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흥행' 성패는?

건설 회사채 시장 '훈풍' 지난해 2월 흥행 성공 재연할까
고환율·원자재 가격 등 글로벌 환경까지, 건설업황 '악화'

임이랑 기자

2025-04-07 16:57:17

 포스코이앤씨 사옥 전경 ⓒ포스코이앤씨
포스코이앤씨 사옥 전경 ⓒ포스코이앤씨
[빅데이터뉴스 임이랑 기자] 지난해 이어 올해 지속되고 있는 건설업황 악화 속에서 포스코이앤씨가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특히 이번 회사채 발행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희망금리밴드다. 포스코이앤씨는 미매각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개별민평금리에 평균 희망금리밴드를 넓게 제시하며, 대규모 주관사단을 구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는 포스코이앤씨는 오는 8일 10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는 2년물(600억), 3년물(400억원)으로 구성됐으며, 수요예측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 한도 내에서 발행금액을 늘릴 방침이다.

희망금리밴드는 만기별 개별민평금리 평균에 -50~+50bp(1bp=0.01%p)를 가산해 제시했다. 앞서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2월 900억원의 자금을 모으기 위한 회사채에서도 금리밴드를 이와 같이 제시해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 수요예측 결과 포스코이앤씨는 총 2750억원의 투자 수요를 확보했으며, 금리밴드도 2년물 +10bp, 3년물 +20bp에서 물량을 채웠다. 따라서 이번 금리밴드도 계속된 건설업계의 업황 악화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금리밴드를 제시했다는 평가다.

또한 포스코이앤씨의 회사채 발행 대표주관업무는 △미래에셋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으로 대규모 주관사단을 구성했다. 아울러 포스코이앤씨는 조달된 자금은 전액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건설업 '불황' 지속…포스코이앤씨, 불확실성 뛰어 넘을까

포스코이앤씨의 신용등급은 'A+(안정적)'로 신용등급 체계에서 'AA급' 이상을 우량채로 본다면 이보다 한 단계 낮은 비우량채에 속한다.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 건설업계의 상황을 보면 비우량채임에도 불구하고 SK에코플랜트(A-)와 HL디앤아이한라(BBB+)가 잇달아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거뒀다. 이러한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를 고려하면 포스코이앤씨 수요예측도 선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불구, 불안요소는 여전히 존재한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부동산 경기침체, 이로 인한 대출 규제와 글로벌 인하 등이 건설업계 발목을 잡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고환율‧원자재 가격 상승, 해외 플랜트 사업 부실 등도 무시할 수 없다.

포스코이앤씨도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한 형국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포스코이앤씨의 매출은 9조4690억원으로 전년 대비 6.9%(6970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동기간대비 2010억원에서 620억원으로 줄었다. 이러한 실적 배경에는 플랜트와 인프라 부문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플랜트 부문의 영업손실은 1350억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같은 기간 200억원 이익을 냈던 플랜트 부문이지만 지난해 적자 전환했다. 인프라부문도 같은 기간 30억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포스코이앤씨의 미청구공사액과 공사미수금액도 적지 않다. 예컨대 폴란드 바르샤바 소각로 EPC와 삼척 친환경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의 경우 공정률 약 90%를 넘겼지만, 미청구공사액은 각각 860억원, 822억원에 달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방글라데시 마타바리 석탄화력, 파나마 메트로 3호선의 공사미수금은 각각 803억원, 229억원으로 회계상 자산으로 기록될 수 있지만, 실제 현금 흐름에 기여하지 않아 유동성 문제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건축부문 영업이익 1930억원도 분양경기 침체 장기화에 안심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실제 대구 달서구의 '더샵달서센트엘로'는 현재 심각한 미분양 문제와 함께 공사가 중단된 상황이다. 따라서 분양경기 회복이 지연된다면 포스코이앤씨의 현금흐름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미국발 관세 폭탄에 국내 증시가 하락했다. 이는 곧 회사채 시장에서 발행 비용 증가와 신용등급 하락 위험을 초래할 수 있지만, 금리 환경에 따라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청구공사와 공사미수금은 건설회사에서 흔히 발생하는 회계 항목”이라며 "포스코이앤씨가 공모 대비 대규모 주관사단을 구성하고, 금리밴드를 넓게 잡은 것은 미매각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부분이 있지만, 사업을 촉진하면 될 것"이라며 "포스코이앤씨만의 문제가 아닌 건설업계 전반적인 문제며, 원자재, 인건비 등이 오르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업황이 밝지는 않다"고 언급했다.

임이랑 빅데이터뉴스 기자 lim625@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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