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엔텍, 주가 급등…"비만약 없어서 못판다" 위고비 열풍에 삭센다 수요↑

김준형 기자

2024-10-30 02:49:55

나노엔텍, 주가 급등…"비만약 없어서 못판다" 위고비 열풍에 삭센다 수요↑
[빅데이터뉴스 김준형 기자]
나노엔텍 주가가 시간외 매매에서 급등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시간외 매매에서 나노엔텍 주가는 종가보다 7.73% 오른 4530원에 거래를 마쳤다. 나노엔텍의 시간외 거래량은 77만8410주이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가 '비만약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현존하는 가장 효과적인 비만 치료제로 이름을 알리면서 세계 고도 비만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이같은 기대에 부응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가장 급성장하며, 장기적으로 고혈압·당뇨·치매 시장까지 재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21년 6월 미국에서 처음 출시된 위고비는 인슐린 분비 촉진과 식욕 억제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유사체를 기반으로 한 비만 치료제다. 올해 상반기 기준 글로벌 매출은 210억3600만크로네(약 4조2000억원)에 달하며 전년 동기 대비 74%나 성장했다.
전국적으로 위고비 재고가 부족하면서 노보노디스크가 먼저 출시한 비만약 '삭센다' 수요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2018년 국내 출시한 삭센다는 위고비와 같은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다. 둘 다 주사 방식으로 위고비는 주 1회 투약하지만, 삭센다는 매일 투여한다. 효과도 위고비는 68주 기준 체중 14.8% 감량이 확인된 반면 삭센다는 56주 기준 평균 7.5%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삭센다가 투약 편의성과 체중 감량 효과는 적지만 가격이 위고비의 최대 3분의 1 수준인 데다 재고가 넉넉한 편이라 상대적으로 처방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올해 비대면진료를 통해 삭센다는 처방받은 횟수는 지난 1월 384건에서 지난 9월 3347건으로 무려 8배 이상 늘었다.
'넥스트 위고비'를 노리는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 경쟁도 뜨겁다. 후속주자로 떠오른 곳은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다. 한국릴리는 지난해 6월 당뇨병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뒤 올해 7월 같은 약을 비만 치료제로도 허가받았다. 임상 3상 결과 마운자로 15㎎을 72주간 투여했더니 체중이 최대 22.5% 감소했다. 특히 세계 최초로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분비 폴리펩타이드)와 GLP-1 이중 효능제인 동시에 위고비의 제한적인 공급량을 해소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비만 치료제 잠재력은 기존 만성질환 치료제 시장을 재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막강하다. 특히 위고비 등 GLP-1 적응증 확장성은 비만을 넘어 대사질환, 심뇌혈관 영역까지 포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 자본이 몰리고 있다.

실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위고비 승인 과정에서 심혈관 질환이 있는 비만 성인의 심혈관계 질환 사망·심근경색·뇌졸중 위험을 낮추는 예방 목적을 포함했다. 국내에서도 비만 환자 심혈관계 위험을 줄이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적응증이 추가됐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알츠하이머협회 국제 학술대회(AAIC)에서는 삭센다가 위약 대비 경증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저하를 최대 18% 늦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여기에 일라이릴리 '젭바운드'는 비만 성인 수면 무호흡증 완화에, 노보노디스크의 당뇨약 '오젬픽'은 담배 등 중독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나노엔텍과 블루엠텍, 대봉엘에스 등의 주가가 시간외 매매에서 강세를 보였다.

나노엔텍은 글로벌 제약·바이오사 노보노디스크의 위탁개발생산(CDMO) 파트너 써모피셔에 소모품을 공급하고 있어 비만 치료제 관련주로 분류된다. 써모피셔는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생산하고 있으며, 향후 공급물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루엠텍은 전문의약품을 e-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판매하는 것을 주사업으로 하는 기업이다. 병의원 대상 블루팜코리아와 약국 대상 쿨팜 등 의약품 유통플랫폼을 운영한다. CTT리서치는 블루엠텍에 대해 위고비 출시 물량 중 60% 이상을 유통채널로서 배정받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CTT리서치는 "블루엠텍은 위고비 국내 출시로 실적 성장하는 유일한 상장사"라며 "삭센다의 국내 매출액이 400억 이상임을 감안하면 출하가가 5배 이상 높은 위고비의 경우 국내 매출액은 800억 이상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대봉엘에스는 비만 치료제 관련주로 꼽힌다. 대봉엘에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019년 6월부터 비만 치료제 제네릭의 연구를 시작해왔다. 또 2021년부터 정부 과제로 친환경 용매를 이용한 비만치료제의 시제품 제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준형 빅데이터뉴스 기자 k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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