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엔플러스, 주가 급락…"CB 풋옵션 우려, 현실로" 70억 사채 미지급

김준형 기자

2024-11-13 06:41:23

이엔플러스, 주가 급락…"CB 풋옵션 우려, 현실로" 70억 사채 미지급
[빅데이터뉴스 김준형 기자]
이엔플러스 주가가 시간외 매매에서 급락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시간외 매매에서 이엔플러스 주가는 종가보다 5.78% 내린 10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엔플러스의 시간외 거래량은 1만93494주이다.

이는 이엔플러스가 사채 원리금 미지급 발생을 공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전일 이엔플러스는 72억5032만 원의 사채 원리금 미지급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엔플러스는 미지급 사유로 "제25회차 전환사채 인수계약서에 따라 조기상환청구 발생 후 채무이행자금부족으로 미지급 사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엔플러스는 사채권자와 미지급된 사채 원리금 상환기일에 대하여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이엔플러스가 유상증자 대금 납입이 연거푸 지연되면서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다. 회사가 수년째 대규모 적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해 대규모로 발행한 전환사채(CB)의 보통주 전환 청구가 가능해지면서 오버행(잠재적 대기 물량) 우려가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주가 하락에 따른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 가능 시점도 도래하고 있어 과거 대규모로 발행한 CB가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이엔플러스는 120억원 규모 유상증자 대금 납일이 지난 7일에서 다음달 24일로 연기됐다고 공시했다.

이 유상증자는 지난해 3월 발표됐지만, 이번까지 14번이나 정정됐다. 발행 당시 신주 발행가액은 5740원이었지만, 이엔플러스의 주가 하락으로 1274원으로 조정됐다.

회사는 지난 9월 예정된 1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여섯 차례나 연기되며 이달 말로 미뤄졌다.
유상증자 납입이 지연되는 원인은 CB투자자의 자금 문제도 존재하겠지만, 현재 이엔플러스의 상황이 녹록지 않은 영향이 크다. 이엔플러스는 2017년부터 적자의 늪에 빠지면서 재무 구조가 악화된 상황이다. 최근 3년 동안에는 2차전지 신사업 진출 영향으로 매년 수백억원대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엔플러스의 영업손실은 지난 2022년 132억원, 2023년 239억원, 2024년 상반기 120억원 등 매년 적자 폭이 확대되며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엔플러스는 2차전지 신사업 매출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빠른 적자구조 탈피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엔플러스는 지난해 상반기 주가가 폭등하면서 대규모로 발행했던 CB가 부메랑이 되고 있다. 이엔플러스는 2차전지 신사업 기대감으로 지난해 3월 4000원대에서 움직이던 주가가 한달 만에 장중 1만6300원까지 올랐다. 이후 주가는 꾸준히 하락세를 타면서 1500원대까지 떨어져 고점 대비 10분의 1 토막이 났다.

문제는 회사의 주가 상승 모멘텀이 약화된 상태에서, 미상환 CB 물량이 주가 하락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미상환 CB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고, 주가 하락이 지속될 경우 막대한 규모의 조기상환청구 요청이 들어올 수 있다.

김준형 빅데이터뉴스 기자 k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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