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주가 급락…美·中 '반도체 전쟁'에 불똥

김준형 기자

2024-12-11 01:56:44

엔비디아, 주가 급락…美·中 '반도체 전쟁'에 불똥
[빅데이터뉴스 김준형 기자]
뉴욕증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 발표를 하루 앞두고 경계감이 고조된 가운데 엔비디아를 비롯한 대형 기술주들이 일제히 상승하며 혼조세로 출발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30분 현재 우량주 그룹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64.54포인트(0.15%) 내린 44,337.39를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47포인트(0.11%) 오른 6,059.3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98.58포인트(0.50%) 높은 19,835.27을 각각 나타냈다.

3대 지수는 전날, 일제히 하락 마감한 바 있다. 연준 인사들이 12월 통화정책 회의를 일주일 앞두고 관련 발언을 삼가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인공지능(AI) 거물 엔비디아를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는 소식이 시장을 흔들었었다.
이날 특별한 경제지표 발표가 없는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은 종목별 주가 전망과 월가 분석가들의 투자 지침 등에 주목했다.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 주가는 이틀 연속으로 역대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애플에 대한 증권사 분석가들의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제프리스는 '중립' 등급을, 웨드부시 증권은 '시장수익률 상회' 등급을, 키뱅크는 '비중 축소' 등급을 각각 부여하고 있다.

현재 주가는 보합권에 머물러 있으나, 개장 초반 247.78달러까지 오르며 전날 기록한 역대 최고가 기록을 하루 만에 새로 썼다.
시티그룹은 애플을 2025년 최우선주(Top Pick)로 선정하고 "서비스 사업이 확대되고 제품 판매는 약간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고평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날 현재 애플의 주가수익률(PER)은 40에 달한다. 보통 20 내외가 적정하다고 본다.

'유통 공룡' 아마존은 새로운 생성형 AI 모델 '노바'를 공개하고 오픈 AI와 구글에 도전장을 낸 소식에 주가가 1%대 오르며 전날 장중에 달성한 역대 최고가 기록을 향해 가고 있다.

구글이 자체 개발한 양자 칩 '윌로'를 공개한 후 모기업 알파벳 주가는 4% 이상 상승했다.
파이퍼 샌들러는 알파벳이 '제품 중심의 부활'을 기대하게 한다며 2025년 최우선주로 선정했다.

또 모건스탠리는 '전기차 선두주자' 테슬라가 AI·데이터센터·재생에너지·로봇 공학 등 다방면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며 2025년 최우선주로 손꼽고 목표주가를 310달러에서 4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테슬라 주가는 3% 이상 뛰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 미만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는 1% 이상 오르는 등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 7'에 속한 7종목 가운데 6종목이 상승세, 애플만 보합세로 장을 열었다. 엔비디아 주가는 2% 가깝게 하락하고 있다.

이날 하락은 엔비디아가 중국 정부의 반독점 조사를 받게 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중앙TV(CCTV) 등은 앞서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엔비디아에 대해 반독점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2020년 데이터센터 사업 강화를 위해 이스라엘 반도체 업체 멜라녹스를 69억달러(약 8조5천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엔비디아가 신제품을 제공한 뒤 90일 안에 경쟁사에도 정보를 제공한다는 조건을 달아 인수를 승인했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이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추가 통제를 발표하고 중국이 보복 조치를 하는 가운데에서 나왔다.

미국은 지난 2일 AI 개발하는 데 필요한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국 수출을 통제한다고 발표했고, 이에 중국은 고성능 반도체의 핵심 원료로 쓰이는 중국산 갈륨과 게르마늄 등에 대한 미국 수출을 금지하기로 한 바 있다.

한편 대형 기술주들은 연말 랠리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오라클은 전날 장 마감 후 시장 예상에 못 미친 자체 2분기 실적을 공개한 여파로 주가가 7% 이상 급락했다. 오라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140억6천만 달러를 기록했으나 시장 예상치 141억 달러에 미달했다. 주당순이익(EPS)도 1.47달러로 시장 예상치 1.48달러를 소폭 하회했다

반면 알래스카항공은 4분기 실적 전망을 높여 잡고 10억 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 방침을 밝힌데 힘입어 주가가 15% 이상 뛰었다.

아메리칸항공은 투자은행 번스타인이 최근 실적과 전망을 고려, 목표주가를 14달러에서 24달러로 높여잡은 후 주가가 4% 이상 상승했다.

래퍼 텐글러 인베스트먼츠 최고경영자(CEO) 낸시 텐글러는 "지난 5년간 기술주에 대한 기대가 오르내렸으나 지금보다 더 좋은 때는 없었다"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기술주가 없다면 시장과 경제는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냇얼라이언스 증권 분석가 앤드류 브레너는 하루 뒤인 11일에 나올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다소 끈적하더라도 예상 범위 내에 들어와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연준의 12월 금리 인하를 막을 정도의 수치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CPI 수치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에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주요 경제 지표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개장 후 1시간 가량 지난 현재, 연준이 다음주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1bp=0.01%) 추가 인하할 확률은 87.8%, 현 수준(4.50~4.75%)에서 동결할 확률은 12.2%로 반영됐다.

유럽증시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 DAX지수는 0.11% 상승한 반면 영국 FTSE지수는 0.80%, 범유럽지수 STOXX600은 0.39% 각각 하락했다.

국제 유가는 오름세를 나타냈다.

근월물인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0.44% 오른 배럴당 68.67달러,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내년 2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26% 높은 배럴당 72.33달러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김준형 빅데이터뉴스 기자 k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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