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바이오랩, 주가 급등…'위고비 신드롬'에 GLP-1 유도 '비만신약' 주목

김준형 기자

2024-10-21 05:10:58

고바이오랩, 주가 급등…'위고비 신드롬'에 GLP-1 유도 '비만신약' 주목
[빅데이터뉴스 김준형 기자]
고바이오랩 주가가 시간외 매매에서 급등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시간외 매매에서 고바이오랩 주가는 종가보다 0.9% 오른 786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바이오랩의 시간외 거래량은 8만6532주이다.

'꿈의 비만약'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국내에 상륙하자마자 품귀 현상을 빚는 등 흥행 조짐을 보이면서 주식시장에선 비만 테마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국내 다수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비만 치료제 개발 및 기술 이전을 활발히 진행하는 가운데 위고비 흥행 돌풍과 서로 맞물리면서 비만 치료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고비 출시 다음날인 지난 16일 비만치료제를 개발하는 펩트론은 전 거래일 대비 24.68%(1만9300원) 급등한 9만7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펩트론은 지속형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미국 일라이 릴리와 14개월 동안 장기지속형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를 시작했다는 소식에 6거래일 만에 주가가 60% 넘게 급등했다.

이외에도 이날 나이벡(7.68%), 대원제약(6.43%), 한독(3.67%), 인벤티지랩(3.67%) 등 다른 비만 치료제 관련주도 강세를 나타냈다. 나이벡은 최근 핵심 파이프라인 'NP-201'의 비만치료제 적응증 확대에 대한 연구 성과를 발표했고, 대원제약은 지난 3월 마이크로니들 패치 비만치료제의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획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위고비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는 쥴릭파마코리아는 일부 병·의원 등에 위고비 공급을 개시했다. 쥴릭파마의 위고비 출하가격은 1펜(4주분) 당 37만2025원에 책정됐다.
다만 위고비는 세계적으로 품귀현상을 겪은 약물인 만큼 공급 물량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쥴릭파마코리아의 주문 사이트 서버는 쏟아지는 위고비 주문에 한 차례 마비된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위고비는 지난해 4월 식약처에서 품목 허가를 획득했으나 물량 확보 등의 문제로 출시가 1년 넘게 미뤄진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요 대비 물량이 많지 않아, 2~3차 유통업체에서 원하는 만큼의 물량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위고비는 글로벌 제약사인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약물의 비만체료제다. 국내에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모델 킴 카다시안 등이 이 비만치료제를 통해 체중 감량에 성공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포도당 의존적인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글루카곤 분비를 저해함으로써 허기를 지연시켜 체중 증가를 막는다. 임상 시험에서 위고비는 68주 투여 후 14.9% 감량 효과를 입증했다.
전문가들은 위고비의 국내 상륙으로 비만 치료제에 대한 열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에 비만 치료제 개발 기업들에 대한 임상 진행 등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 소식에 한국파마와 진양제약, 제넥신, 올릭스, 드림씨아이에스, 보령, 옵투스제약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한국파마와 진양제약은 국내 연구진이 고지혈증 치료제로 잘 알려진 '페노피브레이트'가 비만이나 당뇨로 인한 심부전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소식에 주목받고 있다.

오창명 광주과학기술원(GIST) 의생명공학부 교수 연구진은 페노피브레이트가 비만·당뇨로 인한 심부전을 예방하고 심장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점을 규명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연구진은 페노피브레이트를 처리하면 염증 관련 단백질인 종양괴사인자(TNF)와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IL-1β'가 각각 60%와 70% 줄어든다는 것을 확인했다.

더불어 유전자 발현 분석을 통해 세포 내에서 지방 대사와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PPARα 경로가 페노피브레이트의 심장 보호 메커니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혔다. 이 경로는 향후 심부전 치료의 새로운 타깃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연구진은 추가로 한국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사용해 42만 명 이상의 페노피브레이트 사용자와 비사용자를 비교한 결과 페노피브레이트 사용 그룹에서 심부전 입원율이 10% 이상 감소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페노피브레이트는 고지혈증 치료제로 널리 사용돼 왔지만 이번 연구 결과에 의해 심장 내 염증과 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새로운 기능이 확인된 것이다. 비만과 당뇨 관련 심부전 예방에 있어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파마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페노피브레이트의 활성형인 페노피브릭산에 콜린염을 추가한 '페노코린'을 보유하고 있다. ‘페노코린’은 국내 최초 오리지널과 동일한 제형인 미니 정제를 함유한 캡슐 제형으로 한국파마에서 자체 생산 중이다. 진양제약은 페노피브레이트 성분 필름 코팅정 리피페노정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넥신은 최근 반기보고서에서 GX-G6의 개발 상황을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제넥신이 개발하고 있는 GX-G6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와 비만 치료제로써 GLP-1(Glucagon-like peptide-1)에 hyFc 기술을 융합시켜 GLP-1 리셉터에 대한 작용제(agonist)로 역할하는 지속형GLP-1이다.

