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술 R&D의 두 가지 관점
지난 2006년, 토론토 대학의 제프리 힌튼 교수는 심층신경망(Deep Neural Network)의 개념을 창시해 인공지능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2012년에는 고양이 인식으로 유명한 구글 브레인 프로젝트가 성공하 면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이미지 인식분야가 크게 성장하게 된다. 일련의 사건을 통해 학계는 인공지능의 잠재력을 재확인하고 각자의 영역에 접목하기에 이른다. 오늘날 인공지능은 사진에서의 사물 인식이 인간의 수준을 뛰어넘고, 두 개 이상의 언어를 동시에 인식하며, 직접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은 크게 두 가지 관점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인공지능 기술 자체를 연구하는 것(이하 인공지능 기초연구)이고, 다른 하나는 인공지능을 타 산업에 접목하여 활용(이하 인공지능 활용연구)하는 것이다.
R&D 방법론을 제시하는 인공지능 기초연구
인공지능 기초연구는 더 효율적으로 정보를 학습하기 위한 방법론에 관한 것이다. 현대 인공지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심층학습(Deep Learning)의 요체는 인간의 뇌가 학습하는 과정을 모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뇌가 정보를 저장하고 추론하는 메카니즘이 아직까지 생리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지과학적인 가설에 따라 뇌 구조의 일부분을 컴퓨터 과학을 통해 구현한 것이 심층학습 기법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인공지능의 새로운 방법론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비단 컴퓨터 과학뿐만 아니라 뇌과학, 인지과학,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이 필요하다. 이러한 인공지능 기초연구를 선도하는 기업은 알파고 개발진인 구글 딥마인드이다.
딥마인드는 지난 2016년 10월 미분가능한 신경컴퓨터의 인공지능 방법론을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에 발간했다. 이 논문에서는 기존 심층학습과의 차별점으로 인간의 뇌가 작동하는 메카니즘을 더 구체적으로 구현했다고 밝혔다. 그밖에 범용 인공지능 개발을 위한 패스넷(PathNet), 사람의 행위와 행동을 학습하는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 방법론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인공지능 R&D를 타 분야에 적용하는 인공지능 활용연구
인공지능 활용연구는 인공지능이 의료, 금융, 제조, 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면서 범용기술(GPT)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인공지능 기술이 산업과 사회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미치게 되면서 인공지능을 단순히 하나의 기술로만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들은 인공지능의 파급력을 수치화하여 인공지능 시장의 지수적인 전망을 예측하지만 이는 범용기술의 특성을 고려해보면 당연한 예측일 수 있다.
인공지능 활용연구는 학습기반의 인공지능 기술로부터 시작된다. 미래를 예측하는 전통적인 방법론중 대표적인 것은 수학적·통계적 모델링이었다. 이는 데이터의 관계를 통해 인과성(causality)이나 상관성 (correlation)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수식화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데이터의 종류나 크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이러한 모델링 방식은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학습기반의 인공지능은 입력과 출력의 거대한 데이터 집합에 의사결정 모델을 세워주는 역할을 한다. 인공지능 기술이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에 대한 진입장벽을 허물어버리면서 많은 기업들이 인공지능을 자신들의 분야에 접목하기에 이르러 인공지능 활용 연구의 저변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추형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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