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드림라이너 ‘보잉 787-10’ 운항 개시

강지용 기자

2024-07-22 13:10:00

대한항공 B787-10 /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B787-10 / 사진=대한항공 제공
[빅데이터뉴스 강지용 기자]
대한항공(003490)은 향후 차세대 기단의 한 축을 맡을 ‘보잉 787-10’을 도입하고 오는 25일 인천발 일본 도쿄 나리타행 노선에 첫 투입한다고 22일 밝혔다. 대한항공은 이번 1호기 도입을 시작으로 오는 2027년까지 총 20대의 787-10 항공기를 운용할 계획이다.

787-10 기종은 최첨단 기술이 집약돼 있어 현존하는 보잉 항공기 중 가장 진보한 모델로 평가받는다. 연료 효율이 높고 탄소 배출량이 적은 친환경 항공기로도 불린다.

787-10 차세대 항공기는 기존 항공기 동체를 만들 때 사용하던 알루미늄 합금 대신 탄소복합소재를 적용해 무게는 줄이고 내구성을 높였다. 그 결과 기존 동급 항공기보다 좌석당 연료 소모율이 20% 이상 개선됐고 탄소 배출량 또한 20% 이상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기내 기압도 비교적 높아졌다. 고강도 탄소 섬유 강화 플라스틱 소재로 동체를 제작해 기체 내외의 기압차를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항공기의 순항 중 기내 기압이 고도 8,000피트 이하 수준인 반면, 787-10은 고도 6,000피트 이하 수준이다. 이는 한라산 정상(고도 6,388피트)보다 지상에 가까운 기압인 만큼, 승객들이 더욱 편안한 비행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대한항공은 내다봤다.

날개 끝에는 와류를 방지하기 위해 공기 역학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레이키드 윙 팁’을 장착했다. 운항 중 공기 저항을 줄여 항공기가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게 하는 동시에 연료 효율을 높였다.

엔진은 제너럴일렉트릭(GE)사의 첨단 엔진인 GEnx-1B74/75이 장착됐다. 엔진 덮개 뒤쪽에는 물결무늬를 닮은 셰브론 노즐이 적용됐다. 독특한 모양의 엔진 덮개 디자인이 엔진 후류로 인한 소음을 크게 줄였다.

787-10의 동체 길이는 68.3m로 보잉 787-9 대비 5m 가량 늘었다. 이에 따라 787-9보다 승객과 화물을 15% 더 수송할 수 있다. 다만 최대 운항 거리는 1만1,175㎞로 787-9 대비 1,400㎞ 정도 짧다. 동체가 5m 가량 길어지며 장착 좌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787-9은 장거리 노선에 적합하고 787-10은 여객 수요가 많은 중·장거리 노선에 전천후 활용이 가능하다.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스위트 2.0 /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스위트 2.0 /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787-10 좌석의 경우 프레스티지클래스 36석, 이코노미클래스 289석 등 총 325석으로 구성됐다.

최초로 선보인 프레스티지클래스 좌석 ‘프레스티지 스위트 2.0’은 조각보 패턴 등 한국 전통의 아름다운 무늬를 살려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조선시대 백자에서 영감을 받은 크림 컬러, 놋그릇을 연상케하는 금빛으로 따뜻하고 우아한 실내 분위기를 더했다. 푸른빛이 도는 차콜색과 블랙 컬러도 활용했다.

승객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할 수 있는 디자인은 가장 큰 강점이다. 사실상 독립된 공간으로 이뤄져 있으며, 좌석 위쪽은 개방해 답답하지 않게 했다. 좌석 등받이를 180도 눕혀 침대처럼 활용할 수 있다.

좌석 시트 길이는 기존보다 길어진 78인치(약 198㎝)이며 좌석 간 간격은 46인치, 좌석 너비는 21인치로 넉넉한 공간을 갖췄다. 팔걸이 옆 개인용 공간을 확장해 편의성도 높였다. 컵을 놓을 수 있는 테이블과 개인 물품 보관함, 휴대전화 무선 충전기, 220·110V 겸용 콘센트, 2개의 고속 USB-C 포트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이코노미클래스는 대한항공 ‘뉴 이코노미’ 좌석을 3-3-3 배열로 적용했다. 선명한 색감의 짜임 패턴이 주는 색다른 분위기가 특징이다. 좌석 등받이를 최대 120도까지 젖힐 수 있고 다양한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는 머리 받침대가 있어 편의성을 높였다. 좌석 간 거리는 32인치, 시트 너비는 17.2인치다.

프레스티지클래스 모니터는 다른 기종의 일등석에 버금가는 24인치이며 블루투스 오디오 기능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이코노미클래스는 타 기종보다 약 2인치 늘어난 13인치 모니터가 설치됐다. 프레스티지클래스와 이코노미클래스 모니터 모두 4K 해상도를 지원한다.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도 제공한다.

대한항공 ‘뉴(New) 이코노미’ /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뉴(New) 이코노미’ / 사진=대한항공 제공
이번 787-10에는 대한항공이 직접 제작한 동체 부품이 적용됐다. 해당 부품은 항공기 꼬리 부분에 장착하는 후방 동체 ‘애프터 바디’, 날개 끝 장치인 ‘레이키드 윙 팁’, 좌우 날개 아래 구조물인 ‘플랩 서포트 페어링’이다. 이들 부품은 모두 부산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에서 제작한다.

대한항공은 긴 운항 거리와 차별화된 좌석, 높은 연료 효율 등의 특징을 가진 787-10을 핵심 수요 노선에 투입해 전략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우선 787-10 1호기를 국제선 단거리 노선에 투입해 안정화 작업을 거친 뒤 캐나다 밴쿠버 노선에 활용할 계획이다. 밴쿠버는 캐나다 서부에 위치한 관문 도시로 한국과 캐나다간 여행 수요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에서의 환승 수요도 많다. 향후 대한항공은 미주 서부와 유럽 등 수요가 견조한 노선에 787-10을 투입할 방침이다.

강지용 빅데이터뉴스 기자 kjy@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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