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철의 펀치펀치] 대통령 지지율 41%와 36%, 어떤 게 진짜일까

2022-12-19 10:40:23

문인철 논설위원
문인철 논설위원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41%는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다. 36%는 갤럽이다. 리얼미터 조사는 매주 월요일 발표된다. 갤럽은 매주 금요일이다. 같은 12월 3주차 결과인데 발표일이 다른 것은 조사 기간의 차이 때문이다. 리얼미터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일간 조사한다. 갤럽은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3일간이다. 조사 기간이 달라서 5%p 차이가 났을까 싶지만, 아니다. 금요일에 여론 향배를 바꿀만한 큰일이 벌어지면 가능한 일이다. 그런 일은 아직은 없었다. 많은 여론조사기관이 있다. 그중 리얼미터와 갤럽 두 개만을 예로 들었다. 리얼미터는 19일, 갤럽은 16일 발표로 가장 최근의 결과인 것을 감안했다. 칼럼에 수치가 많이 들어가면 읽기가 다소 불편하다. 지지율을 분석한 탓에 수치가 많다. 양해를 부탁드린다.

5월 10일 취임할 시기의 대통령 지지율은 53%였다. 6월 초까지는 50%대 지지율을 유지했다. 이전의 다른 대통령 취임 시기와 비교하면 매우 낮은 지지율이었다. 그조차도 약 한 달 후인 6월 말에 지지율이 곤두박질쳤다. 10%p나 하락한 43%까지 하락했다. 당연히 기자들이 질문한다.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는데 대통령의 생각은 어떠하냐고 물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7월 4일 출근길 답이다. “여론조사 결과에 신경 쓰지 않겠다. 오로지 국민을 생각한다.” 좋지 않은 태도다. 여론조사 결과에 신경 쓰지 않는 것은 국민 여론을 무시한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대통령의 이러한 인식 탓일까. 갤럽의 경우 8월 초와 9월 말 두 차례 24%까지 하락했다. 리얼미터에서도 8월 초 29%, 9월 말 31%까지 떨어졌다. 악재도 많았다. 8월 초에는 취학연령 하향 추진에 대한 반발이 셌다. 민주당은 이 틈새를 파고들었다. 전당대회 전국 순회 경선을 다니면서 ‘만 5세 취학 추진’을 거칠게 비난했다. 같은 달 4일에는 미국 하원의장 펠로시가 방한했는데, 중국 눈치 보면서 홀대한 것이라는 여론이 비등했다. 국민의힘 내홍도 지지율 하락에 한몫했다. 9월 말에도 지지율이 저점이었다. 유엔총회 기간 중 발생한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이 있었다. 큰 악재였다. MBC와의 공방도 이어졌다.

대통령의 생각이 변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7월 이후 대통령이 여론조사를 폄훼한다는 분위기는 안 보인다. 대통령실은 고무됐을 것이다. 5개월 만에 지지율이 반등한 것이다. 12월 3주차 리얼미터에서는 41%, 갤럽에서는 36%까지 올랐다. 왜 같은 시기의 조사인데 5%p나 차이가 날까. 조사 기간의 차이 때문이 아니라는 것은 앞에서 밝혔다. 조사 방법의 차이다. 리얼미터는 ARS 조사기법으로 녹음된 목소리로 묻는다. 갤럽은 조사원이 직접 전화해서 묻는다. 답변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ARS 조사에는 주저 없이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편이다. 반면 직접 질문에서는 모르겠다는 답변이 많이 나온다. 부동층이나 무당층의 비중에서 상당한 차이가 난다. 부동층이 높아지면 지지율에도 영향을 준다. 그래서 갤럽에서의 대통령 지지율이 리얼미터보다 낮게 나오는 경향이 생긴다. 방식의 차이이지 어떤 방법이 더 우월하다는 것은 없다. 41%와 36% 지지율 모두 진짜다.

어떤 여론조사 기관에서는 의도를 갖고 대통령 지지율을 낮게 나오게 한다. 질문에 부정적인 항목을 많이 넣는 것이다. 그런 조사는 신뢰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응답률에 시비를 거는 사람들도 있다. 응답률은 높아야 5%이다. 응답자 1000명을 채우려면 2만 명에게 전화를 걸어야 한다. 응답률이 2%이면 5만 명이나 된다. 이도 큰 문제가 아니다. 여론조사기관 입장에서 전화비가 많이 들 뿐이지 통계적으로는 이상이 없다. 통계학으로 표현하면 응답자가 일정 수 이상이면 정규분포화 한다. 응답률이 낮아도 여론을 살피는데 부족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간혹 전화비를 줄이기 위해 1000명을 채우지 않고 가중치로 계산하는 경우가 있다. 결과가 왜곡될 수밖에 없다. 정기적으로 결과를 공표하는 기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여론분석을 할 때 주의할 게 있다. 다른 조사기관과 비교해서 수평적으로 보면 안 된다. 조사 방법이나 표본추출에서 차이가 있어서다. 리얼미터는 리얼미터 결과만 비교해서 추이를 보면 된다. 갤럽 등 다른 조사기관도 마찬가지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세다. 빅데이터뉴스에서 운영하는 데이터앤리서치에 의뢰한 빅데이터를 통해 분석해 본다. 데이타앤리서치는 우리나라에 있는 사이트의 거의 대부분을 망라한다. 한 달간의 대통령 연관키워드를 보면 화물연대 파업과 업무개시명령이 제일 높다. 갤럽의 조사 결과와 비슷하다. 갤럽에서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 1위가 노조대응이다. 2위는 공정, 정의, 원칙이다. 화물연대 파업에 업무개시명령을 일관성 있게 추진한 것이 공정과 정의, 원칙을 지켰다고 평가받은 것이다.

국정운영에 탄력을 받았다.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공개적인 ‘국정과제 점검회의’도 가졌다. 최근 지지율 상승세가 월드컵 축구 덕일 수도 있다. 갤럽조사에서 ‘월드컵이 있어 생활이 더 즐거웠다’는 비중이 무려 71%나 된다. 생활이 즐겁게 느껴지면 대통령 지지율도 올라간다. 부정 평가 1위가 독단적이고 일방적이라는 지적은 오래되었다. 탄력받은 국정운영에 독단이 발목 잡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결단력과 독단은 양날의 칼이다. 결단력으로 평가받으면 지지율 상승이지만 독단이면 하락이다. 결단력일 때 국민은 즐거워진다. 그래서 정치가 필요하다.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무엇을 하든 자체가 정치다. 2022년 세밑에 정치가 더욱 그리워진다.
<문인철/빅데이터뉴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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