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SK해운 인수…지속가능성장 위한 '승부수'

글로벌 해운시장 변화 속, SK해운 인수 나서
해운업 불황 돌파, '기업 가치' 제고 기대

임이랑 기자

2025-03-26 17:16:44

ⓒ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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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뉴스 임이랑 기자]

HMM이 SK해운 일부 사업부 인수를 통해 벌크선 사업 비중 증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HMM이 SK해운을 인수할 경우 KDB산업은행의 HMM 매각 계획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HMM의 몸집이 커지는 만큼, 몸값도 불어날 수 있다는 이유다.

하지만 글로벌 해운업계에서 컨테이너선 위주 사업 구조는 갈수록 치열해지고, 초대형화되고 있는 상황. 국적선사인 HMM이 입지 강화를 위해 SK해운 △탱커(원유운반)선 △LPG(액화석유가스)선 △벌크선 인수는 필수로 꼽힌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해운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는 우선협상대상자로 HMM을 선정했다. 한앤컴퍼니와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는 SK해운 일부 사업부 매각을 위해 실사를 진행 중이다. 빠르면 오는 4월 SK해운 인수 안건을 이사회에 올릴 것으로 전해졌다.

혼돈의 컨테이너선 시장…SK해운 인수, 필요한 이유

글로벌 해운선사들의 컨테이너선 대형화 추세는 과거부터 꾸준히 진행됐다. 글로벌 해운선사 1위 기업인 MSC(Mediterranean Shipping Company)는 지난 2018년부터 오는 2025년까지 광양항-아프리카 항로에서 1만3000TEU급에서 2만4000TEU급으로 지속적인 선박 대형화를 진행해 왔다.

앞서 MSC는 지난 2019년 2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정기노선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이는 머스크의 선복량을 추월하기 위한 공격적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머스크(Maersk)도 지난 2011년 1만8000TEU급 선박 20척을 발주하며 대형화 선두주자로 나섰다. 사실상 글로벌 선사들의 대형화 경쟁을 촉발했다는 평이다. 특히 머스크는 지난 2017년 독일 선사인 함부르크 수드(Hamburg Sud)를 인수하며 글로벌 해운선사들의 합종연횡에 대비해 장기전을 대비해 왔다.

글로벌 3위 선사인 씨엠에이씨지엠(CMA CGM) 2020년 이후 대형화와 함께 종합물류 서비스 확장에 집중해 왔다. 이 중 항만 운영 및 물류센터 등을 구축하며 사업을 다각화했다.

글로벌 선사의 선두주자 격인 MSC와 머스크가 지난 2011년부터 2019년 동안 대형화를 추진해왔지만, HMM의 경우 이들보다 한참 뒤처진 2020년부터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투입하며 뒤늦게 대형화 경쟁에 참여했다.

여기에 해운 얼라이언스 변화도 HMM 입장에서 벌크선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해운 얼라이언스는 해운사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 절감을 위해 형성된 전략적 제휴다. 기존에는 주요 3대 해운 얼라이언스가 글로벌 해운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모양새다.

글로벌 3대 해운 얼라이언스는 △세계 1, 2위 해운사인 MSC와 머스크로 구성된 '2M 얼라이언스' △씨엠에이씨지엠, 코스코, 에버그린이 포함된 '오션 얼라이언스' △HMM과 ONE, 하팍로이드가 소속된 '디얼라이언스'가 있다.

이 중 강력한 얼라이언스로 꼽히는 2M얼라이언스는 지난 1월 공식적으로 해체됐다. 해체 배경으로 MSC와 머스크의 영업전략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MSC는 해운 역량을 확장하고 있지만, 머스크는 종합물류 기업으로 전환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MSC 선복량이 증가하면서 사실상 독자 운영이 가능해졌던 것도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이에 머스크는 하팍로이드와 제미니 협력을 통해 기존 해운 얼라이언스와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미국 연방해상위원회(FMC)의 제동에 협력이 일시 중지된 적도 있다.

현재 제미니 협약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지만, FMC의 강화된 심사와 제재는 기존 해운 얼라이언스의 구조적 변화를 줄 수 있다. 아울러 해운 얼라이언스 변화로 인해 지난 2010년대 벌어졌던 메이저 선사들의 운임 후려치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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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사업 다각화 절실…SK해운 인수 카드 뽑아

국적선사인 HMM의 사업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으로 나뉜다. 지난해 기준 HMM의 컨테이너선 매출 비중은 86.78%에 달한다. 컨테이너선은 규격화된 컨테이너로 다양한 제품을 운송할 수 있어 표준화된 시스템 운영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또한 시장 변동성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예컨대 지난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교전이 중동지역으로 확산하면서, HMM을 비롯한 선사들은 홍해로 운항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에 해운사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으로 우회했다. 이는 곧 해상 운임 증가로 이어졌으며, HMM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반면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자 해상 운임도 하락했다. 해상 운임 척도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2000포인트를 웃돌았지만, 지난 2월21일 기준 1595포인트로 내려앉았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반도체 등 주요 산업 관세 도입도 향후 해상 운임 하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적선사인 HMM이 SK해운 인수를 통해 벌크선 사업 비중을 늘리려 하고 있다. HMM은 지난해 기준 벌크선 총 42척을 운영하고 있다.

벌크선은 석탄, 곡물 등 원자재를 대량 운송하는데 편리하다. HMM이 인수하려는 SK해운의 벌크선 사업 부분은 포장하지 않은 화물을 그대로 실을 수 있는 화물 전용선이다. 벌크선 특성상 컨테이너선 대비 다용도성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존재하지만, 화주와 장기적인 계약을 맺을 수 있어 불황에 대비할 수 있다.

또한 HMM은 SK해운의 일부 사업 부분을 인수하려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HMM이 해당 사업부 인수에 2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HMM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4조3422억원으로 SK해운을 인수하는데, 무리가 없다는 평가도 따른다. 현재 10%에 불과한 벌크선 사업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다각화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영향력이 큰 셈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SK해운 인수는 단기적 실적 개선을 넘어 장기적으로 HMM의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필수 전략"이라며 "인수에 있어 재무적으로도 크게 문제가 없고,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향후 HMM 매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HMM은 중장기 전략 발표를 통해 벌크선 도입에 속도를 높인다고 밝힌 바 있다"며 "SK해운 인수도 이러한 시선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첨언했다.

임이랑 빅데이터뉴스 기자 lim625@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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