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천, 주가 강세…2차전지 신사업 진출 초읽기

하지운 기자

2023-07-19 06:58:08

프로이천, 주가 강세…2차전지 신사업 진출 초읽기
[빅데이터뉴스 하지운 기자]
프로이천 주가가 시간외 매매에서 강세를 보였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시간외 매매에서 프로이천 주가는 종가보다 1.59% 오른 3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프로이천의 시간외 거래량은 11만7712주이다.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검사부품 제조기업 '프로이천'이 2차전지 신사업 진출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2020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충방전용 그리퍼(Gripper) 프로브가 삼성SDI의 퀄(품질인증) 테스트 라인에 입고돼 양산 공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퀄 테스트를 통과해 정식 공급계약을 체결하면 프로이천은 2차전지 사업을 축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할 수 있을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프로이천은 지난 3월 삼성SDI의 퀄 테스트 라인에 자사의 그리퍼 프로브 부품을 공급, 현재까지 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퀄은 품질 인증(Qualification)의 준말로, 양산 공급 이전 고객사 라인에서 공정 최적화를 위해 진행하는 테스트 절차다. 퀄 테스트 상에서 품질이나 수율 문제가 불거지면, 해당 부품이나 장비는 고객사 라인에 장기간 진입할 수 없다. 대외 신인도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퀄 테스트가 라인 입고 후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 가량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프로이천은 현재 퀄 테스트 막바지에서 양산성을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종 퀄을 통과한 벤더사는 고객사의 정식 협력사로 등재된 후 수요에 따라 PO(구매주문)을 발주 받는다.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프로이천은 곧 삼성SDI 향 양산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일정 금액의 초도 물량을 보장받을 것으로 보인다.

2006년 임이빈 대표가 설립한 프로이천은 디스플레이 검사용 프로브카드(Probe Card)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임 대표는 삼성전자 테스트 기술팀, 아드반테스트코리아(About Advantest Korea) 시스템 엔지니어링, R&D센터 등을 거친 반도체, 디스플레이 엔지니어 출신의 경영자다.

스테코, LG디스플레이를 시작으로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요 디스플레이 전방 고객사와 거래하고 있다. 프로브카드는 디스플레이나 반도체의 전기적 성능을 검사하기 위해 칩과 테스트 장비를 연결하는 부품이다. 프로이천은 2010년 세계 최초로 필름형 프로브블록(Probe Block)을 개발, 현재 다수의 글로벌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다.
반도체 검사 장치 부문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프로이천은 디스플레이용 구동형 칩 반도체인 'DDI 칩'의 검사 공정에 프로브카드를 공급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패널 내부의 반도체 구동 여부를 확인하는 해당 제품은 머리카락 굵기의 10분의 1 수준인 11㎛(마이크로미터) 니들이 적용된 미세 간극 제품으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다. 2020년부터는 2차전지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제품 개발에 돌입했다.

디스플레이 전방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완만하지만 꾸준하게 매출액을 늘리고 있다. 매출액은 2020년 288억원에서 2021년 348억원, 지난해 382억원으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다만 지난해 총 매출 대비 13.2%(50억원)까지 비중을 늘린 반도체 검사장치 부문의 매출이 반도체 업황 불황 탓에 올 1분기 4.2% 수준으로 위축됐다. 올 1분기 프로이천은 매출액 80억원, 영업이익 2억원을 기록했다.

300억원 대의 매출액과 5~8% 대의 평이한 영업이익률 탓에 시장의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올 3월 2차전지 용 그리퍼 공급 관련 소식이 시장에 퍼지면서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등했다. 3월 중순까지 2000원 초중반 대를 오가던 프로이천의 주가는 그리퍼 관련 공급 가능성이 거론된 3월 중순 3200원대까지 폭등한 이후 4월 초 장중 한때 4000원 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다만 29일 현재 2895원으로 재차 2000원 박스권으로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818억원(29일 종가기준) 수준이다.

2차전지 섹터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여전히 높고, 퀄 테스트 관련 소식의 파급력이 확인된 만큼 2차전지용 그리퍼 제품이 양산 페이즈(phase)에 진입하면, 시장의 투심이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이천은 2020년 6월부터 2021년 4월까지 피앤이(PNE)솔루션, 삼성SDI 등의 고객사를 대상으로 충방전용 그리퍼를 개발한 이력이 있다. 양산 공급에 성공하면 개발 시작 3년 만에 처음으로 2차전지 부문의 정식 매출이 발생하는 셈이다.
특히 프로이천은 2021년 9월 각형 그리퍼 제조 능력을 완비한 이후 파우치형과 원통형 등에도 해당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파악된다. 잠재 고객사인 삼성SDI가 천안공장에 신규 라인 설비를 깐 이후 기존의 각형에 더불어 파우치형, 원통형에 대응하는 설비를 갖춘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전언이다. 즉, 프로이천이 양산 퀄을 통과한다면 삼성SDI를 통해 각형, 파우치형, 원통형 그리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관건은 양산 진입 시점이다. 퀄 테스트 이후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공급계약 관련 공시가 나오지 않는 것을 근거로 일각에서는 만족할 만한 수율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여론이 나오기도 했지만,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 3분기 내에도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삼성SDI 역시 신규 라인을 설치한 상황이라 공정 최적화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전언이다. 삼성SDI는 현재 테슬라가 양산을 진행하고 있는 4680 원통형 배터리의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운 기자 thebigdata@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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