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는 조선왕조실록과 태조 어진 등을 안전하게 지켜냈던 역사를 기억하고 이를 이안한 안의·손홍록 선생을 기리기 위해 조형물을 설치했다고 23일 밝혔다.
조선왕조실록은 태조부터 철종까지 472년 역사를 편년체로 기록한 역사서이다.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하기 전 조선왕조실록은 한성 춘추관·성주·충주·전주 사고 등 전국 4개 사고에 나눠 보관했다. 하지만 1592년 4월 14일 전쟁 발발 후 전주 사고를 제외한 다른 사고는 모두 소실됐고 전주 사고에 보관중인 실록도 소실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에 정읍에 살던 선비 안의와 손홍록은 1592년 6월 22일(당시 음력 기준) 마을 사람 20여 명과 함께 전주 사고에 보관돼 있던 실록을 내장산 용굴암으로 옮겼고, 이후 더욱 험준한 은적암, 비래암 등으로 옮겨가며 1년여 간 안전하게 지켜냈다.
또한, 조선왕조실록이 익산, 아산, 인천, 강화까지 옮겨질 때도 사재를 털어 동행하며 조선왕조실록을 보호했다. 두 선비는 이 과정을 '임계기사(전북 유형문화재)'라는 기록으로도 남겼다.
전쟁이 끝난 후 조정은 전주사고본을 모본 삼아 복본해 춘추관·마니산·태백산·묘향산·오대산 사고 등 더 안전하고 깊은 산중에 보관했다.
조선왕조실록은 1999년 훈민정음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이에 대해 한 역사학자는 “조선 전기 200년 역사의 단절을 막았던 두 선비의 업적은 10만 대군을 물리친 공에 버금가는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정읍시 관계자는 “기록문화재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 안의·손홍록 선생을 비롯한 선조들의 숭고한 업적을 기리기 위해 조형물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박경호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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