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디다스는 AC밀란에 스폰서해서 얻는 이익이 기대만 못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AC밀란은 지난 몇년 간 실망스러운 성적을 받았다. 이번 시즌도 아직 중위권에 머물고 있다. AC밀란은 중국 자본을 통해 부활을 천명했지만 여전히 이전보다 가치가 떨어진 상태다. 이탈리아 리그가 2000년대 초반 칼치오폴리로 인기가 급락한 것도 한 요인이다.
현재 아디다스는 맨유, 유벤투스처럼 국제적으로 상업성이 있는 리그와만 계약을 맺고 있다. 아니면 그리스의 '올림피아코스' 같이 한 국가에서 독보적으로 상업성을 가진 구단과 주로 신규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확실한 상업성을 가진 구단이나 리그에만 후원을 하겠다는 의미다. EPL 중위권 팀이나 중소리그 팀은 스폰서를 거둬들이며 계약 연장을 하지 않고 있다.
상업적으로 이익이 낮은 지역을 일컫는 '스몰마켓'의 리그와 팀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아디다스는 요즘 선수 개인과 맺는 스폰서십에 더 매력을 느끼고 있다. 아디다스가 내놓은 축구화 'F50'은 남아공 월드컵에서 리오넬 메시를 모델로 내세우며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 릴라드, 하든, 포그바 등 인기 스포츠 슈퍼스타들을 스폰서하며 '시그니처 모델'을 속속 내놓기 시작했다. 아디다스의 '시그니처 전략'은 일단 성공적인 것 같다. '풋 락커(Foot Locker)' 2017년 2분기 발표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업계 2위로 등극했다.

국내 프로스포츠도 아디다스의 정책 변경 여파에 자유롭지 못하다. 아디다스는 K리그 수원, 울산, 부산과 더이상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수원은 2002년 부터 아디다스와 오랜 관계를 맺어왔음에도 결국 계약을 끝맺게 됐다.
야구를 제외한 한국 프로스포츠는 관중 동원에 고전하고 있다. '스몰마켓'화 되면서 후원사들에게 매력을 잃고 있는 것이다. K리그 대표 구단이었던 전북 현대의 승부조작과 같은 스캔들도 상업적 가치를 떨어뜨렸다. 아디다스는 해외 다른 시장과 마찬가지로 팀보다는 이승우,구자철, 손흥민 등 선수 개인과 계약에 힘쓰고 있다.

'스몰 마켓'은 당장 아디다스와의 계약 종료도 큰 일이지만 이 후의 스폰서 입찰도 걱정이다. 아디다스가 후원 경쟁에서 빠지면 전체적인 경쟁 부담이 줄게 된다. 그만큼 타 스폰서 업체는 여유로운 상태에서 팀이나 리그와 협상에 임할 수 있다. 스포츠 리그나 구단은 이전보다 좋지 못한 조건으로 계약할 수 밖에 없다. '스몰마켓'은 특성상 스폰서,마케팅 업체의 유치가 생존 필수 요건이다. 스폰서 규모를 줄이는 아디다스의 정책변경이 더욱 뼈아픈 이유다. 스몰 마켓의 중소리그, 팀들은 재정 경쟁 심화와 스폰서 감소라는 두가지 위기를 한꺼번에 마주하게 됐다.
정백희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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