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이름에 지명이 들어간 식물종은 우리나라에는 많지 않다. 이 중 흑산도비비추는 1989년 발표된 한국특산종이며 신안의 흑산도, 홍도, 장도, 가거도에 자생하는 비비추의 일종으로 잎은 반들반들하여 광택이 나며, 예쁜 보라색의 꽃이 핀다. 신안군은 흑산도비비추처럼 식물 이름 속 지명과 관련 있는 식물종을 홍보하기 위해 자은도 신안자생식물뮤지엄에 신안지명 들어간 자생식물을 홍보하는 전시 공간을 마련해 두고 있다.
한 나라나 특정 지역의 기후 환경에 적응하여 살고 있는 식물을 ‘토착식물’ 또는 ‘자생식물’이라고 한다. 자생식물의 중요성은 한 장소에서 오랜 세월 동안 기후의 변화는 물론 질병에 저항하며 살아남은 그들만의 귀중한 유전정보를 축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안에는 자생식물이 1,878종이 서식하는 생물다양성이 높은 지역으로서 유네스코생물권보전지역뿐만 아니라 신안갯벌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신안지명이 들어간 자생식물을 자세히 알려면 자은도 신안자생식물뮤지엄에서 관람할 수 있다. 2021년 개관한 이 뮤지엄은 신안 자생식물을 전시, 보전, 관리하는 공간으로, 20개의 주제별로 신안과 연계된 자생식물의 이야기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고 체험하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신안군에는 신안지명 들어간 자생식물이 가거누운끈이끼, 가거꼬리고사리, 가거애기닥나무, 가거개별꽃, 가거양지꽃, 흑산가시나무, 홍도까치수염, 홍도서덜취, 홍도고들빼기, 가거줄사초, 흑산도비비추, 홍도원추리, 신안새우난초, 다도새우난초가 있다. 이 중 신안군에만 자생하는 멸종위기종 신안새우난초는 특히 주목받고 있다.
신안새우난초는 새우난초 속의 식물로, 다른 종에 비해 꽃이 비교적 크고 다양한 색상을 띠는 아름다운 식물이다. 그러나 많은 애호가에게 남획의 대상이 되어 개체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 특히 신안새우난초는 생육 지역이 국내 신안에만 국한되고, 생육 미기후 등이 민감하여 멸종에 취약하다.
신안군과 2021년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보전․관리를 위한 업무협약을 추진한 국립생태원에서는 신안새우난초 종자 발아 및 증식에 최초 성공하였으며, 이에 따라 대체서식지의 조성을 통한 서식지 내․외의 다양한 복원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신안군은 이를 주제로 ‘신안 멸종위기종’ 기획전시를 4월 27일부터 3개월간 자은도 신안자생식물뮤지엄에서 개최한다. 이 기획전시는 신안 멸종위기종 실태와 보호 의미를 알리는 전시기획을 준비 중이다.
신안군 관계자는 “2022년에 개정한 우리나라 멸종위기 야생생물 수는 수달 등 총 282종에 달한다”라며 “이번 기획전시를 통해 신안에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생물을 알아가고 그들을 보호할 방법을 함께 찾아가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신안군은 자생식물의 보전과 관리에 앞장서고 있다. 이를 통해 신안새우난초와 같은 멸종위기종이 다시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고자 한다.
박경호 빅데이터뉴스 기자 pk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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