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송재용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와 이지환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학과 교수는 ‘SK이노베이션의 40년 R&D 경영’을 공동 분석한 결과다. 두 교수는 지난 28일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29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교수들은 R&D 경영이 단기적으로는 원유의 안정적이 공급원이 없는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정유기업 경쟁력을 갖게 했을 뿐 아니라,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정유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확보한 다양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화학, 바이오 및 윤활기유, 분리막, 배터리 등 현재 SK이노베이션 계열의 핵심 사업을 개발하고 사업화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고, 이를 기반으로 독립경영까지 가능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이 같은 경쟁력이 SK이노베이션이 미래형 그린에너지와 소재 기업으로 대 전환하는데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었다며, 강력히 추진 중인 ‘올 타임 넷제로(All Time Net Zero)’ 방향의 파이낸셜 스토리 완성은 물론 미래 가치를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교수들은 SK이노베이션만의 독특한 R&D 경영 모델인 ‘SKinnoWay R&BD’를 도출하고 이를 4E, 즉 경영철학과 도전(Entrepreneurship), 기존사업 경쟁력 강화(Exploitation), 미래형 신사업개발(Exploration) 및 기술역량(Expertise) 등으로 만들어진 혁신모델을 제시했다.
교수들은 ▲제품 품질, 원가 경쟁력 강화 ▲ 공정개선 및 최적화 ▲촉매/합성/분석등의 공통역량 축적 등에서 뛰어날 뿐 아니라, 사업개발, 즉 Business Development를 주력으로 하는 R&BD 구조를 갖고 있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적 우위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구조로 만들어진 배터리, 분리막, 윤활기유, 넥슬렌, 신약개발(지금의 바이오사업) 등이 대표적인 사업들로, 현재 SK이노베이션과 SK그룹의 중요한 기업가치를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SK이노베이션의 R&BD 경영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로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R&D를 이끌어가는 강력한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로 최종현 선대회장이 유공인수 직후 R&D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종합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 선언(’82)에 이어 기술개발연구소를 설립(‘83)한 것을 예로 제시했다. SK이노베이션의 R&D 경영 40주년은 이를 기점으로 산정한 것이다.
또한 교수들은 최태원 회장은 "R&D는 미래의 희망이며, 기술도약 없이는 사업의 도약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며 "석유에너지에서는 못했지만, 그린 에너지에서는 글로벌 톱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R&D경영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장시간 투자를 필요로 하는 연구개발은 대를 이어 일관성 있게 진행됐다며, 선대회장 때 시작된 배터리 사업(1983년), 바이오 사업(1989년)은 최태원 회장이 진두지휘해 현재 SK그룹의 핵심 미래사업인 BBC(배터리, 바이오, Chip-반도체)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교수들은 SK이노베이션이 회사 경영법이자 기업문화인 SKMS와 수펙스추구법에 MPR 운영법을 적시하고, 이를 기업경영에 강력하게 반영함으로써 R&D가 항상 핵심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MPR은 영업(Marketing), 생산(Production) 및 R&D(R)를 일컫는 용어로, R&D가 생산과 영업과 늘 함께 움직여서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1989년 만들어진 SK만의 독특한 경영법이다. 이 경영법은 1995년 MPR/S/T(MPR, S-Staff, T-Top), 즉 지원부서와 최고경영층이 혼연일체가 되어야 한다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교수들은 분석을 마무리하며 SK이노베이션은 New Identity인 ‘Green Energy & Materials Company’ 완성을 위한 핵심 실행방안으로 R&BD 경영 강화를 선택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는 그동안 축적한 기술 및 사업화 역량과 경험에 기반한 전략적 방향성으로 풀이되고 이를 실질적으로 견인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제도, 조직 운영 시스템, 문화 혁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래형 그린 에너지와 소재 사업의 경우 글로벌 협력이 그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SK이노베이션 R&D가 갖고 있는 R&BD 역량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미국 첨단기술의 상징인 실리콘밸리에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한 것은 이미 그 역할을 시작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SK이노베이션의 미국 R&D거점 확보는 1989년 미 동부에 바이오 사업을 위해 설치한 이래 두 번째이다.
이 밖에도 SK이노베이션은 2021년부터 기술혁신연구원을 환경과학기술원으로 명칭을 바꾸고, SK이노베이션 계열 연구인력을 대폭 확충해 2016년 말 대비 3배 수준인 약 1,800명을 확보하고 있다. 이와 함께 환경과학기술원의 기술전략그룹을 전사 포트폴리오 부문 조직과 연결하는 조직을 구성함으로써 전사적인 신규사업 개발역량을 확충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이끌었다고 전했다.
이 프로젝트를 주관한 송재용, 이지환 교수팀은 “SK이노베이션이 지난 40년의 R&D 경영 통해 차별적 우위를 확보하고 성장해 온 것을 넘어, 새로운 40년은 고유의 새로운 정체성 창출하며 미래 기업가치를 증진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이성준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은 “이번 프로젝트 결과로 R&D경영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가 계속 커져 왔음이 확인된 만큼, 혁신적 R&D 추진 및 지속적인 제도·시스템·문화 혁신을 통해 ‘All time Net Zero’ 완성하면서 그린 에너지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성장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지용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