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20대 女직원 “회사 너무 싫어” 극단적 선택…사측 "괴롭힘 없었다"

시민사회모임 19일 오리온 본사 앞 시위…"회사 잘못 인정하라

심준보 기자

2020-05-21 09:35:27

이미지 제공 = 오리온
이미지 제공 = 오리온
[빅데이터뉴스 심준보 기자]
오리온(대표 이경재) 익산공장 청년노동자 추모와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모임(이하 시민사회모임)은 지난 19일 오리온 사옥 앞에서 고(故) 서모씨 사망에 대해 진상규명과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집회를 갖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민사회모임에 따르면 오리온 익산공장에서 근무하다 지난 3월 17일 투신해 사망한 고 서모씨(향년 22세)는 사망전 남긴 자필 메모에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등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4월 3일 방영분 SBS ‘궁금한 이야기 Y’ 내용에 따르면 서모씨는 “오리온 너무 싫어” , “이제 그만하고 싶어” 등 심경을 나타내는 글들과 함께 “강 팀장(가명), 김소리(가명). 이 두명이 정말 다니기 싫게 만든다. 김소리 뭘 안다고 떠들고 다녀, 진짜 어지간히 괴롭혀라, 한 마디도 못하는 내가 진짜 너무 싫네” 등의 자필 메모를 남겼다.

시민사회모임은 사건이 발생한 뒤 사측의 행태에 대해 지적했다.

이 모임은 "오리온 측은 장례식장에 찾아와 사과보다 퇴직금을 받을 계좌번호를 운운하며 유서 등 증거 사진을 찍어 갔으며, 3월 말 유가족과의 면담에선 자체 조사 결과 아무 문제 없다고 통보한 후 돈을 입금하고 연락을 끊는 등의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작태를 보이고 있다" 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오리온 측 역시 입장문을 내고 “철저한 사실관계 확인 조사를 진행했고 이 결과 직장 내 괴롭힘이나 부당한 업무지시 등의 정황은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이어 “기존에 회사가 보고를 받거나 인지한 바는 없었으며 이미 두 차례에 걸쳐 경찰 조사를 진행했지만 회사와의 연관성은 없었던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고 밝혔다.

회사측은 "또한 공장장과 조장이 장례 기간 발인까지 함께했다며, 유족 측이 동료들의 조문을 원치 않았고, 입금된 돈은 3월 급여와 사규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제기된 성희롱 사건에 대해서는 "현재 감사 조직이 익산 공장에 내려가 조사를 진행중이며 필요할 시 법과 규정에 따라 엄중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오리온은 이어 "사실관계 파악 없이 가해자로 의심되는 직원들을 특정할 경우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에 신중히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라며 "진행 중인 고용노동부 조사 또한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준보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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