협은행의 경영전략그룹을 이끌며 비은행 자회사 인수합병(M&A) 업무를 맡고 있다. 이는 수협은행의 기존 경영 전략과 비전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어 적임자라는 분석이다.

또한 △기업고객팀장 △인계동지점장 △고객지원부장 △리스크관리부장 △심사부장 전략기획부장 △남부광역본부장 등 다양한 직책을 역임하며 폭 넒은 경험을 쌓은 것도 향후 수협은행장으로 선임됐을 때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해석이다.

박양수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도 신 수석부행장 못지 않은 경험과 능력을 갖췄다. 박 부행장은 △비산동 △방화동 △연남동 △여의도 등 수협은행 내 여러 지점에서 지점장을 역임하며 현장 영업의 ‘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22년 12월부터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에 임명되며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금융권에서는 박 부행장이 수협은행장에 취임할 경우 리스크 관리에 있어 상당한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철환 전 부행장은 지난 2020년과 2022년 수협은행장을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한 ‘삼수생’이다. 두 차례 실패의 맛을 봤지만 이러한 경험이 은행장으로서 준비하는데 도움이 됐을 것이란 평가다.

김 전 부행장의 가장 큰 무기는 풍부한 재무 경험이다. 수협중앙회에서 △자금부장 △영업부장 등을 역임했고 수협은행에서는 △여신지원그룹 부행장 △기업그룹 부행장 등을 지냈다. 뿐만 아니라 1990년 수협중앙회에 입사하여 30년 이상을 수협에서만 근무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같은 내부 출신 후보인 신 수석부행장과 박 부행장과 비교해 현직 인사가 아니라는 부분이 최대 단점으로 지목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내부통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수협은행의 행장 선임에 있어서 내부통제 즉, '조직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지'가 주요한 평가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부 출신이 유력하다고 보는 배경에는 직원들로부터 받는 신뢰를 무시할 수 없다”며 “이러한 직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조직의 강점과 약점도 알고 있어 리스크 관리에 있어서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수협은행의경영 전략과 비전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이를 추진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외부출신과는 관점 차이가 존재할 것”이라며 “금융당국와 수협중앙회의 관계에 있어서도 내부 출신이 훨씬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첨언했다.

임이랑 빅데이터뉴스 기자 lim625@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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