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로젠, 주가 급락…신주 130만 주 추가 상장

김민정 기자

2023-08-30 04:58:04

에이프로젠, 주가 급락…신주 130만 주 추가 상장
[빅데이터뉴스 김민정 기자]
에이프로젠 주가가 시간외 매매에서 급락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시간외 매매에서 에이프로젠 주가는 종가보다 3.31% 내린 21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이프로젠의 시간외 거래량은 17만9797주이다.

이는 에이프로젠의 신주가 추가 상장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0일 한국거래소 따르면 전일 에이프로젠은 전환사채의 전환청구권 행사로 발행된 신주 130만5480주가 내달 1일 상장된다고 공시했다.
에이프로젠의 전환사채의 전환청구권 행사가액은 1532원이다.

전환사채는 회사가 발행하는 사채의 일종으로 기업에 돈을 빌려준 투자자가 정해진 기간에 원금에 해당하는 부분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이다.

투자자가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경우 새로운 주식이 발행되면서 기존 주주의 지분이 희석되고 매물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만큼 기존 주주에게는 악재로 꼽힌다.
한편 에이프로젠의 주가는 최근 연이어 강세를 보였다. 이중항체 플랫폼 국제특허를 보유한 국내 유일의 신약기업 에이프로젠이 수십억달러 규모의 대식세포면역관문 항암제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에이프로젠은 우리 몸의 1차 면역방어선으로 작용하는 대식세포(macrophage)가 암세포를 공격하게 하는 기능을 크게 향상시키면서도 적혈구세포는 죽이지 않게 하는 CD47 이중항체 개발에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당사가 개발한 CD47 이중항체는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Gilead Sciences, 이하 ‘길리어드’)가 개발중인 매그롤리맙(magrolimab)과 비교 시 암세포와 적혈구세포를 구분하는 능력이 약 1천배 강력하다”며 “이로 인해 매그롤리맙의 단점인 혈액독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이어 “이중항체 기술을 적용해 정상세포를 피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능력도 크게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현재 업계에서는 CD47 면역항암제 개발 돌풍이 일고 있다. 미국 길리어드는 2020년 3월 대식세포 면역관문 항암항체인 매그롤리맙을 확보하기 위해 이를 개발한 포티세븐(Forty Seven)사를 49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매그롤리맙은 아자시티딘(azacytidine)과의 병용투여 임상시험에서 골수이형증후군의 경우 ORR(전체 반응율) 92%, CR(완전 관해율) 50%를 보였고 급성골수성백혈병의 경우 ORR 64%, CR 55%라는 매우 놀라운 치료효과를 확인했다. 이에 자극을 받은 애브비(Abbvie)는 아이맵(I-Mab Biopharma)으로부터 CD47 항체 및 CD47 기반 이중항체를 확보하기 위해서 30억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듬해 8월 화이자(Pfizer)는 CD47항체를 보유한 트릴리움 테라퓨틱스(Trillium Therapeutics) 인수를 위해 23억달러을 투자했다.

특히 CD47 면역항암항체 경쟁에서 가장 앞선 것은 길리어드의 매그롤리맙이다. 다만 매그롤리맙은 암세포뿐만 아니라 적혈구에도 매우 잘 결합해서 심각한 빈혈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는 단점이 있다. 에이프로젠이 자체 분석한 결과 매그롤리맙은 적혈구보다 암세포인 CEM7세포에 1.87배, 암세포인 NALM6세포에 6.8배 정도만 더 잘 결합한다. 즉, 암세포 대비 적혈구에 붙는 정도가 여전히 높아서 혈액독성이 크게 나타나는 것이다.

반면 에이프로젠이 개발한 이중항체는 적혈구보다 암세포인 CEM7세포에 1천879배, 암세포인 NALM6세포에 962배 더 잘 붙는다. 즉, 에이프로젠의 CD47 이중항체가 매그롤리맙보다 최대 1천배 높은 적혈구와 암세포 구분력을 보인다. 이것은 치료 유효농도에서 매그롤리맙은 상당한 혈액독성을 보이는 것과 달리 에이프로젠의 CD47이중항체는 혈액독성이 거의 없을 것임을 의미한다. 이 회사는 이러한 우월성을 발판으로 자사의 CD47이중항체가 수십억달러 규모의 면역관문 항암제 개발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에이프로젠은 일본 특허청으로부터 자사가 독점적 사용권한을 가진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인 CHIMPS(Correlated and Harmonious Interfacial Mutation between Protein Subunits)에 대한 특허 등록을 승인받았다고 11일 밝혔다.

CHIMPS 기술 특허는 출원된 주요 21개국 중에서 현재까지 11개국(한국, 베트남, 남아공, 인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이스라엘, 러시아, 캐나다) 특허청으로부터 등록승인을 받았고 나머지 국가는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에이프로젠은 또 다른 이중항체 제작 플랫폼 기술인 SHOCAP(Substitution of Hydrophobic into Oppositely Charged Amino acid Pairs)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한국, 미국, 중국, 호주, 캐나다 등에서 특허 등록이 완료된 상태이다. 에이프로젠은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이중항체를 제작하는 핵심 범용기술인 이중항체 플랫폼 국제특허를 보유했다. 이 회사는 이러한 플랫폼 국제 특허를 2가지나 보유하고 있다.

일반 항체는 한가지 항원에만 결합할 수 있는 데 반해 이중항체는 두가지 다른 항원에 동시에 결합할 수 있다. 이런 특성을 활용하면 하나의 이중항체로 두가지 질병원인물질을 제어할 수 있다. 면역세포에 있는 항원과 암세포에 있는 항원을 동시에 붙잡아 면역세포를 암세포에 근접시켜서 암세포를 죽이도록 만드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약효를 나타내게 할 수 있다. 즉 단일 항체로는 달성할 수 없는 방식으로 치료 효능을 나타나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

전 세계적으로 그동안 수십여 종류의 이중항체 제작 플랫폼기술들이 개발돼 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술은 항체에 인위적인 구조를 추가하거나 항체의 본래 구조를 변형하는 것들이다. 변형으로 인해 이중항체의 안정성이 떨어지거나 항체가 가져야 할 여러 면역기능 중에서 일부 기능이 손상되는 등 단점이 초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다수 이중항체 제작기술은 항체를 이루는 중쇄(heavy chain)와 경쇄(light chain) 중에서 중쇄는 이중항체에 맞는 조합으로 정확하게 짝지워지도록 하는 반면에 경쇄는 이중항체에 맞는 조합으로 100% 정확히 짝지우지 못해 쓸모없는 부산물 항체들이 다량 만들어지는 큰 단점을 가지고 있다. 즉 기존 이중항체 제작 기술들 대부분은 항체의 구조적 안정성 손상, 항체의 면역 기능 중 일부 손상, 생산과정에서의 순도 저하 등 여러가지 문제를 야기한다.

반면 에이프로젠의 CHIMPS 기술과 SHOCAP 기술은 타 기술들의 단점들을 대부분 극복해 구조적인 면이나 기능적인 면에서 천연항체와 동일한 이중항체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지금도 대부분의 신약 파이프라인들에 이중항체 또는 이중수용체 기술을 적극 적용하고 있는 에이프로젠은 자사의 CHIMPS와 SHOCAP 기술들을 새로운 first-in-class 신약 파이프란인들을 개발하는 데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김민정 기자 thebigdata@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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