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술은 AI가 설비를 직접 조작하는 이른바 ‘자동운전’이 가능하다. SK에코플랜트가 이번에 소각로 및 수처리시설에 적용한 AI 역시 운전자의 판단이나 개입이 필요 없다. AI가 현재 상황에 맞는 조작 방법을 판단하고 수행하기 때문이다. 기존 AI는 AI가 운전자에게 적절한 조작 방안을 제시했다.
새로운 AI 적용으로 운영 효율성 제고 효과도 기대된다. 수처리시설은 수질정화용 미생물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송풍기로 산소를 공급한다. 24시간 운영되는 특성상 송풍기 강도를 매번 조정하기 어려워 상향 출력해 과잉 운영되는 경우도 많았다. 수처리 업계에 따르면 송풍기 가동에 사용되는 전기의 양은 수처리시설에서 소비되는 전력 중 30~40%를 차지한다.
이러한 문제 개선을 위해 SK에코플랜트는 하루 최대 7만㎥의 폐수를 처리하는 시설에서 자체 테스트를 진행했다. 미생물 반응으로 폐수를 정화하는 생물반응조와 폐수에 부유물질을 약품과 반응시켜 제거하는 가압부상조에 해당 AI를 적용, 올해 2월부터 7월까지 6개월여간 자동운전을 시행했다.
그 결과 AI를 적용하지 않았던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2년 8개월 기간과 비교해 평균 송풍기 에너지사용량이 약 37.2% 줄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AI가 송풍기 운전 설정값을 제공하고, 이를 참고해 사용자가 운전을 한 경우 에너지 절감 효과 약 20%보다도 개선된 수치다. 약품 투입량도 유의미한 절감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AI 적용 전 데이터 약품 투입량 대비 AI 자동 운전 후 약품 투입량은 25.3% 줄었다.
폐기물을 태울 때 소각로 내 온도 편차를 줄여 불완전연소로 유해물질 발생량이 증가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도 AI 기술이 활용된다. 센서가 실시간으로 온도, 오염물질 발생량 등을 모니터링하면 AI가 데이터를 분석해 적정량의 폐기물을 투입하거나 송풍량을 조절하는 식이다.
기존에 폐기물 투입 여부를 가이드하던 AI는 이번 고도화로 운전자가 폐기물을 소각로 호퍼 위에 가져다 두기만 해도 스스로 판단해 폐기물을 투입한다. 소각 효율을 높이기 위한 송풍량 조절도 스스로 조작한다. 현재 SK에코플랜트 산하 자회사 소각시설 1곳에 AI를 적용했고 연내 추가로 1군데에 더 적용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AI 적용으로 소각시설의 주요한 제어 기능인 폐기물의 투입 여부와 송풍량 조절을 AI가 자동으로 수행하게 된다”며 “오염물질 배출량 저감, 에너지 생산량 증대 등 효과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러한 AI·디지털전환(DT) 중심의 환경사업 고도화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환경사업 매출액은 776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4.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364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AI 기반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모듈 기업 에센코어(Essencore), 반도체 산업용 가스 기업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등 2개 기업의 자회사 편입을 추진 중이다. 환경사업 고도화를 통해 축적된 AI 기술과 함께 반도체 분야 사업 포트폴리오가 더해져 AI 중심 밸류체인이 더욱 강화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세호 SK에코플랜트 플랫폼 사업담당 임원은 “자동차만큼 우리 삶의 필수 재화인 소각·수처리시설 역시 시대에 맞춰 기술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환경시설들이 기존 이미지를 벗어나 선호시설로 인식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고도화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지용 빅데이터뉴스 기자 kjy@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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