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포커스] 데이터를 측정하고 반응할 줄 아는 기업

한승균 기자 / 전자공학 박사

2017-09-04 20:08:00

[빅데이터뉴스 한승균 기자]
고객의 데이터를 측정하고 반응하는 넷플릭스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Netflix)는 고객의 숨은 취향을 데이터에서 꺼내는 알고리즘으로 세계 최대 콘텐츠 서비스 기업이 됐다. DVD를 인터넷에서 빌려주던 스타트업인 넷플릭스는 디지털 공간에서 고객의 행동과 욕구를 측정하고 그 결과를 분석해 고객들 호주머니의 돈을 끄집어 냈다.

넷플릭스의 성공 DNA는 데이터 관리와 활용에 있다. DVD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주소와 신용카드 정보, 나이 등 고객의 프로파일 정보를 확보했다. DVD 대여 패턴 등 고객들의 행위 데이터를 측정하고 체계적으로 축적했다. 수학의 힘을 잘 아는 헤이팅스 넷플릭스 회장은 데이터를 조합하고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만드는 데 거액의 자금을 투입했다.

헤이팅스 회장은 "DVD 선택지가 너무 많을 때 망설이는 시간을 줄여주고 뭘 보면 좋을지 모를 땐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작품을 추천하기도 한다"라면서 넷플릭스의 알고리즘 경쟁력을 자랑했다.

넷플릭스는 한마디로 측정하고 반응하는 기업이다. 측정하고 반응하는 기업은 고객과 고객의 행위가 핵심 자산이며 상품이나 서비스는 부차적인 것이다. 측정하고 반응하는 기업은 원하기만 하면 무엇이든지 유통시킬 수 있는 만능 플랫폼과 같다. 넷플릭스의 주력 서비스가 DVD 대여에서 비디오 스트리밍으로, 그리고 다시 동영상 제작으로 계속 바뀐 것이 그런 점을 증명한다.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회사인 아마존 역시 마찬가지다.

빅데이터·인공지능 앞에 무기력한 기업들

넷플릭스 같은 기업 사례를 접하면 따라하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클라우드의 대중화는 다른 기업들이 넷플릭스처럼 측정하고 반응하는 기업이 되는 길을 열었다. 소비자들이 움직이고 소비할때마다 쏟아지는 스마트폰의 정보들은 제2의 넷플릭스를 기다리고 있다. 머신러닝과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도 하루가 다르다.
사진=Clipartkorea
사진=Clipartkorea

하지만 대부분 기업이 처한 현실은 넷플릭스 따라하기는 커녕 기본적인 디지털 마케팅도 못한다. 고객 데이터를 여러 부서가 따로따로 관리하고 있고 데이터 정리 기준도 제각각이다.
핵심 데이터가 외주 하청기업에 있는 것이 다반사다.

CEO가 빅데이터 기반 기업을 만들자고 하면 임원들은 ‘데이터 애널리스트를 영입해야 한다’, ‘인공지능 솔루션을 도입해야 한다’고 얘기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예측마케팅 전략

빅데이터를 활용한 예측마케팅 전략은 어떻게 짜야 할까?
기업들은 현재 처한 현실에서 실천 가능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처음부터 완벽한 고성능 솔루션을 장착하려고 하지 말고, 웹사이트, 매장 등 기존 접점을 통해 모을 수 있는 현실적인 데이터부터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싸고 빠르게 여러번 실패하라’는 디자인 업체 아이디오의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과 일맥상통하는 접근법이다.

현장에서 일하는 입장에서는 동일한 데이터를 놓고 전사적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싱글 뷰가 필요하다. 데이터는 데이터일 뿐이다. 데이터에서 의미를 제대로 추출하려면 종합적인 관점에서 데이터를 해석해야 진짜 보석을 캘 수 있다.

고객의 욕구와 행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과학적으로 반응할 수 있어야 생존이 가능하다.

데이터를 측정하고 반응할 줄 아는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해 당장 실행할 수 있는 프로젝트부터 시작해 작은 성공 경험을 쌓아야 한다. 그러면서 회사 내 곳곳에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통합하고 하나의 관점에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동시에 판매, 광고, 제작 등 여러 부서에서 직업 데이터에 접근해 필요한 정보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도록 디지털 기술 활용능력을 높여야 한다.

전통 산업계에 속한 기업이 측정하고 반응하는 기업 문화를 만드는 데 어떤 장애물을 만날지 나름대로 머릿속에 그릴 수 있다. 각 부서가 관리하고 있는 데이터를 다른 부서와 공유하기를 꺼리는 사일로(Silo) 문화가 먼저 떠오른다. 디지털 기술이 대중화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조직 내 IT시스템에 제각각 이식된 다양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복잡성을 파악하고 정리정돈하는 것도 골칫거리다.

마지막 허들은 아마도 현업 부서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직접 다루고 활용하는 디지털 능력일 것이다. 엑셀과 파워포인트를 다루는 데 익숙하지만 스스로 백지 위에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면서 해법을 찾는 일을 낯설어 할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예측마케팅 솔루션을 도입해도 그 솔루션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리더십 부재를, 또 사일로 속에서 자신의 이해를 지키려는 조직문화를 비난하면서 현재 상황을 버틸 수 없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예측마케팅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내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작은 실행 프로젝트를 만들어 성공하는 경험을 쌓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과거에는 고객의 행위와 기호를 이해하는 것은 동네상인들만의 장점이었지만, 이제는 쉽고 자동화된 예측분석 프로그램으로 모든 마케터들이 대규모로 고객들과 개인적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됐다.

마케팅이 널리 적용된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은 기업들의 경영방식에 문화적 충격을 주고 있다.

참고자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예측마케팅 전략 측정하고 반응할 줄 아는 기업으로의 안내. 저자 외머 아튼, 도미니크 레빈

한승균 기자 / 전자공학 박사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