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도장공정서 저온 경화기술 개발…"탄소 1.6만 톤 절감"

강지용 기자

2023-08-30 09:59:35

기존 G80 차량(왼쪽)과 저온 경화 기술을 시험하기 위해 만든 G80 시험차 /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기존 G80 차량(왼쪽)과 저온 경화 기술을 시험하기 위해 만든 G80 시험차 /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빅데이터뉴스 강지용 기자]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도장 공정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탄소배출 저감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도장 기술을 공개했다고 30일 밝혔다.

현대차는 기존 140℃에서 20분 동안 이뤄지던 상도 경화 공정을 90℃에서 20분 동안 진행하면서도 동일한 도장 품질을 유지하는 도료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기존 도료에는 약 140℃ 이상에서만 경화되는 멜라민이 함유됐다. 이번 개발한 도료에는 멜라민 대신 90℃ 이상에서 경화되는 이소시아네이트 성분을 적용했다.

50℃나 더 낮은 온도에서 경화되는 새로운 도료 활용으로 온도를 과도하게 높일 필요가 없어지게 됨에 따라 생산과정에서의 에너지 소모를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도장 공정은 자동차 제조 공정 가운데 가장 많은 에너지(약 43%)를 사용하고 그에 따른 탄소 배출도 가장 많은 공정으로 꼽힌다. 이번 도료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이 부문에서 탄소 배출과 가스 사용량을 각각 40%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현대차는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 기술을 국내외 모든 현대차 공장에 적용하면 한 해 동안 자동차 제조 공정 중 배출되는 CO2 중 1만 6,000여 톤을 저감할 수 있다. 이는 소나무 2백 만 그루, 면적 기준 1,600만m2 산림에 해당되는 탄소량으로, 현대차는 이를 통해 환경문제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온 경화 기술은 탄소 저감뿐만 아니라 도장 품질 향상에도 큰 효과를 도모할 수 있다.

기존 고온 경화 공정에는 차체와 재질이 다른 플라스틱 범퍼나 휀더 등은 적용하기 어려워 협력사에서 도장된 채로 받아서 조립했지만 저온 경화 공정을 적용하면 복합재로 이뤄진 부품도 한 번에 도장 및 경화가 가능하다.

따라서 차체와 범퍼, 휀더 등의 색상이 달라지는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다양한 재질이 적용될 목적기반모빌리티(PBV)나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모빌리티의 도장에도 광범위하게 기술이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울산 5공장에 이 기술을 시범 적용해 제네시스 G80 차량을 시험 생산했으며 지속적으로 운행 및 모니터링하면서 기술의 본격 적용 가능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한 저온 경화 기술은 현대차가 단순히 차량을 판매한다는 개념을 넘어 차량의 생산 단계에서부터 만들어낼 수 있는 가치를 고려한 기술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도장 공정에서 에너지 소모를 획기적으로 저감하는 기술 개발을 통해 현대차의 2045년 탄소중립 목표에 한 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지용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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