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동양·ABL생명 인수 결의...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 미지수

최근 1년 이내 기관경고·3년 이내 시정·중지명령, 업무정지 이상 제재 조치 이력 없어야
은행 의존도 개선 등 주주가치 제고 기대

양민호 기자

2024-08-28 11:56:03

사진=우리금융그룹 전경
사진=우리금융그룹 전경
[빅데이터뉴스 양민호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마침내 숙원 사업인 보험업 진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전격 결정하며 증권에 이어 보험까지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 하지만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등으로 인해 금융당국의 까다로운 대주주 적격성 심사라는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28일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결의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총 인수 금액은 1조5493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딜이다. 이로써 우리금융은 은행, 증권에 이어 보험까지 3대 축을 갖춘 명실상부한 종합금융그룹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동양생명은 국내 22개 생보사 중 수입보험료 기준 6위 대형 보험사로서 2023년 총자산 33조원, 당기순이익 3000억원 규모를 시현하는 등 안정적인 이익창출력을 보유하고 있다. ABL생명은 업계 9위 중형 보험사로서 2023년 총자산 17조원, 당기순이익 800억원 규모를 시현했으며 특히 자산운용 역량이 우수하다는 평이다.

특히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는 우리금융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비은행 부문 강화를 통한 수익 다각화는 우리금융 핵심 과제였고, 보험업 진출 등은 그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이달 초 출범한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보험업 진출을 통해 고령화·1인가구 증가 등 변화하는 사회 트렌드에 맞춘 상품 개발 및 서비스 제공도 가능해졌다.

하지만 이러한 바람이 순탄치 많은 않다는 것이 업계 전반적인 평가다.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적정 대출 사건이 현재진행형인 만큼,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의 지배구조 및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한 면밀한 검증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금융감독원은 손 전 회장 친인척의 불법 대출을 현 우리금융 경영진이 파악하고도 금융당국 보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재검사에 착수했고, 검찰은 지난 27일 압수수색까지 진행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려면, 금융회사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은 최근 1년 이내에 기관경고를 받거나, 최근 3년 이내에 시정명령, 중지명령, 업무정지 이상의 제재 조치를 받은 이력이 없어야 한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번 SPA 체결은 보험사 인수를 위해 첫 단추를 끼운 것”이라며 “최종 인수까지는 금융당국의 승인 등이 남아있는 만큼 앞으로 심사절차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양민호 빅데이터뉴스 기자 ym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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