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ROE 1위 ‘질주‘...한국투자증권 순이익 성장률 ‘우뚝‘

10대 증권사 연결기준 평균 ROE 10.81%...전년比 5.9%↑
키움증권 ROE 18.03%...자사주 소각으로 ROE 상승 추세 전망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방긋’...증권업, PF 우려도 ‘해소’ 기대

양민호 기자

2024-08-20 11:54:39

올해 상반기 국내 대형증권사들의 수익성이 지난해와 비교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 각사
올해 상반기 국내 대형증권사들의 수익성이 지난해와 비교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 각사
[빅데이터뉴스 양민호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대형증권사들의 수익성이 지난해와 비교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난 해외주식 투자자가 증권사들의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기준 금리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하반기에도 우호적인 영업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리테일(소매금융) 강자인 키움증권(18.03%)이 1위를 차지했으며, IB 강자로 평가받는 한국투자증권(16.97%)도 브로커리지, WM, IB 모두 두각을 나타내며 고수익성을 지속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 3422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10대 증권사 순이익 1위를 달성했다.

◆증권사 수익성, 1년 만에 6% 증가...해외주식·IB 효과 ‘톡톡’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가 제출한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10대 증권사 연결기준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81%로, 전년동기 대비(4.83%) 보다 5.98% 높아졌다. ROE는 기업의 당기순이익을 평균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자기자본 활용 효율성을 나타내는 핵심 수익성 지표이다. 특히 증권사의 경우 ROE는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로 활용된다.

국내 증권사들의 수익성 증가 중심에는 해외 증시 거래대금 확대에 따른 리테일(소매금융) 사업 회복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와 자산관리(WM) 등 수수료 이익이 늘며 수익성이 확대됐다.

실제로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들은 올해 2분기 괄목할 만한 실적을 달성하며, 당기순이익이 1조877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924억원) 대비 57.4% 증가했다.

올 상반기 ROE 순위를 살펴보면, 리테일(소매금융) 강자인 키움증권(18.03%)이 1위를 차지했다. 올 2분기 연결기준 232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74% 늘어난 수치다.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순이익 4770억원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2분기 키움증권의 위탁매매 점유율은 국내주식 30.5%로, 전분기대비 1.0%p(포인트) 상승했고, 해외주식 점유율도 33.9%에 달했다. 이에 따른 해외주식 시장거래대금은 전분기대비 3.6% 늘었다. IB(기업금융) 부분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부동산 PF 관련 딜 수익은 474억원으로, 지난해동기 (186억원) 대비 150% 이상 급증했다.
키움증권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결정함에 따라 ROE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증권은 지난 14일,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자사주 35만주를 취득하고 소각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자사주 취득 기간은 16일부터 11월15일까지다. 소각 예정일은 2025년 3월이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부터 매일 1만주씩 신청 및 체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에도 균등하게 매입할 경우 10월11일에 조기 종료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자사주 소각은 발행 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EPS가 높아지면 ROE도 자연스럽게 상승하게 된다.

IB 강자로 평가받는 한국투자증권(16.97%)도 브로커리지, WM, IB 모두 두각을 나타내며 고수익성을 지속했다. 올해 2분기 순이익은 342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5% 늘어나며. 10대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에 대해 PF(부동산파이낸싱) 리스크가 정점을 지나고 있어 저평가 업종 내 밸류에이션 갭 축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저평가 매력도 지속될 것이란 평가다.

삼성증권(14.7%)이 리테일과 WM 조화를 이뤄내며 3위를 기록했다. 상반기 잠정 영업이익은 6708억원으로 지난해동기대비 23.7% 증가했으며, 순이익 역시 5110억원으로 26.4% 늘었다. 운용손익과 금융수지 수익이 증가했고 해외주식 거래 증가에 수탁수수료수익도 늘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자산 1억 원 이상을 보유한 HNWI 고객의 자산 규모는 319.7조원으로, 전 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11.4% 증가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11년 연속 두 자릿수 ROE를 기록하고 있는 메리츠증권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이 1조3275억원으로 지난해동기대비 12.5% 증가했다. 2분기 순이익도 73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7% 증가했는데, 이번 실적은 반기 기준, 분기 기준 모두 사상 최대 기록이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각 사 반기 실적 취합.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각 사 반기 실적 취합.

향후 대형증권사의 하반기 수익성 전망도 밝은 편이다. 최근 출렁였던 증시 거래대금이 다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고,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반영되며 증권 업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자비용률이 낮아져 그동안 가장 우려했던 PF 회복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고금리가 장기화될수록 경기에 대한 우려는 점점 가중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이미 시장금리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기준금리가 인하를 거듭한다면 시장금리는 더욱 크게 하락할 것이기 때문에 증권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민호 빅데이터뉴스 기자 minoy@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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