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늘수록 적자 늘어나는 한전…산업부 "내년 전기요금 인상 불가피"

김수아 기자

2022-11-13 13:14:25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빅데이터뉴스 김수아 기자]
한국전력[015760]의 올해 적자가 사상 최대치인 30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부가 내년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 전기요금 인상에 무게를 두고 요금 단가를 구성하는 여러 항목 중 하나인 기준 연료비부터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세와 한전의 적자 상황을 고려했을 때 내년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면서 "현재 구체적인 조정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연료비 조정요금 등으로 구성돼있다.

이 가운데 산업부는 내년에 적용할 기준연료비부터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준연료비는 최근 1년치 연료 가격을 바탕으로 책정되는데, 올해 들어 연료비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kWh(킬로와트시)당 9.8원 인상이 결정된 기준연료비는 올해 4월과 10월에 4.9원씩 반영된 바 있다.

기준연료비는 관세청이 고시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석유 등 무역 통관 가격의 직전 1년간 평균치를 반영해 산정한다.

LNG 가격은 올해 1∼9월 톤(t)당 평균 132만5천600원으로, 지난해 1∼9월 평균 가격인 61만6천400원 대비 2배 넘게 올랐다.

같은 기간 유연탄 가격은 t당 124달러에서 355달러로 3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처럼 올해는 연료비가 작년과 비교해서도 급격하게 치솟은 만큼 내년 기준연료비는 대폭 인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산업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요금을 올리는 방법은 기준 연료비와 연료비 조정 단가를 인상하는 것"이라며 "연료비 조정 단가 인상은 기준연료비 인상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금은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폭과 강도가 어느 정도일지는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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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은 작년 2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3분기 한전의 누적 적자(21조8천342억원)는 이미 지난해 연간 적자(5조8천542억원)의 3.7배에 달했다.

난방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철에 접어드는 4분기에는 적자 폭이 더욱 확대되면서 올해 누적 적자가 30조원을 웃돌 가능성이 크다. 금융·증권가에서 전망하는 한전의 4분기 영업 손실액 추정치는 8조∼9조원대에 이른다.

한전은 유례없는 대규모 적자를 회사채 발행으로 막고 있다. 올해 들어 최근까지 한전채 발행액은 25조4천50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발행액(10조3천200억원)의 2.5배에 달했다.

애초 업계에서는 올해 4분기에 연간 연료비 조정단가 가능 폭이 10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정부는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이를 보류했다.

분기마다 조정되는 연료비 조정요금은 정부가 직전 분기 대비 kWh당 최대 ±3원에서 지난 3분기부터 ±5원으로 늘렸다. 그러나 연간 최대 한도는 여전히 ±5원으로 묶여 있다.

한전의 누적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조만간 연간 조정 한도 또한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김수아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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