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신고서는 기업이 유가 증권을 발행하기 전에 증권 관리 위원회에 제출하는 서류로, 수리한 날로부터 일정한 기간이 경과해야 모집이나 매출을 할 수 있다. 증권신고서 제출 요구를 받은 회사는 3개월 이내에 내용을 수정한 정정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두산, SK등 상장회사들이 계열사간 합병 및 분할 등 기업구조 재편을 하고 있다. 기업구조 재편 시 일반주주 보호를 위해 중요 정보인 증권신고서에 핵심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내 회사의 경우 매우 추상적으로 작성하고 있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의 IPO와 최근 이어진 기업 합병 과정은 소액주주의 가치 훼손을 넘어서, 기업과 주주 간의 기본적인 약속을 무시하는 대주주 만을 위한 행위로 비친다는 투자자들의 원성을 샀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24일 두산로보틱스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증권신고서'와 관련해 정정을 요청한 것이다.
두산은 지난 11일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흡수합병 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두산은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주식 교환 비율을 1대 0.63으로 산정한 바 있다.
두산의 소액주주들은 자회사 두산로보틱스의 상장으로 인해 발생한 지분 가치 상승으로, 두산 대주주는 상당한 이득을 봤으나, 소액주주에게는 막대한 손실을 가져왔고 IPO 과정에서 두산로보틱스의 실질적인 경영 성과는 과대 평가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두산로보틱스의 주가가 두산밥캣 대비 고평가돼있다. 두산밥캣의 매출은 9조가 넘으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1, 매출액 대비 주가비율(PSR)은 0.51이다. 반면, 두산로보틱스의 매출은 530억 원에 불과하며, PBR은 17.41, PSR은 98.76에 달한다.
금감원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에 대해 두산그룹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신고서 정정 요청을 했으니 보완해서 수정사항에 대해 재공시할 것"이라며 "합병 비율은 조정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국내 그룹사의 구조개편에 이번 금감원의 정정 요청서가 브레이크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한시은 빅데이터뉴스 기자 hse@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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