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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000810)가 오는 2028년까지 주주환원율 50% 등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밸류업을 위한 내용들이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주주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특히 자사주 소각에 따른 삼성생명 자회사 편입 등은 삼성화재 밸류업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삼성화재의 밸류업 공시 내용과 관련해, 실질적인 주주 및 기업 가치 제고보다는 허울뿐인 밸류업 공시에 가깝다는 비판이다. 즉 '현상 유지'에 가까운데, 밸류업이라는 공시로 포장됐다는 것.
11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달 31일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자기자본이익율(REO) 목표 11~13% 설정 △주주환원율 50% 확대 △본업경쟁력 강화 △신성장 동력 확보 △사회적 가치 제고 등을 담은 밸류업 계획을 공시했다.
세부적으로 주주환원률 50% 확대와 함께 킥스를 220%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며, 자사주 비중을 현재 15.9%에서 5% 미만으로 축소하겠다는 내용이다.
삼성화재가 이같은 밸류업 공시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손보업계 내 최고 수준의 재무 건전성과 안정적인 수익성을 꼽고 있다.
◆삼성화재 '자사주 소각' 삼성생명 입장 '고려 안해?'
삼성화재는 주주환원율 50% 확대를 위해 △배당금 상향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지분 매각 활용 등의 전략을 제시했다. 문제는 자사주 소각이다. 삼성화재가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삼성화재 최대 주주인 삼성생명의 지분율은 상승한다.
이날 기준 삼성화재의 주주구성은 △삼성생명 14% △삼성문화재단 2.87% △삼성복지재단 0.34%다. 현행법상 삼성생명 삼성화재 지분율은 15%를 넘을 수 없다. 보험업법에서 보험사는 다른 회사 주식 15% 초과 보유를 할 수 없게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금융당국으로부터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은 보험사만 15%가 넘는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
만약 삼성화재가 삼성생명의 자회사에 편입될 경우, 두 회사 모두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도 크다. 이미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이 겹치는 사업영역이 많다. 또한 손보업계 1위로 독립 경영을 해왔던 삼성화재가 삼성생명 지배구조 하에서 오히려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본업 경쟁력 강화 및 신성장 동력 확보를 외쳤던 밸류업 계획의 핵심 목표 달성에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밸류업의 최종 목표가 기업의 주가 상승이라는 점에서 자회사 편입 시나리오도 삼성화재에 긍정적이지 않다. 삼성생명이 15% 초과 지분을 매각할 경우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이 발생해 주가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으며, 자회사 편입은 금융당국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하기에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
◆지급준비율 낮추고, ROE 11~13% 유지…업계평균 18.6%인데
삼성화재의 밸류업과 관련해 IB(투자은행)업계에서는 '모호함으로 가득 차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삼성화재는 우선 주주환원율 확대와 함께 킥스를 220%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화재가 지난해 말 예상한 킥스는 265%,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웃돈다.
삼성화재는 △킥스를 220%대로 낮추고 △ROE를 11~13% 수준으로 유지 △주주환원율을 50% 높이고 동시에 충분한 자본을 보유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문제는 삼성화재의 지난 2023년 ROE가 12.7%였다. 지난해에는 13.1%로 예상되며, 이미 ROE는 달성한 것이나 다름없다. 더욱이 손보업계의 ROE가 평균 18.6%라는 점에서 업계를 선도하는 삼성화재의 ROE 목표는 밸류업과 거리가 멀다.
주주환원율 50% 목표도 대다수 금융지주들이 이와 비슷한 목표를 제시했다. 주주들의 요구와 금융당국의 자본비율 유지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삼성화재의 주주환원율 50%는 단순히 금융권의 밸류업 트렌드를 따라간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된다.
증권가에서도 삼성화재 밸류업 공시에 대해 구체적이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시 삼성생명의 자회사 편입 인가 문제에 대해서, 삼성생명이 어떻게 나올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다"며 "기존 통념과 다소 배치되는 답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화재가 명시한 2024년 주당배당금(DPS) 1만8500원에서 1만9000원과 배당성향 50% 도달시점 2028년은 분명 퇴보했다"며 "기대보다 구체성이 약하다"고 비판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도 "자사주 소각의 최종적인 영향이 삼성화재가 아닌 삼성생명의 결정에 달렸다는 점, 초과자본 활용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부재한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와 직접적으로 지분이 얽혀있다"며 "삼성화재가 배당규모를 확대할 경우 삼성생명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자회사 편입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화재의 주주환원율 50% 수준 확대도 최근 5년 주주환원율 평균을 살펴보면 목표치와 사실 큰 차이가 없다"며 "자사주 비중 축소 외에 다른 목표들은 대부분 현상 유지 수준에 가깝다"고 첨언했다.
임이랑 빅데이터뉴스 기자 lim625@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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