제넥신의 비만약은 지속형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그동안 비만치료제 개발 시장에서는 체중을 얼마나 많이 감소시키는가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1번 투약으로 약물 효능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제넥신은 "GX-G6는 GLP-1 수용체의 활성화를 통해 식사 후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췌장 외 작용으로 포만감을 촉진하고 위 배출을 지연시켜 체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현재 치료제로서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중국 소재 파트너사로 기술이전 되어 제2형 당뇨와 비만 각 적응증에 대해 중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 설명했다.

올릭스는 자체 발굴한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및 비만치료제 'OLX702A'의 호주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OLX702A는 인간 유전체 연구를 통해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설치류와 영장류 등 다양한 동물모델에서 지방간과 간섬유화 등에 대한 효력을 확인했고 인체에도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릭스는 특히 OLX702A가 GLP-1 계열 약물과 달리 식이 섭취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에너지 대사를 증진해 체중을 감량하는 기전이라 경쟁력이 높다 강조했다. 특히 위고비와 마운자로 같은 GLP-1 관련 약물과 병용으로 사용할 경우 시너지를 낼 수 있어 활용성이 뛰어나단 설명이다.

글로벌 임상시험 수탁기관(CRO)인 드림씨아이에스는 동반성장 전략 파트너사 '지투지바이오'가 보유중인 독자 플랫폼 기술인 'InnoLAMP'(Innovative Long-Acting MicroParticle)를 바탕으로 ▲당뇨 비만치료제 ▲비마약성 진통제 ▲치매치료제 ▲전립선암 치료제 ▲탈모치료제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2022년 11월 드림씨아이에스와 지투지바이오는 전략적 투자, 임상시험 전략 및 임상시험, 해외 진출, 라이선싱 등 광범위한 내용의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같은 시기 대규모의 전략투자(SI)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된다. 비만치료제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노보노디스크 '위고비'의 장기 지속형 제제 기술이 비만치료제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 지투지바이오의 장기 지속형 기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령은 노보노디스크 경쟁사인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티제파타이드)' 국내 도입 관련주로 꼽힌다. 마운자로 국내 유통사는 아직 미정인데 후보로는 보령과 종근당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보령은 항암제 ‘젬자’(젬시타빈), ‘알림타’(페메트렉시드),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레사’(올린자핀) 등 국내 판권을 인수한 바 있고,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당뇨약 '트루리시티' 상품 판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일라이릴리와 지속적으로 업무를 해온 경험이 있다.

삼천당제약은 앞서 일본 주요 제약사와 비만치료제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 복제약을 독점 판매하는 가계약을 맺은 이후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텀싯 주요 내용은 일본에서 물질특허가 끝나는 시점부터 판매를 하는 조건이며 판매로 발생하는 이익 50%를 삼천당제약에게 지급하고 계약기간은 10년에 추가 자동 연장 조건이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현재 일본의 세마글루타이드 시장은 당뇨 치료제만으로 출시된 지 3년만에 23년 기준 약 5800억원 매출을 보이고 있고, 매년 90% 이상 성장을 해 올해에는 1조원을 돌파하는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성장할 것이며, 비만치료제까지 가세할 경우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글로벌 세마글루타이드 시장은 원료 생산이 부족해 오리지널사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66조원 규모 시장을 형성했고, 향후 일본처럼 경구용 GLP-1 제품이 시장을 선점하는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옵투스제약은 지난 2012년 삼천당제약이 안과 관련 의약품 사업 확대를 위해 지분을 매입하여 최대주주가 되면서 종속회사로 편입되었다. 현재 삼천당제약은 옵투스제약 지분의 39.4%를 보유하고 있다.

고바이오랩은 마이크로바이옴 유래 물질을 이용해 대사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GLP-1 유도를 통해 비만 등 다양한 대사 질환을 치료하는 신약을 연구하고 있다. 이 약은 장에 분포하는 장내분비 세포에 작용해 GLP-1의 분비를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고바이오랩은 비만치료제용 균주 'KBL983(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의 캐나다 특허 등록이 결정됐다고 앞서 밝혔다.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에서 유래한 균주인 KBL983은 대사 관련 호르몬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ucagon-like peptide-1, GLP-1)의 발현을 유도하고 갈색지방 활성을 증가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비만으로 생기는 체중 증가, 당뇨, 동맥경화, 지방간 등 주요 대사질환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성 소재로 기대받고 있다.

김준형 빅데이터뉴스 기자 k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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